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CIRCUS의 대표작 D.C.~다카포~ 시리즈의 무대인 하츠네섬(初音島)의 존재 여부를 알아보는 글입니다.
1. 도입
나가노현 키자키 호수 일대를 정밀하게 묘사한 「오네가이 티쳐 (2002.01)」의 방영 이래, 애니메이션 작품의 성지순례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로케를 탐험하며, 작중과 같은 앵글로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공유하는 것이 팬의 공공연한 즐거움이 되었을 정도. 도쿄와 가까운 지리적 입지를 보유한 「럭키스타」는 성지순례가 지역발전에 어마어마한 도움을 준 대표적인 케이스라 볼 수 있다.
한편, 오래 전부터 「D.C.~다카포~」를 좋아하던 본인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즉, 다카포의 무대 하츠네섬[初音島; はつねじま]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2. 하츠네섬의 특징
하츠네섬의 성지를 찾기 전에, 하츠네섬의 특징을 간략하게 정리하여 보자.
1. 연중 내내 벚꽃이 시들지 않는 섬
2. 지방자치단체명은 ‘카자미 시(風見市)’
3. 온난습윤(温暖湿潤) 기후
4. 초승달 모양의 섬으로, 육지와 커다란 현수교로 연결
이상의 4가지를 하츠네섬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3. 특징의 점검
우선 1번, ‘연중 시들지 않는 벚꽃’은 현실에 있을 수 없는 다카포의 마법 설정이므로 제외하도록 한다. 글쎄, 있을 거라고 달려드는 용자(?)가 있을지도 모르나, 한번 잘 생각해보고, 그래도 있을 것 같으면 찾는 것을 말리지는 않겠음.
2번, 카자미 시에 관하여 찾아본 결과, 그런 명칭의 도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카자미시'라는 명칭은 가공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카자미 하니까 카자미 미즈호 선생이 생각나네.
3번, 하츠네섬이 온난습윤 기후라는 점은 작중의 건물의 구조 및 하츠네섬의 전체적인 조감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남해안 일대가 온난습윤 기후대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일본은 칸토우 지방(도쿄 일대)을 포함한 그 남쪽이 해당한다. 따라서 토호쿠 지방, 홋카이도는 하츠네섬의 후보 예정지에서 제외시킬 수 있다.
4번, 현수교가 설치된 초승달 모양의 섬이다. 이 ‘섬’이라고 하는 것이 또한 중요한 포인트. 동해바다와 접한 일본의 해안선을 살펴보자. 매우 밋밋하며 하츠네섬과 같은 커다란 섬이 존재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따라서 이 부분도 후보지에서 제외시킬 수 있다.
여기까지의 추론에 의하여, 하츠네섬의 후보지를 큐슈, 시코쿠 일대로 압축할 수 있었다.
4. 다카포 온천편의 힌트
CIRCUS 팬클럽에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된 바 있는 「다카포 온천편 (2003.06)」은, 료칸 무료숙박권에 당첨된 스기나미가 아사쿠라 남매와 미즈코시 자매, 사쿠라와 함께 1박을 다녀오는 이야기. 그 료칸 <오토야>는 「스이카」의 무대인 토키와(常盤) 마을에 있으며, 가는 방법에 관하여 설명할 때 하츠네섬의 위치에 관한 아주 중대한 힌트를 발설한다.
“우선은 다리를 건너 시코쿠(四国)에 간다. 거기에서 세토대교를 건너, 그 다음은 오로지 기차의 여행이지.”
즉, 하츠네섬과 현수교로 연결된 곳은 시코쿠이며, 기차를 타고 세토대교를 건넌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시코쿠 방면의 지도를 펼쳐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세토대교는 혼슈와 시코쿠를 연결하는 대형 교각 중에서도 유일하게 철도가 다니는 루트로서, 스기나미의 위 발언은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테면, 혼슈에서 시코쿠로 철도를 통해 가기 위해서는 세토대교를 반드시 건너지 않으면 안 된다.)
이로써 하츠네섬의 후보지를 시코쿠 일대의 섬 중 하나로 압축할 수 있다.
5. 하츠네섬의 공장지대
하츠네섬은 관광업을 주요 산업으로 삼고 있으나, 동시에 공장지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다. 특히 섬의 북쪽에는 산업폐기물 처리장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TVA D.C.S.S.에서 확인되었다. 산업폐기물을 섬 내에서 자체 처리해야 할 정도로 대규모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위 지도는 시코쿠의 북쪽 부근을 확대한 것이다. 해안선에 무언가 직사각형의 각진 부분이 보이는지? 그 부분이 대부분 공장지대로서, 플랜트 등이 대거 설치되어 있다. 이 공장지대는 시코쿠의 북쪽, 즉 혼슈와 시코쿠의 사이 부근에 주로 설치되어 있으며, 시코쿠의 남쪽에는 거의 설치가 되어 있지 않고, 또한 배편도 특별히 운행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하츠네섬의 후보지를 다음과 같이 마지막으로 압축할 수 있다.
하츠네 섬은 시코쿠와 혼슈 사이에 있다.
또한, 시코쿠와 혼슈 사이의 바다는 ‘다도해’로서, 무려 300여개에 달하는 수많은 섬들이 자리잡고 있다.
이 바다에는 다음과 같은 이름이 붙여져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1차 결론 : 하츠네섬은 세토내해에 존재한다-!!
6. PV 촬영위치의 추적
2003년에 방영된 TVA 「D.C~다카포~」를 감상한 분들은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1~7화 끝부분에 주요 캐릭터 성우들의 PV가 삽입되어 있었던 것을. 또한 이 PV야말로 많은 다카포 감상자들이 하츠네섬의 성지를 세토내해로 어렴풋이 짐작하는 최대의 증거이기도 하다.
우선 각 PV의 촬영위치를 추적하여 보자.
제1화 노가와 사쿠라 (아사쿠라 네무) : 료칸 고향휴식의 집(ふるさと憩いの家)
제2화 이츠키 유이 (미즈코시 모에) : 오야마즈미(大山祇) 신사
제3화 칸다 아케미 (아마카세 미하루) : 이즈큐(伊豆急)물산 바닷가
제4화 마츠오카 유키 (미즈코시 마코) : 시모다(下田) 해변호텔
제5화 마츠키 미유 (사기사와 요리코) : 인노시마(因島) 공원
제6화 타무라 유카리 (요시노 사쿠라) : 요코하마 코스모 월드
제7화 호리에 유이 (시라카와 코토리) : 하야마쵸리츠바야마 중학교
이상의 자료를 지도 위에 나타내어 보면 다음과 같다.
즉, PV의 촬영지는 크게 ‘세토내해 & 칸토우’의 두 지역으로 양분됨을 알 수 있다. 칸토우는 잠시 두고, 우선 세토내해에서 이루어진 촬영에 대해 생각해 보자.
즉, 제작자의 입장으로 생각하여 보자. 다카포의 제작이 이루어진 스튜디오는 도쿄에 있다. 도쿄에서 세토내해까지의 거리는 무려 770km로 서울-부산의 2배에 조금 덜 미치는 대단한 장거리. 항공기나 신칸센을 이용하여도 거의 하루 종일이 걸리지만, 이용을 할 수 없는 것이... PV가 끝나고 나오는 제작장면을 확인해 보면, 각종 방송장비까지 그대로 들고 온 것을 알 수 있다. 스튜디오 차량을 이용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또한, 차량으로 도쿄에서 오미섬까지 이동하는 데만 10시간 30분이 걸린다는 구글맵의 계산이다.
단지 바닷가 섬 분위기만 내고자 한다면, 도쿄에서 가까운 곳도 충분히 있을 것이다. 제작진은 무엇 때문에 저 성우들과 각종 촬영장비와 기타 등등을 싣고 엄청난 돈과 시간을 들여 세토내해까지 달려가야만 했을까? 이유는 하나밖에 없다. 하츠네섬의 성지가 바로 세토내해 지역이기 때문이다.
시즈오카나 요코하마 등 칸토우 지방에서 일부 성우들의 PV가 촬영된 이유는 간단하게 설명이 가능하다. PV가 어느 지역에서 누가 찍혔는지 파악하면 다음과 같다.
1. 세토내해 지역 : 노가와 사쿠라, 이츠키 유이, 마츠키 미유
2. 칸토우 지역 : 칸다 아케미, 마츠오카 유키, 타무라 유카리, 호리에 유이
감 잡으셨는지? 칸토우 지역에서 촬영된 성우들은 대체로 ‘몸값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뭐, 인기가 높은 만큼 무척 바쁘신 분들이니, 아무리 짧게 잡아도 4~5일은 걸릴 세토내해 촬영을 다녀오기 힘들었을 것. 따라서 가까운 칸토우 지역에서 촬영을 한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한편, 이 PV로 인하여 우리는 하츠네섬의 후보를 또다시 압축할 수 있다. 세토내해의 300여개에 달하는 수많은 섬들 중에서도, PV가 촬영된 지역은 오미섬(大三島)과 인노시마(因島)로서, 이 섬들을 중심으로 혼슈의 오노미치(尾道)시에서 시코쿠의 이마바리(今治)시까지는 모든 섬이 다리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길을 가리켜 사람들 말하길...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하츠네섬은 시마나미 해도에 존재한다!
< 아사쿠라 네무의 성우, 노가와 사쿠라씨의 오미섬 배경 PV.
이 PV를 잘 감상해 주시기 바람. 하츠네섬의 강력한 후보지니까 >
공부가 잘 안될 때는 이상한 논문(?)을 쓰는 버릇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하여간, 다카포의 배경이자 이 블로그의 명칭의 기원인 '하츠네섬'의 성지에 관한 논문의 전반부.
다 아시다시피, 저는 다카포에 혼을 팔았으니까. (...)
요시노 사쿠라의 마법의 정신을 계승한 '正義の魔法使い'를 자칭하고 있고.
홀로 떠나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거기다 취미로 2차원 문화 작품의 감상...
2차원 문화와 여행을 좋아하는 성격이 맞물려 낳은 '성지순례'의 버릇은 아마 없어지지 않을 듯.
나름 한국인 최초의 칸나기 & Saki 성지순례자, 라는 타이틀 보유자이기도 하고..
이 블로그, '하츠네섬'에 들러와주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바닷가의 미소녀가 서 있는~'으로 시작되는 일련의 블로그 타이틀. 한여름의 바닷가가 펼쳐진 섬이라는 미장센에 대한 강렬한 동경을 가지고 있지요. 제가 오다이바를 '願いが叶う場所'라고 부르며 신의 계시를 받는 성지로 여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 저이니만큼 당연히 다카포의 성지가 어디인가에 관하여는 처음부터 참으로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성지순례와 미소녀작품과 미장센의 3대 영역이 전부 결집하는 최고의 로케.
워나게 지대한 관심사였는지라 결론 내기까지 시간이 좀 오래 걸리기는 했습니다만,
기본 아이디어는 2년 전 다카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미 내리고 있었습니다.
고로 다음에 쓸 논문 후반부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하츠네섬의 성지가 세토내해의 어디인지를 명확하게 밝히는 순서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1년 연중 백합이 시들지 않는 백합의 하츠네섬, 오오 하츠네섬 만세!!
[,,,,,,,저기요 백합이 아니고 벚꼬....] (うるさ~ 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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