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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카가미네 신사의 실제무대인 와시노미야 신사와 마을을 다녀온 이야기. 그리고보니 '카가미네 신사'란 단어를 자꾸 스스로 쓰기에 어디서 들었나 싶었더니, 실제로 보컬로이드에 '카가미네 린'이란 캐릭터가 있는가 보죠? 작품도 모르고 누군지도 모르겠지만, 그 캐릭터 이름을 '누구네 집' 하는 식으로 한국식으로 착각해서 '카가미네 신사'라는 단어가 입에 붙었나 봅니다.

하여간, 카가미네 신사... 2009년 3월 29일에 무도관에서 럭키스타 라이브를 즐긴 것을 기념삼아, 센다이로 돌아오면서 슬쩍 들렀습니다.




작품의 무대 설정이 그렇듯, 카가미네 신사도 사이타마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이타마현(埼玉県)은 대체로 도쿄의 위쪽을 감싸고 있어요. 그래서 전철을 타고 좀 위로 올라갑니다. 카가미네 신사가 있는 와시노미야(鷲宮) 마을에는 JR이 아닌 토부(東武)철도라는 이름의 사철라인이 깔려 있습니다.

해서, 올라가는 방법엔 JR과 사철 이용법이 각기 있습니다. 청춘18티켓을 사용하였으므로 당연히 JR을 타고 최대한 접근한 다음, 마지막에 토부전철로 갈아타고 와시노미야에서 내렸습니다. 혹여 도쿄에서 당일치로 다녀오기 위해 사철라인을 이용한다면 우에노라든가 미나미센쥬 등에서 와시노미야로 한방에 직접 갈 수 있으므로 참고하시길.


기왕 청춘18티켓을 이용하는 만큼, 최대한 JR선으로 가까이 다가가야지요. JR토호쿠본선의 쿠키(久喜)역에서 내려 갈아타 딱 한 정거장만 가면 와시노미야역입니다.




와시노미야역에 내렸습니다. 떠나는 열차를 배경으로 한장 찍고 역 건물도 찍고.



역 앞의 지도에서 잠시 위치를 확인하고 카가미네 신사로...





고즈넉하고 목가적..까진 아니더라도 제법 아담하고 평화로운 마을이군요. 이곳이 바로 히이라기 카가미가 사는 동네인가. 카가미, 제법 괜찮은데 살고 있잖아?

따로 지도도 필요없습니다. 워낙 조그만 마을이라서 방향감각이 둔한 저조차 조금만 걸어도 찾을 정도였으니. 자전거 탈 거리도 아닙니다. 걸어서 다녀도 충분함..

그리하여 마침내.....


카가미네 신사, 와시노미야. 칸토우 지방에서 가장 오래 된 신사로서, 기원전 148년~29년 사이에 창건되었다는 설이 전해 내려옵니다. 전국 오오토리 신사에서 매년 11월에 거행되는 제례, 토리노이치(酉の市)의 본사이기도 하지요. 이곳에서 받들어 모시는 신은, 아마테라스오오미카미의 오른쪽 미즈라(みずら : 고대 일본의 헤어스타일)에 걸려 있던 곡옥(勾玉)에서 나온 아메노 호히(天穂日命)와 그의 아들 타케히라토리노미코토(建比良鳥命), 그리고 이즈모(出雲)신화의 오오쿠니누시(大国主)의 3신입니다. (위키 대강 참조)

럭키스타 말고는 말고는 러브콘(ラブ★コン) 극장판의 여름마츠리가 이 신사를 배경으로 하였다고 하지만, 럭키스타만큼 유명하지는 않고요. 다만, 여기 서서 이렇게 카가미네 신사를 보고 있자니, 카가미가 좌우로 어깨춤(?)을 추며 걸어나오던 것이 생각나서 절로 웃음이..^^;;

그리고 오른쪽에는.....





와시노미야 신사 신주아저씨, 이것은 진심입니까-!?
(왼쪽의 럭키스타 라이브 종이백은 제가 세워놓은 것.)



신사 안으로 들어서자 좌우로 벚나무가 맞이해 줍니다.



유적 표시석과 안내도 그림이..


그리고 저쪽에는 주차장이 있고 차가 주차되어 있군요. 네,


자동차가...

....



기대를 모으는 이 에마걸이를 감상하실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첫 눈에 시선을 사로잡은.....


"전매놈 오타쿠들에게 죽음을!!"

.....

...이런데서 라이브를 주제로 잡은 한글 에마를 보다니, 어느 한국분이신지 모르지만 참으로 출중하신 그림 실력이십니다.



키 커라~ 키커라~
키 크기 위해서는 늦게 커야 된답니다. 조숙하면 오히려 안 크게 되죠.





찬란하기 그지없는 아름다운 이 에마들은 그대로 떼다가 쥐고 날아버리고 싶었습니다. (물론 안됩니다)



손 씻는 물. 럭키스타 방영 후에 걸어놓은 건지, 아니면 럭키스타에서 제작할 때 보고 만든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외에 뒤쪽의 본당 등을 구경하고 잘 나왔습니다. 뭐, 이것도 기념 아닌가 싶어 셀프모드로 맞춰놓고,


멋지구리스리하게 기념사진.
무려 럭키스타 라이브 종이팩이랑 함께 촬영. 기념이 되겠는걸!?

머리를 긁적이며 이제 마을을 좀 돌아보려고, 근처 슈퍼 앞을 지나는데...



...슈퍼, 입니다. 슈퍼. 애니매장이 아니고. (먼바다)

슬쩍 들어가서 돌아보니 그야말로 일반 슈퍼일 뿐... 단지 앞쪽에 럭키스타 물품이 전시가 되어 있을 뿐이군요. 예쁘게 무녀복을 차려입은 카가미와 츠카사 족자를 보며 주인장에게,

"이건 파는 건가요?"
"아니에요, 이거는... 그러니까, 한 1년쯤 되었을까. 손님이 이 가게에 걸어놓아 달라고 선물로 주고 간 거에요."


와시노미야 마을의 럭키스타 지원가게라 해서, 자기 돈 내고 카가미 족자를 사갖고 와서 걸어달라고 선물하다니.

"대단하군요. 이 마을은.. 정말 마을 전체가 럭키스타를 지원하는 것 같아요."

"이 한적하던 마을이, 럭키스타라는 만화를 통해 타지 사람들이 많이 관광을 와 주니까 우리들로서도 참 고마운 일이지요."

"그렇게 생각하고 계신다면야 정말 보기 좋은 일이로군요."


이야기를 나눈 겸 해서, 뭐 매상이라도 올려드릴 거 없나 싶어 둘러보다가, 럭키스타 전병(煎餅; せんべい)을 한 통 사들고 다시 길거리로 나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슈퍼만 와시노미야 신사 근처에 있으니까 좀 특별하게 그런 줄 알았더니, 걸어가면서 쭉 보니까...












한 200미터 가량 되는 거리 양쪽의 가게들이, 슈퍼, 서점, 옷방, 생선가게, 야채가게, 심지어 안경점, 이발소, 약국까지 가릴 것 없이 럭키스타로 완전히 도배를 해놓았습니다. 그야말로,

LUCKY STAR STREET

럭키스타 포스터를 붙여 놓은 서점에 들어가서 나이 지긋하신 아주머니 사장님께 여쭤보니, 럭키스타 상품인 목제 스트랩...을 팔고 있다고 합니다. 한 가게에서 최대 2종류까지 판매가 가능하다고...

"아, 그럼 가게의 종류에 관계 없이 스트랩을 취급하는 것이로군요."
"그렇지요. 한번 방문해 주시는 계기가 될까 싶어서..^^"
"근데 왜 이렇게 매진된 가게가 많은 거죠?"
"음.. 오늘은 좀 방문객이 적은 편이거든요. 어제는 정말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왔었어요."


어제? 어제 뭐가 있었나...?

"뭔가 이틀 전 일요일 저녁에 도쿄 무도관에서 럭키스타 라이브가 있어서, 그 바람을 타고 어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렸거든요."
"단하군요." (시치미 뚝 떼고 있는, 이틀 전에 라이브 갔던 사람)
"그래서 스트랩이 매진된 가게가 참 많았거든요. 아직 물건이 조달이 안된 데도.."
"말씀 감사합니다."


그런가.. 이틀 전 무도관 라이브를 보고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오타쿠들이 카가미네 와시노미야까지 쳐들어와서 한바탕 쓸고 갔다는 의미로군. 그래서 이렇게 스트랩이 매진된 곳이 많구나.


누구 스트랩을 노리고 있는가 하면, 뭐 그거야 '카가미'가 당연. 카가미네 신사 근처에서의 카가미의 인기가 폭발했는지, 들어가 확인해 봐도 카가미 스트랩을 파는 가게는 거의 매진.



카가미 스트랩 어디서 안 팔까나.. 하며 걷다가 어떻게 마을 상공회관까지 와버렸는데,


꼭 매장 입구처럼 생겼군요. 그래서 제가 기웃기웃거리고 있는데, 마침 어느 아가씨 직원이 차타고 내려서 막 들어가려 하길래,

"여기 2층은 매장인가요?"
"아니에요, 매장은 아니고 상공회의실이에요."
"그런가요..."
"혹시 럭키스타의...?"
"아, 네.. 그래요."
"혹시 필요하시다면 지도라도 드릴까요? "


이 아가씨 관광객에 대한 예절과 개념이 아주 충만하시구만.
지도를 받아서 감사합니다 넙죽 인사하고 촥~! 펼쳐보니,


와시노미야 마을지도. 스트랩을 파는 동네와 종류를 아주 잘 알겠다.
이것으로 카가미 스트랩을 구할 수 있을... 지도 몰라!


그림까지 설명이 붙어 있군요. 카가미2번을 노리고 지도에다가 카가미2를 팔고 있는 가게를 전부 동그라미 친 다음에, 와시노미야 마을을 향하여 뒤돌아.



역시 지도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카가미 목제 에마 스트랩 구매에 성공. 가격은 630엔입니다.

지도를 봐도 더 이상 볼만한 데도 없고, 슬슬 센다이로 돌아가야겠다.. 점심은 초코파이로라도 때울까.. 하며 걷다가, 문득 발견한...


라면집인가. 여기도 뭔가 파는건가? 하고 슬쩍 들어가서 앉아서 메뉴판을 보았습니다.


......허................오......... (먼바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가방을 내려놓은 뒤...

"주문하겠습니다."
"네?"


얼굴이 저도 모르게 붉어지는 것을 느끼며, 심호흡을 하고...

"카가미 소바 (かがみ そば)!"
"はい、かがみ そばですよね。"


...

"はい、かがみそばが でました。"
"..."


....여, 역시 조금 부끄럽군. 뭐, 카가미란 이름 자체가 사실은 먹는거에서 유래한 이름이긴 하지만요.

[어라, 그랬나?]

카가미모찌.. 라고 일본의 전통적인 원형 떡의 한 종류이지만.. 하여간...



'카가미 소바'입니다. 별이 보이네.

하여간, 계속 쳐다보고만 있을 순 없고...

"我々がこの糧をいただくことに感謝させたまえ。"

기도를 올리고, 차분하게 소바면을 입에 딱 먹어 봤는데...야채라든가 계란 등이 절묘하게 배합된 이 국물맛! 거기다 푸짐하게 넣어져 있는 고기라든가 튀김과 떡!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르는 맛이란 속담은 이런 음식을 두고 나온 것인가! 기대 이상의 맛에, 양도 굉장히 푸짐하고!

...

그러니까 '카가미'가 문제가 아니라 맛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소바는 생전 처음.
보는 분들께도 강력히 추천합니다. 카가미네 신사에 방문할 때면 반드시! 카가미소바를 드셔 보세요.



국물까지 매끈하게 비웠습니다. 카가미네 신사보다도 더욱 인상에 깊게 남은 이 카가미소바. 나중에 귀국하기 전에 반드시 한 번 더 들러서 먹어볼 생각입니다.




그 후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천천히 걸어서 와시노미야역에 도착, 미토선과 죠우반선에 순서대로 갈아타고 센다이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청춘18 티켓이라서 하루종일 일반노선만 타는 건 역시 조금 피곤. 나름 PSP가 좋은 역할을 해 주었지만.


럭키스타의 라이브에 참석한 기념삼아 성지 여행으로 사이타마의 와시노미야 신사, 가보겠다고 작년 전국여행 때 A님과 약속을 한 지 무려 반 년이 지나서야 지키게 되었습니다. 마을 자체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지도 등은 없어도 별 문제가 되지 않고요. 천천히 구경하며 다녀도 대략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습니다. 인구가 많지 않아서인지 조용한 분위기. 가게를 하시는 어른들은 모두 마음씨도 좋고 친절하십니다.

나중에 일본 도쿄에 놀러가면, 왕복 교통비가 약간 들기는 하지만 마을을 돌아보는 데는 큰 부담이 없으니, 럭키스타를 즐겁게 감상하신 분이라면야.. 기념삼아 잠시 다녀오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되지 않을까^^


마지막에 추천한 이 '카가미 소바'는 반드시 먹어보시길 추천!!




Posted by 水海유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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