・ 상위항목 : 오가사와라 제도 백합의 하츠네섬 종합관광안내지도 - 대여행기록 - 2006대여행


■ 2006 한여름 페스타~참여름의 한페이지~ (2006/8/18~24)

・ 8/18 금 1일차 - 출국 및 가족 서비스 

・ 8/19 토 2일차 - C3×HOBBY 2006 

・ 8/20 일 3일차 - 2006 TBS anime Festa 

・ 8/21 월 4일차 - 아키하바라와 이케부쿠로 

・ 8/22 화 5일차 - 하라쥬쿠와 신쥬쿠 

・ 8/23 수 6일차 - 오다이바1  오다이바2

・ 8/24 목 7일차 - 일본과학박물관 및 귀국





2006년 8월 18일, 오전 6시.. 아침알람이 울린다. 어젯밤.. 아니, 오늘인가. 계획서를 마지막으로 조율(?)하느라고, 원래는 일찍 자려고 했지만.. 잠든 시간이 대략 오전 12시 30분쯤? 이런 버릇은 빨리 고쳐야 할 텐데..


어제 부리나케 챙겨 둔 짐들이 문가에 쌓여 있다. 6kg 정도의 배낭을 짊어지고, MP3 플레이어 시라카와 코토리G3를 목에 걸고, 디지털 카메라 파워샷 에리스를 왼쪽 어깨에, 노트북 홀리벨을 오른쪽 어깨에, 근 20kg를 넘기는 슈트케이스를 끌고 집을 나서자니 완전히 이삿짐을 옮기는 느낌이 든다.


혹시나 싶어 말이지만, 인간 택배(?)기 때문에 저렇게 짐이 많은 것으로... 단지 여행 목적이거나 특히 전국적으로 돌아다닐 목적인 분들은 따라하지 마시길.


동대구역까지는 어머니께서 차로 태워주셨다. 마침 아버지께서 5부제라.. 인사를 올리고 무인발권기에서 미리 예약해 둔 기차표를 출력. 그간 쌓은 철도회원 포인트로 결재했기 때문에 돈은 들지 않았다. 동대구역에서 구포역까지 무궁화호로..


구포로 내려가는 길에는 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김해국제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구포역으로, 여기서 버스를 타면 대략 30분 정도의 경유시간을 거쳐 도착할 수 있다. 역을 나오자마자 역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택시기사가 불렀지만 사양하고 버스를 타러 갔다.


구포역을 나오면 앞에 구포지하철역과 연결되어 있는 육교가 나오는데, 거기를 건너 내리면 공항으로 가는 307번 버스가 10분 간격으로 온다... 가격은 1,500원. 그리고 9시 40분쯤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군필자는 국제선 출국 수속이 억수로 편하다(?)는 크나큰 장점이 있다. 제대한 지 벌써 3주가 지났군. 성경통독강좌와 수련회를 거치고, 정신없이 지금까지 내달려 왔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번 여행이 성공적이기를 바라는 마음은 나도 한결같았다.


노스웨스트 항공사에 탑승 수속을 밟기 위해 접근하니, 직원 아가씨가 안내도를 뿌려준다. 말하자면 최근 영국 방면에서 무언가 꽤 큰 문제가 있었으니, 액체류는 (쥬스나 음료수는 물론 치약까지도) 들고 탈 수 없다는 것이었다. 영국이나 미국 방면으로 가는 노선에만 철저한 검색이 이루어지니 일본 쪽은 상관없는 거 아냐? 라 할 수 있으나, 단지 문제는 항공사가 미국 소속일 뿐이다. [그런 문제일 뿐인가?] 그려, 그런 문제일 뿐이다. 깊게 생각하지 말자.

짐 검사를 총 세 번을 했다. 티켓 발권할 때, 보안검색대에서, 마지막으로 비행기로 가는 차에 타기 직전에. 어차피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모든 액체류는 슈트케이스 안에 넣어 부쳤으니 문제는 없다. 집에서 이메일로 받아 출력한 e-ticket을 여권에 끼워 제출하자, 탑승티켓(이름하야 '보딩패스'라고 하는 녀석)을 건네준다. 11시 20분에 비행기로 향하는 셔틀버스에 탔다.



며칠 전부터 제10호 태풍 ‘우쿵’이 북상하고 있었다. 일본 큐슈지역에 이미 상륙해 있다. 때문에 비행기 혹시 안 뜨는 것 아니냐고 아버지께 얘기를 들었지만, 기상도를 보아하니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였다. 큐슈는 부산 남쪽에 위치해 있고, 도쿄는 관동에 있기 때문에, 항공로가 남쪽이라기보단 거의 동쪽을 향하고 있다. 즉, 태풍이 현재 속도로 올라온다는 가정에서 비행기만 떴다 하면 결항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게다가 태풍이 한번 휩쓸고 지나갔으니 공기도 다소 맑아질 것이고.

버스에서 내려 활주로에 내리자 그야말로 미친 듯이 바람이 몰아닥친다. 태풍은 태풍이군. 이 정도나 멀리 떨어진 곳까지 영향을 미치다니, 중형급도 제법인걸. 날 뒤따라오던 아가씨가 바람에 주저앉았을 정도니 얼마나 센 바람이 불었는지. 이륙하기 정말 까다롭게 되었군. 좌석은 무려 A석, 창가다. 바깥경치 보기가 아주 편할.. 지도?

11시 40분, 비행기가 공항을 한참 돌더니 이륙... 하긴 했는데(?) 흔들린다. 위로 아래로 좌로 우로,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에 비할 현란한 움직임(?)에 ‘이거 혹시 날다가 추락하는 거 아냐?’ 하는 생각까지. 방송도 나오고 있잖아.

“승객 여러분,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기체가 불안정하니 안전벨트를 다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응, 안전벨트는 잘 매놨으니까, 부디 전체로 떨어지지만 말아다오. 그래도 360도 회전을 안 한다.(?) 도쿄를 향해 비행을 계속하며 점차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순항 모드에 들어서자, 기체가 안정되어 갔다.


여기서 제공하는 기내식.. 이란 걸 처음으로 보았는데,



맛있게 먹기는 먹었다만, 대단히 미안하게도 간에 기별도 안 간다. 도시락 한개 더 추가! 라고 외치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통할 것 같지도 않은 헛소리는 관두고 잠깐 눈이나 붙일까.

.....


도쿄 근처에 이르자, 비행기를 한가득 덮고 있던 구름이 서서히 걷히고, 파란 하늘에 뭉게구름 몇 개 떠 있는 식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한다. 저 푸른빛의 에메랄드 바다에 떠 있는 새하얀 자유의 뭉게구름이 무어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그렇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대한민국의 국경을 넘었다.


“승객 여러분, 우리 비행기는 일본 나리타 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고도를 낮추겠습니다. 현재 일본의 날씨는 맑은 가운데 기온은 섭씨 33도입니다.”






나리타공항에 무사히 착륙했다. 여기서부터는 속도전. 걷는 속도를 올려서 입국심사대에 도착했다. 길~게 늘어선 줄이 반긴다. 줄에 선 것이 대략 오후 2시, 심사를 받은 것이 2시 35분이니까 꽤 기다린 편. 미리 기내에서 작성한 입국신청서를 여권에 끼워서 심사원에게 냈다.


심사원 : ここの住所はどこですか。
유세현 : 私が泊る宿所のことです。名前はKorea Guest Houseと言います。
심사원 : そうですか。日本語上手ですね。
유세현 : いいえ、別に。。
심사원 : はい、どうぞ。
유세현 :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음, 첫 번째 일본어 시전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원어민(?)에게 칭찬도 들었고. 수화물을 찾고 나서 다시 밑으로. 나리타에서 도쿄 도심으로 가는 케이세이 전철을 지하1층에서 타려고.


회화는 어느 정도 되었으니 이제 전철 타는 법을 익혀볼까. 나리타공항에서 닛포리까지의 가격이 천엔. 지갑 속에서 천 엔짜리 지폐를 멋지게 척! 꺼내들고 들이대자, 자동판매기가 꿀꺽 삼키더니 천엔 버튼을 딱 누르자 바로 표가 튀어나온다. 어려울 거 하나도 없군. 짐을 끌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다. 목적지 우에노라고 쓰인 전철 출발시간이 15:02라고 위에 나와 있다.




이쯤 되어 누님께 연락을 취해야지. 비행기 경유시간을 꽤 잘못 계산했다. 1시간 50분이 걸린다고 들었기에 11시 40분에서 대강 플러스하여 오후 1시 40분에 전철을 탈 생각이었지만 순수 운항 시간이었을 뿐, 실제로 입국 심사를 마치고 전철을 탄 시간이 15:02분이니까.. 거의 1시간 반 가까이 늦었잖아!? 기다리고 계실 누님께 알려드려야. 마침 플랫폼 안에 공중전화기가 놓여 있었다. 그래서 동전 넣고 썼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무려 미소녀게임의 굿즈를 갖다 썼다.(..)




일본의 KID라고 하는 전연령 미소녀게임 전문 메이커 KID의 Ever17-the out of infinity-라고 하는 작품의 DVD 초회한정판 특전이다. 작년 5월에 구입했지 아마. 첫 정품 소장 미소녀게임이다.

메모장에 적어 온 누님의 휴대전화 번호를 꾹꾹 눌러보니 소리샘(!?)으로 연결된다. 늦은 사정을 이야기하고 대략 4시 15분쯤 도착을 할 듯합니다.. 하는 내용을 남기고 전화를 끊고, 전철에 올라탔다. 마치 한국의 전철을 탄 듯. 차이가 있다면 언어가 일본어일 뿐.

자리를 잡고 가방은 위에 올리고, 슈트케이스가 굴러다니지 않게 다리로 꽉 잡은 다음(?) 취침 모드에 돌입했다. 목적지는 닛포리(日暮里).



닛포리에서 짐을 짊어지고 내려서 또다시 걸음을 옮긴다. 기억하기로 우에노역은 케이세이와 JR이 한참 떨어져 있지만, 닛포리는 바로 붙어 있어서 이동이 편하다고. 개찰구와 함께 그 말로만 듣던 ‘정산소’가 벽에 붙어 있다. 그렇군. 여기서 표를 바꿔야 하는구나.

고개를 들고 스가모를 찾아보니 150이라는 숫자가 기록되어 있다. 저것이 가격. 아직 천엔을 썼을 뿐인지라 동전도 없지. 다시 지갑에서 천엔을 빼들어 들이대고, 표도 먹인 것까지는 좋았는데.. のりかえ를 눌러달라는데 그 버튼이 어디에 붙어 있지? 열심히 이곳저곳 자동매표기의 표면을 쳐다보았지만 어디에도 그런 버튼은 붙어 있지 않았다. 한 10초 쯤 꾸물거리다가, ‘아!’하고 느낌이 들었는데..

‘꾹’ 하고 누르자 표와 함께 거스름돈이 흘러나온다.

......


터치스크린.

아, 그 화면의 のりかえ를 누르면 되는 거였구나. 그것도 모르고 표면에 어디 버튼 붙어있는 거 없나 찾아보고 있었다니. 그런 걸 느낄 여유도 없이 표를 쥐고 재빨리 그 자리를 벗어났다. 더 있으면 창피하니까.

마침 일본의 지하철2호선(?) JR 야마노테선이 들어오는 참. 위에 붙은 표지판을 잘 보고 이케부쿠로(池袋) 방면을 확인한 뒤 탑승했다. 스가모까지는 그리 걸리지 않았다.


스가모에서 내려, 짐을 다시 짊어지고 개찰구를 통과하자마자 ‘야~!’하는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돌려 보니, 근 반 년 만에 뵙는 홍차 누님이 마중을 나와 있다. 교환학생으로 반년째 수학(修學)하고 계신 중.

홍차 : 너무 늦었잖아! 맥도널드에서 시간 때우고 있었어. 심심하더라.
유세현 : 전화했었는데 안받으시더라고요. 소리샘 들었어요?
홍차 : 어, 들었어. 일본 전철은 지하로 들어가면 전파가 안 닿거든.


IT 후진국입니까, 이 나라는. 지하철에서도 지상파 DMB 방송을 실시하기 위해 준비 모드에 들어간 한국에 비하면 격차를 느낀다.

그래도 만나서 반가운 듯 누님은 내 얼굴을 쳐다보며 방긋~ 웃는다.



홍차 : 어이구, 그래.. 왔냐?
유세현 : 네, 왔습니다^^


우선 누님의 기숙사로 이동.



하스네역에서 내려 쭈욱 걷다 보니 누님의 기숙사에 당도했다.

홍차 : 잠깐만, 관리인한테 얘기하고 올게.

누님께서 관리인에게 사정설명. 금남의 여자기숙사다. 동성의 여자친구가 찾아오면 2박 3일간 같이 재워줄 수 있지만, 남자는 어림도 없다고. 으~음, 잘 수 있었으면 숙박비를 꽤 아낄 수 있었을 텐데 유감. 누님께서 들어오라는 손짓을 한다. 신발을 벗어 넣고 3층으로 후다다닥 올라가서 (중간에 아가씨라도 만나면 대략 아햏햏할 터이니) 누님 방에 들어갔다.



한달 5만 7천엔의 고급(?) 기숙사답게 시설이 괜찮다. 짐을 열어보며 누님은 반색을 한다.

“김치다! 무우말랭이다! 과자다! 3분카레에 초코파이다아아~!!”

....원래 그 초코파이와 3분카레는 먹으려고 사온 것이었지만, 저렇게 기뻐하는 누님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차마 달라고 할 수 없어서 잠자코 전부 상납. 집에서 보내주는 자금도 인수인계 완료. 각종 생활고에 시달리던 누님이 이제야 좀 마음이 놓인 듯 나직하게 한숨을 쉬고 있다.


오랜만에 만난 김에 서비스로 마사지를 하며 잠시 논의. 두 시간 전에 도착해서 짐 정리를 마치면 바로 이케부쿠로의 선샤인 시티에 갈 예정이었으나, 늦게 도착했으니..


「그럼 다음주 월요일에 아키하바라 갔다가 좀 일찍 돌아와서 이케부쿠로 들렀다가 오는 것으로 하면 어떨까요. 오늘은 누님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저녁 같이 먹고, 북오프에 들렀다가 숙소로 가고.」

제안에 누님도 찬성해서, 먼저 저녁을 먹으러 누님께서 알바하고 계신 레스토랑을 향했다. 이름은 바미양(バ~ミヤン). 기숙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들어가자 예쁘게 제복을 차려 입은 웨이트리스가 누님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 역시 알바하는 사람들 동료로군.. 누님께서 소개한다.

홍차 : 弟!
알바 : あ、앙녕하세여.
유세현 : 始めまして。弟で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
알바 : あっ?
홍차 : 日本語喋るよ。^^
알바 : 本当だ!


나는 일본식 라면과 밥, 누님은 해물 야키소바와 꿀떡(?), 공동으로 만두를 주문했다.

유세현 : 사람들이 친절한 것 같군요.
홍차 : 응, 일은 고되지만.. 그래도 사람들이 참 좋아.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유세현 : 그렇지요, 일이 힘들어도 사람들이 좋으면... 여러모로 도움이 되죠.



처음으로 맛본 일식 라면(라멘)은 꽤 맛있었다. 맵지도 않고 깔끔한 편. 다른 메뉴들도 조금씩 맛보았다. 누님은 라멘을 몇 젓가락 덜어갔고, 나도 누님의 야키소바를 조금씩 먹었다. 그러고있자니 누군가 다가와서 인사를 한다. 어라? 하고 쳐다보니 명패에 ‘店長’이라고 적혀 있다.

점장 : 今日はバ~ミヤンに来てくれてまことに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私は店長のXXと申します。
유세현 : 始めまして、弟のみずうみと申します。いつもお姉さまが世話になっています。


누님께서 눈을 째리며,

홍차 : こら! 何を言っているの!
점장 : ^^ あちらの飲み物もご自由に召し上がって下さい。
홍차 : 本当ですか。やった~!
점장 : では、ごゆっくりどうぞ。


누님이 왜 얏따! 하는지 몰랐으나, 무제한 리필이 가능한 음료수를 점장이 서비스해 준 것이었다. 1인당 3백엔이라고 하니, 6백엔을 얻은 셈.

유세현 : 후아, 역시 이 정도로 먹으니 배가 부르군요.
홍차 : 누가 일본인이 소식을 한다고 했는지 모르지만, 정말로 그래.


누님이 드신 건 소식에 가깝습니다만...^^

홍차 : 그래서, 할말이 있는 거지? 해봐.
유세현 : 네, 사실은.. 다음달로 한국을 떠나 필리핀에 어학연수를 갈까 해요. 저번에 바닷가에 놀러 갔을 때 제안을 받았거든요. 얘기를 해봤는데, 역시 영어를 쓰는 본토에 가서 마음잡고 공부를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 같고요. 돈은 서울에서 자취하는 것과 비슷하게 든다네요.
홍차 : 언제 돌아올거니?
유세현 : 사실.. 기약이 없어요. 언제 돌아올지.. 기본적으로는 반년을 생각하고 있지만, 공부가 아직 부족하다고 느끼면 더 있을 수도 있으니까. 아, 물론 졸업은 해야 하니까 돌아오긴 하겠지만요.
홍차 : 그래, 열심히 해봐.


밥도 다 먹었겠다, 이제 슬슬 북오프로 가 볼까. 누님은 지갑에서 돈을 꺼내... 는 줄 알았더니 25% 할인권을 꺼내들었다. 전부 합치면 2,036엔, 여기서 할인가격 제외하고 1,527엔이 나왔다. 천엔을 꺼내 드렸다. 이걸로 누님은 527엔만 내면 되겠지. 고개를 들어 보니 다시 점장이 인사하러 나와 있다.

점장 : いかがでしょか、お味は。。
유세현 : とてもおいしかっだです。ごちそうさま。そして、これからもお姉さまのこと、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
점장 : いいえ、いつも頑張って働いてくれるのでいつも助けになります。
유세현 : それはよかっだんですね。^^


그러고 가게를 나가다가 누님한테 머리를 한대 콩 맞았다. (..)



북오프라는 도서 할인매장. 중고 서적을 판매하는데, 품질이 거의 새 것과 비슷해서 잘만 하면 횡재할지도. 확실히 이것저것이 나열되어 있었지만, 유감이랄까 뭐랄까. 정확하게 가슴에 꽂히는(?) 그런 물품은 없었다. 한시간 동안 천천히 둘러보다가 아무것도 사지 않고 그냥 자리를 떴다.

이제 내 숙소로 갈 차례.. 기숙사에 들렀다가 누님이 역까지 바래다주셨다.

홍차 : 저기 백엔샵이 있어. 가볼래?
유세현 : 좋죠. 안 그래도 자명종이 한개 필요하던 참이었으니.


백엔샵에 들어가 보니 각양각색의 물건이 진열되어 있다. 이게 전부 백엔짜리라니, 나름대로 쓸만한 동네로군.

홍차 : 目覚まし時計が欲しいです。
점원 : こちらへ..
유세현 : 試してもいいですか。
점원 : はい、電池が必要ですけど..


전지를 삽입해 시계가 똑바로 동작하는가 확인하고서 105엔을 건네주었다.

유세현 :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내일은 제가 캐러호비에 가니까, 모레 만나죠. 교회에 가야 하니까. 몇시에 뵐까요?
홍차 : 하스네역 앞에서 아침 8시 30분에 보자. 그리고 내일이랑 모레는 내가 하루종일 알바하니까, 자.. 내 정기권 줄게.
유세현 : 고맙습니다. 푹 주무세요!


누님을 전송하고, 하스네역으로 들어섰다. 열차는 22시 05분에 도착하는군. 방금 전에 열차가 떠나 텅 빈 플랫폼에 앉아서 목을 뒤로 젖혀보았다. 근육의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 이제 숙소로 가자.

아직 일본에 도착한 지 첫 날의 밤이다.



숙소는 누님의 기숙사와 같은 미타선, 서너 정거장 떨어진 이타바시혼쵸. 성수기인 7~8월에는 개인실 1박에 4천엔의 요금을 받는다. 누님의 기숙사와 가깝다는 점도 그렇지만, 방마다 세면대와 거울, 침대, 냉장고, TV, 에어컨, 랜선 등이 구비되어 있으며, 아침저녁으로 밥과 김치를 무료 제공한다는 점이 큰 메리트였다.

숙소 9층으로 올라가자 사장님이 기다렸다는 듯이 이런저런 설명을 해 주신다. 숙박부에 개인정보를 기록하자,

사장 : 오호, 나이 스물 세 살에 벌써 군대도 갔다 왔고.
유세현 : 지난달 말에 제대했습니다. 아직 3주 밖에 안 지났군요.^^
사장 : 그래, 그렇군.



8층의 현관과 가장 가까운 개인실이었다. 문을 열고 확인해 보자 마음에 꼭 들만한 방이 기다리고 있다. 홀리벨을 꺼내 인터넷이 정상 동작하는가 확인해 보았다.

사장 : 오, 그 노트북은 괜찮아 보이는군.
유세현 : 삼보 에버라텍 기종이죠. 12인치짜리입니다. 일부러 작은 걸로 골랐어요^^
사장 : 그런가. 어때, 중고시세로 얼마쯤 주면 되겠나?
유세현 : .....하이!?
사장 : 자네는 한국 가서 더 좋은 걸로 사면 되잖아^^


말인즉슨, 홀리벨을 팔라.. 이 말씀이신가요? 웃어넘기고 인사를 드린 후 방문을 잠그고 잠시 침대에 누웠다.



“후우...”

이대로 잠들면 곤란하지. 이것저것 처리할 일이 산적해 있으니까. 먼저 에어컨을 켰다. 파워샷 에리스와 코토리G3의 배터리를 빼내 충전기에 꽂았다. 이내 샤워를 하며 온 몸을 구석구석 깨끗이 씻었다. 갈아입은 속옷과 양말, 땀에 젖은 티셔츠 등을 세탁기에 돌린 다음에는, 온수를 받아 커피를 한잔 타서 그윽하게 들이켰다. 홀리벨에 오늘 파워샷 에리스로 촬영한 사진을 전송해 넣고, 메모리는 전량 삭제하여 용량을 확보해 둔다. 하루종일 들고 다녔던 수첩과 영수증을 옆에 펼쳐놓고, 홀리벨에 간단한 가계부를 작성한다. 몇 시에 어디를 갔고, 얼마를 썼고.. 등. 이럴 때는 무언가 살 때마다 항상 챙겨두는 영수증이 아주 용이하다. 돈도 돈이지만, 몇 시 몇 분에 샀는지까지 잘 기록되어 있으니까.

TV를 틀어 봤지만 별로 마음에 끌리는 채널은 없다. 시계를 보니 11시 40분.. 내일도 치바까지 가야 하니, 잠에 빠져들자. 백엔샵에서 산 자명종을 아침 7시로 맞추어 놓고, 눈을 감았다. 아침부터 있었던 일을 하나하나 필름 되감듯 생각하다가, 점차 의식이 옅어져 갔다.

일본에서의 첫 하루는 이렇게 지나갔다.


Posted by 水海유세현
,

・ 상위항목 : 오가사와라 제도 백합의 하츠네섬 종합관광안내지도 - 대여행기록


하츠네섬 제5대 프로젝트 「5개년도 한여름 페스타 (Mid-Summer Festa)」

・ 2006 한여름 페스타 - 참여름의 한페이지 (2006/8/18-24)

・ 2007 한여름 페스타 - 안경회 일본원정단 (2007/8/11~21)

・ 2008 한여름 페스타 - 청춘18프로젝트 대한민국국토대장정 (2008/8/5~22)

・ 2009 한여름 페스타 - 칸나기 Summer Alive (2009/7/31~8/30)

・ 2010 한여름 페스타 - 호리에 유이를 향한 인생-러브히나의 언약과 일본전국철도여행 (2010/8/25~9/20)


2006 한여름 페스타-참여름의 한페이지-는 2006년 8월에 일본 도쿄로 다녀온 대여행의 기록. 당시 23세 미즈우미의 첫 해외여행이며, 첫 일본여행이었다. 2-3일차에 참석한 캐러호비와 TBS anime festa로 인하여 이벤터로 각성하였으므로, 현 하츠네섬의 양대 축- 대여행 및 이벤터의 시대 개막이라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본 대여행의 성공은 이후 5개년도 한여름 대여행으로 이어졌으며, 막날에 오랫동안 잊었던 러브히나의 언약을 각성한 것은 길고긴 노력 끝에 2010 한여름 페스타에서 리얼 러브히나를 성공시킨 시작점이 되었다.







큰 지도에서 참 여름의 한 페이지 보기



【제목】 2006 한여름 페스타 - 참여름의 한페이지 (眞夏の一ページ)
【기간】 2006/8/18 ~ 2006/8/24 (6박 7일)
【장소】 일본 도쿄 및 치바
【항공사】노스웨스트
【숙소】 게스트코리아하우스
【참고한 여행가이드북】 일본100배 즐기기


■ 2006 한여름 페스타~참여름의 한페이지~ (2006/8/18~24)

・ 8/18 금 1일차 - 출국 및 가족 서비스 

・ 8/19 토 2일차 - C3×HOBBY 2006 

・ 8/20 일 3일차 - 2006 TBS anime Festa 

・ 8/21 월 4일차 - 아키하바라와 이케부쿠로 

・ 8/22 화 5일차 - 하라쥬쿠와 신쥬쿠 

・ 8/23 수 6일차 - 오다이바1  오다이바2

・ 8/24 목 7일차 - 일본과학박물관 및 귀국




 8/18 금

 ■ 1일차 - 출국 및 가족 서비스 (#링크)

김해 11:40 → 13:50 나리타 (노스웨스트항공)

 8/19 토

 ■ 2일차 - C3×HOBBY 2006 (#링크)
 · 인터넷라디오 온센 ToHeart2 공개녹음
 · 스트로우베리패닉! 성 에스트리아 합동 여름제
 · 스트로우베리 패닉! 게임 패닉! 스페셜 스테이지
 · いぬかみっ! 여름이벤트 강아지 토크
 · COSPA 코스프레 대회

 8/20 일

 ■ 3일차 - 2006 TBS 아니메 페스타 (#링크)

 · 10:30 주일예배

 · 13:00 2006 TBS 아니메 페스타

 8/21 월

 ■ 4일차 - 아키하바라와 이케부쿠로 (#링크)

 · 애니메이트

 · K-BOOKS

 · 게이머즈
 · 메이드카페 @home cafe
 · 이케부쿠로 션샤인시티 플라네타리움 돔 만텐 「은하철도의 밤(銀河鉄道の夜)」

 8/22 화

 ■ 5일차 - 하라쥬쿠와 신쥬쿠 (#링크)
 · 메이지신궁

 · 하라쥬쿠 타케시타 거리

 · NHK
 · 도쿄도청

 8/23 수

 ■ 6일차 - 오다이바 (#링크1  #링크2)
 · 후지TV 방송국

 · 일본과학미래관

 · 파나소닉센터
 · 오다이바해상공원
 · 오에도온천이야기 (숙박)

 8/24 목

 ■ 7일차 - 일본과학박물관 및 귀국 (#링크)
 · 우에노 일본과학박물관
 · 나리타 → 김해


학부1학년을 마친 후 군 입대 및 복무(2004/4-2006/7)에 들어가기 전부터, 제대하면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소원은 처음부터 갖고 있었다. 파란만장한(?) 신병시절이 끝나고 병장으로 진급하면서,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모자란 일본어능력을 숙달하기 위해 틈틈히 공부한 독학일본어로 JLPT1급에도 합격해 두었다.(2005/12)


2006년 당시 새해부터 7월 제대를 앞두고 본격적인 사회복귀준비를 시작했다. 사회에서 사용할 새 PC조립, 첫 노트북 구매, 신앙수련을 위한 성서통독회 참석, 불발이었지만 등산여행[각주:1] 등. 그중 하나가 첫 해외여행이었고, 병장월급을 조금씩 모으며 해외여행 준비에 착수했다.


당시 홍차누님이 도쿄에서 교환학생으로 재학중이었기에 연계하여 여행계획을 짜고 티켓팅을 외뢰. 대형태풍이 북상하고, 몸살났다가 낫는 등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2006 한여름 페스타는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한편, 이 여행을 마치고 막바로 9월부터 필리핀 마닐라에 어학연수를 빙자한 반년관광을 떠났으며, 당시 MSN 채팅으로 지인과 여행이야기를 하다가 「내년에 같이 가볼까?」하고 얘기한 것이 2007 한여름 페스타 기획의 계기가 되었다.







사람은 무엇 때문에 여행을 떠나는가, 라는 질문에 간단하게 대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필자 또한 그 중의 하나. 혼자 있기 좋아하는 고독한 성격 탓에, 대학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홀로 산을 오르곤 했었다. 발밑에 펼쳐진 서울 도심과, 그 위로 작은 성냥갑처럼 일사불란하게 세워져 있는 빌딩의 숲, 그리고 고개를 좀 더 들면 대한민국의 백두대간을 아우르는 푸른 산천이, 재수 좋으면 수평선 너머 바다와 스모그마저도 침범하지 못하는 푸른 하늘에 이르러 한 폭의 장관을 연출하는 이 아름다운 정경을 눈앞에 두다 보면 ‘왜 떠나는가?’ 라는 질문마저도 부질없이 느껴지고.

에베레스트산을 처음 정복한 사람은 왜 산을 오르냐는 질문에

“거기에 산이 있기 때문이다.”

라는 알쏭달쏭한 대답을 남겼지만.. 나 같은 어리석은 사람이 그런 깊은 철학적 의미를 이해할리는 만무하고, 단지 부족한 생각을 억지로 짜맞추어 여행을 떠나는 이유를 설명하자면, ‘보고, 듣고, 느끼기 위하여’가 아닌가 싶다.

작은 방 한 칸에서 살며 학교를 왔다갔다하는 생활을 반복하다 보면, 아무래도 보는 눈이 좁아지는 느낌이 든다. 세상은 지금껏 보아온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활동해야 할 영역은 이 좁디좁은 땅덩어리가 아니라, 저 광활한 세계야말로 진짜 휘젓고 다녀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치밀어 온다.

때문에 여행을 한번 다녀오고 나면 으레 삶의 의욕(?)이 솟구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언젠가 저 멋진 곳에서 자신 있게 걸어다닐 수 있는 날을 그리며 지금의 일에 충실할 수 있으니까. 사나이로 태어났으면 자고로 세계를 정복하는 꿈 정도는 꾸어야 하지 않겠나.

더욱이 그 여행의 범주가 ‘해외’라면 의미가 참 각별하다. 지금껏 한 번도 해외에 나가 본 적이 없다. 누군가 말했던가, 설령 피로에 지치고 힘든데다 구역질이 날 정도로 내내 똑같은 풍경을 보고 돌아왔다 하더라도, 한 번 국경선을 넘어 다른 나라에 가 보는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때문에 이전부터 해외여행을 매우 동경해 왔다. 목표가 무엇인가를 돌이켜 보지 않아도, 자고로 세계를 넘보는 인물이 되고 싶다면, 먼저 그 세계를 바라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드디어 내게도 기회가 왔다.


2006 한여름 페스타「참 여름의 한 페이지」 (2006.08.18~24.)
오가사와라 제도 아침 해의 산 (2003-2006) ⓒ 水海 唯Se-hyeon


  1. 지리산 1박 2일 등산을 기획했지만 성서통독할때 몸살감기에 걸려(..) 캔슬. 지금도 지리산엔 아직 못 올라갔다. [본문으로]
Posted by 水海유세현
,

2006년 7월 28일 아침 08시 30분,
대한민국 공군 교육사령부 청사 앞..
04-5차 병 608기(2004년 4월 12일 입대) 25명..

인사명령 하달,
병역법 제18조 2항 및 동법시행령 제27조 3항에 의거
교육사 인사명령(병) 제3**호. 예비역 편입.


“필승, 신고합니다! 병장 유세현 외 24명은 2006년 7월 28일부로 예비군 편입을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필승!“















"끝났다..!"







- 주호민 선생, 제49회 「짬」-




"나의 앞날에는 고통과 시련으로 가득찬 참혹한 나날을..
그러나 최후의 기억을 이어받은 생명에게는,
부디 행복한 추억을..."



Posted by 水海유세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