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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한여름 페스타 22일차, JR패스 개통 13일째, 9월 15일 수요일 오후 4시 20분
미야기현 센다이 역
센다이역을 바라보는 마음을 어떤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으랴. 이곳은 2008년 10월부터 2009년 8월까지 교환학생 자격으로 거주한 곳. 1년여 남짓 이곳 센다이에서 보내며 연구실과 맥도날드, 그리고 각지에 스미고 스며 있는 온갖 추억과 즐거움과 행복은 한두문장으로 표현할 수 없다. 다시 이 자리에 돌아올 수 있었던 것에 감사드렸다.
1년 전에 센다이를 떠나 한국으로 돌아가던 날의 맹세와 결심을 이 자리에서 다시 떠올렸다. 2009 한여름 페스타, 「칸나기 SUMMER ALIVE」. 마음 속에 품었던 약속대로 대학원 입시를 치르고 전국여행을 다니다가 이곳까지 왔다. JR패스도 내일 하루밖에 안 남았군.
토호쿠대학을 향하는 버스를 타러 갔다. 9번 정류장, 이름도 번호도 아직 기억이 생생하다. 파란색의 센다이 시영버스에 타서 토호쿠대학 공학부로 향하는 길.. 푸르른 아오바거리를 지나서 히로세강을 건넜다. 카와우치 캠퍼스를 지나, 자전거 타던 시절에는 오르기 힘들어서 헥헥거렸던 아오바산을 올랐다. 토호쿠대학 공학계연구과 화학공학과 건물 앞에서 버스를 내렸다.
몇백 번이나 이 건물 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했을까. 정말 1년 만이다. 그리움에 젖어서 화공과 건물을 잠시 쳐다보다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 2010 한여름 페스타 22일차, JR패스 개통 13일째, 9월 15일 수요일 오후 5시 10분
토호쿠대학 공학계연구과
1년 전에 숱하게 왔다갔다했던 연구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찬가지로 익숙한 연구실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른쪽에 앉아 계신 준교수님께 인사.
유세현「お久しぶりでございます!」
준교수「おお!あさひくん!久しぶりです。合格おめでとう。」
유세현「...」
....
유세현「...へ?何の合格ですか?」
준교수「....おいおい;;」
허허, 하고 웃던 준교수님은,
준교수「아사히군, 아직 몰랐는가? 자네는 도쿄대학에 합격했네!」
유세현「....예!?」
합격자 발표가 내걸린 지난 월요일, 츠 교수님이 이곳 교수님께 전화 연락을 했으며, 결과는 확실하게 합격이라는 이야기를 아래층의 비서님께 다시 전해 들었다. 훗날 알게 되었지만, 서울의 홍차누님 댁에도 EMS로 합격통지가 이미 어제 화요일에 도착하였으며, 홍차 누님이 이 사실을 부모님께 전해올린 지 하루가 지난 뒤였다. 월요일부터 지금까지 홋카이도를 헤매고 인터넷도 전혀 쓰지 못했기에.. 결국은 가족, 연구실 사람들이 다 알고 있었는데 정작 본인이 합격 사실을 가장 늦게 알게 되었다는 이런 만화에나 나올 법한 일이 있나.
들고 다니던 넷북을 인터넷에 연결하고 MSN을 실행시키자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가족들의 합격 축하 문자 메시지. 그제서야 지난 주일에 아사히카와 6조 교회에서, 오늘 아침에 피로에 쩔어 있을 때 계시해 준 모든 것이 진짜 합격을 의미했다고 절실하게 깨달았다.
아, 그런가.
나.. 동대생이 되었구나.
* 2010 한여름 페스타 22일차, JR패스 개통 13일째, 9월 15일 수요일 오후 7시 00분
센다이의 어느 주점 (居酒屋)
그날 저녁은 파티였다. 1년 전에 함께 동고동락한 연구실의 동료들과 주점으로 들어가서 실컷 먹고 마시고 놀았다. 그러면서 마무리지어가는 전국여행과 합격의 행복감 때문에 조금 많이 들뜬상태의 (..) 헛소리 개그 포지션에 연구실의 전 멤버가 폭소를 거듭했다. 나올 때 '너무 웃어서 배아프다'고. 물론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는 기억에 없으나 (..) 오랜만에 찾아왔다고 모임을 열어준 연구실 사람들이 너무도 고마웠다.
그래, 너무도 감사했다. 나의 1년은 이 연구실 사람들이 없이는 불가능한 과정이었으니까.
잠은 박사님 댁에서 잤다. 교환학생 시절에는 아직 박사과정으로 계셨던 박사님. 센다이의 적당한 PC방에서 밤을 새울 생각이었는데, 당일 바로 숙식을 제공해 주셔서 정말 무어라 드릴 말 없을 정도. 무제한적으로 친절을 배후신 박사님의 은혜를 잊지 못하리.
* 2010 한여름 페스타 23일차, JR패스 개통 마지막날 14일째, 9월 16일 수요일 오전 7시 00분
토호쿠대학 공학계연구과 연구실
다음 날, 비가 조금씩 내리는 와중에 다시 연구실에 들렀다. 차 태워주신 박사님께 감사... 연구실에 들어서자 K군이 열심히 연구자료를 만들고 있었다. 당시 석사 1년차로서, 토호쿠대학 상위 20명 내에 들어가 있어서 시험도 안 치르고 특례로 대학원에 합격한 우수한 능력 넘치는 인재. 그 K군이 내 아침형 인간식 생활을 따라 열심히 하고 있다고 이야기를 들으면, 정작 골때리는 생활을 보내고 있어서 부끄러울 지경..
아침 일찍 출근하신 교수님을 만났다. 1년 만이다.
유세현「아사히입니다, 1년 만에 뵙습니다.」
교수「오오, 아사히군! 어서 오게.」
모든 것이 교수님의 덕택이라고 인사하는 내게, 교수는 '지금부터야말로 더욱 중요한 때입니다. 우수한 엔지니어가 되기 위하여 열심히 정진하십시오!'하고 격려의 말을 남겨 주셨다. 감사합니다. 1년 전에 주신 많은 가르침, 도쿄에서도 계속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언제 다시 이 곳에 오게 될까. 교수는 은퇴를 하고 준교수님이 자리를 이어받고 계시려나. 그립고도 그리운 토호쿠 대학을 향하여 작별인사.
언젠가 다시 보자, 대학시절 1년을 함께 한 토호쿠 대학이여.
센다이에서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전 직장(..)이었던 맥도날드. 들어가 보니 니시나씨랑 아사카와씨가 카운터를 보고 있었다.
유세현「내가 누군지 기억해요?」
니시나「아사히군!^^」
모두에게 인사 잘 부탁해요~ 하고는 아침맥을 받아들고 방긋 웃으며 작별 인사를 드렸다. 사무실까지 찾아가보고 싶었지만, 시간이 허락치 않아서 어쩔 수 없군. 부디 평안하길...
JR패스 14일째 마지막 날인 오늘.... 센다이를 거쳐올 수 있어서 오랜 추억을 되새겼다. 언젠가 다시 이곳에 올 날이 오겠지. 도쿄와 센다이는 멀면서도 가까운 곳이니까.
...
Festa.2010 청춘18프로젝트~일본편 (2010.08.25~09.20.)
오가사와라 제도 아침 해의 산 (2003-2010) ⓒ 正義の魔法使い, 水海 唯Se-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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