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항목 : 오가사와라 제도 백합의 하츠네섬 종합관광안내지도 - 대여행기록 - 2010대여행
* 2010 한여름 페스타 15일차, JR패스 개통 6일째, 9월 8일 수요일 오전 10시
사기사와 요리코 PV 촬영지, 오오하마사키 등대기념관
귓가에 파도소리와 한여름의 바람소리, 저어멀리 교량을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만이 아주 가끔 들려온다. 아무도 없는... 아니, 마지막으로 이곳에 사람이 온 것은 언제일까? 사람 손이 미치지 않은 지 한참 되어 보이는 인노섬 등대기념관.
말이 '기념관'이지 폐쇄된 지 오래인 이곳에서 사기사와 요리코/미사키 역 마츠키 미유(松来 未祐)님의 노래를 들으며 감상에 젖었다. 마츠키 미유님도 히로시마현에서 중고교를 졸업했다.
이곳은 시마나미 해도 제2섬, 인노섬의 초입. 전승에 의하면 옛날 일왕이 이 섬으로 배를 타고 가는데 육지에서 갑자기 수많은 개가 짖어서 일왕이 '개섬(犬の島)' (...) 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가, 그것이 인노섬이 되었다
이곳으로 오기까지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한다. PV의 스탭롤을 보고 딱 한줄 나오는 것으로 인노섬 등대기념관을 알아낸 건 좋았으나... 접근성이 하도 떨어져, 이미 관광지도 뭣도 아닌 폐가(..) 수준으로 방치. 이러니 웹에서 정보 구하기란 가히 눈을 부라리고 샅샅히 뒤져야 몇 개 나올까 말까. 구글맵에서조차 최대로 확대해도 위치가 나오지 않을 정도.
위치도 환장스러운 것이, 자전거를 타고 최대한 접근해서, 그 다음은 산길(!)을 타야 한다. 급경사로 이루어진 언덕길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가 중간에 자리잡은 캠프장을 거쳐 한참을 걷다 보면 이 불친절한 위치에 자리잡은 등대기념관에 도달할 수 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한여름에 자전거로 타고 이곳 근처까지 와서, 다시 짐 다 짊어지고 산길을 걷다 보면 입에서 시베리아 귤까는 소리(..)가 나온다. 다카포 PV 촬영팀들이 무슨 삽질을 했을지 몸으로 깨닫는 순간. 애시당초 다카포 TVA 감독이 여긴 또 어떻게 알고 와서 촬영을 한 거지? 혹시 마츠키 미유님이 히로시마 출신이니 원래 알고 있던 곳이었다든가???
어쩌든 저쩌든, 도착했다. 이곳은 인노섬의 등대. 정식 명칭은 오하마자키(大浜崎) 등대. 요리코의 PV 촬영지.
으음, 이 정도인가...
그나저나 미유님이 밝게 웃으며 모래사장을 걸으면서 나뭇가지를 만지는 그 곳이 어디지??? 아무리 주위를 돌아봐도 모래사장은 눈에 뜨이지 않았다. PV상의 모양으로는 분명 이 근방일 텐데... 하면서 두리번거리다가, 몇 분 후에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지금은 바다 속에 잠겨버렸다는 것을. (..)
조수 간만의 격차가 너무 컸던 것일까, 그렇쟎음 몇 년의 세월을 거치며 침수되어버린 것일까. 어쩐지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기는 있는데 물에 잠겨있다 싶더라.. 미유님처럼 모래사장을 걷고 싶었는데. 물론 최후의 수단으로 옷 벗고 바닷속에 뛰어들기 같은 선택지도 없는 것은 아니나, 지금 해수욕하게 생겼냐-!?
이렇게 사기사와 요리코/미사키의 PV 촬영지 방문은 완료.
사기사와 요리코... 실제 요리코는 고양이 이름이고 원래는 사기사와 미사키. 병약미소녀 컨셉의 부잣집 아가씨로 매일 등교하는 네무와 준이치 남매를 연인으로 오해(아니, 어떻게 보면 오해가 아닌가^^)하며 동경하다가, 네코미미 메이드로 변신하여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기까지는 그나마 이차원계에서 흔히 보이는 느낌이지만, 후작인 TVA D.C.S.S.에서 세상을 몇 년 꿇은 듯 해탈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아이시아를 앞에 두고 히로인들의 준이치를 사이에 둔 정처전쟁(...)을 분석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D.C.P.C.의 추가 캐릭터 대부분이 그렇듯 조연에서 그쳤지만.
그러나 저 차분하고 조용한 성격의 사기사와 미사키 성우가 훗날 히다마리스케치의 요시노야 선생도 제법 깼지만, 이 글을 편집하는 최근(2012년)의
요리코의 PV 성지를 출발하기 전에, 자전거를 세워 둔 공원으로 돌아와 정자에 앉아서 바닷가를 바라보며 잠시 쉬었다. 음료수 한 캔 마시는 중. 시마나미 해도 사이클링 중에는 마시는 음료수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워 두었다. 몇백엔 아끼려다 골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거든.
피로한 와중에 쏴아~ 하는 한여름의 파도소리를 들으며, 편한 자세로 앉아 음료수를 들이킨다. 방금 전에 120엔을 넣고 자판기에서 뽑은 500ml짜리 콜라. 하아, 시원하다.
幸せですか？！
2010 한여름 페스타「청춘18프로젝트~일본편」 (2010.08.25~09.20.)
오가사와라 제도 아침 해의 산 (2003-2010) ⓒ 正義の魔法使い 水海 唯Se-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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