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제작한 작품은 <은하철도의 밤-남십자성>입니다. 여러모로 인연이 깊은 작품이지요. 그나저나 이 작품은 아직 한국의 조각퍼즐 제작사에서 만들지 않기 때문에, 별 도리 없이 일본 야노망사가 만든 것을 직수입해왔습니다. 가격은 액자까지 합쳐서 한 8만원.. 들었습니다. 으으, 수주받아서 한국에서 제작한 건 천피스라도 보통 2~3만원이면 되는데...



저번 인피니티 작품도 쉽지는 않았건만, 이번 작품도 솔직히 꽤나 고생했습니다. 가운데 가로지르는 은하철도(999 아님)나 그 아래쪽은 차라리 쉬운 편이지만, 가운데 십자가(남십자성) 양쪽으로는 무늬고 그림이고 없기 때문에 완전히 돌아버리는 줄 알았음. 나중엔 아예 일일이 모양을 직접 대 가면서 맞추었으니, 하아...-.+;;;;


그러나 이처럼 멋지게 완성되었습니다. 오오, 보기만 하여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만텐의 요조라!
그럼, 헛소리는 이만하고 이제...



항례의 그것을!! [...뭐, 안할 리가 없지--;;]



끈적끈적한 유액을 조각퍼즐 위로 쭈욱 붓고 질척질척하게 골고루 스며들도록
[그 묘사는 그러니까 됐다니까--;;;;]



주걱으로 신나게 샥샥샥~


건조!

....이리하여..


작품명 : 은하철도의 밤 - 남십자성 (Fantasy Railroad in the Stars - Southern Cross)
제작 : 미즈우미 유세현 (水海 唯Se-hyeon)
제작기간 : 2008.05.23~2008.06.21
그림 : 카가야 조 (J. KAGAYA)
규격 : 1000 PIECE (51cm X 73.5cm)


오오, 참으로 멋지지 아니한가!! 그야말로 환상적이로군요. 그동안의 피땀 어린 고생이 있어서 그런지 오늘따라 더욱 아름답기 그지없군. 거기다 유액까지 듬뿍 발라주었으니 쾌감까지 함께 흐흐흐...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기본이 안 되어 있는 놈-_-;;;;]

아마도, 일본으로 떠날 때 본가의 거실에 선물로 걸어놓고 갈 듯...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내리지 않으면 안 돼. 여기가 하늘나라로 가는 곳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소녀의 표정은 너무나 쓸쓸해 보였습니다.

" 하늘나라에는 뭐 하러 가는 거야? 우리는 여기를 하늘나라보다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우리 선생님은 말씀하셨어."
"하지만 우리 엄마도 하늘나라에 계시고, 신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거든."
"그런 신은 가짜야.
"너희 신이 가짜야."
"그렇지 않아."
"너희 신이라니, 어떤 신을 말하는 거지?"

청년이 웃으면서 물었습니다.

"사실은 잘 몰라요. 하지만 진정한 유일신이지요."
"물론 진정한 신은 한 분밖에 없지."
"그게 아니라 진정한 단 하나의 신을 말하는 거예요."
"내 말이 그 말이야. 너희가 말하는 그 진정한 신에게, 우리와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마."

청년은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두 손을 모았습니다. 소녀도 청년과 똑같이 두 손을 모았습니다. 모두 진심으로 이별을 아쉬워하는지 안색이 조금 창백해졌습니다. 조반니는 하마터면 소리내어 울음을 터뜨릴 뻔했습니다.

"준비는 다 됐니? 이제 곧 남십자성이야."




아아, 그때였습니다. 투명한 은하수의 아득한 아래쪽에서 파란색과 오렌지색, 그리고 온갖 빛에 휘감긴 십자가가 한 그루의 나무처럼 빛을 내뿜으며 나타났고, 그 위에 창백한 구름이 둥근 원이 되어 후광처럼 걸려 있었습니다. 갑자기 기차 안이 소란스러워졌고, 사람들은 모두 북쪽에 있던 십자가를 향해 한 것처럼 똑바로 서서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맛있는 참외에 달려들 때처럼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튀어나왔고, 그 소리에 뒤섞여 말할 수 없이 깊고 조심스러운 한숨 소리도 들려왔습니다. 십자가는 점점 창문 정면으로 가까이 다가왔고, 사과의 과육 같은 파르스름한 둥근 구름도 천천히 돌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할렐루야. 할렐루야."

사람들의 목소리가 밝고 즐겁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차가운 하늘 멀리서 표현할 길이 없이 투명하고 상쾌한 나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기차는 수많은 신호와 전등 불빛 속을 천천히 달려가더니 드디어 십자가 앞에 멈췄습니다.
(중략)
사람들은 모두 얌전하게 줄지어 걸어가더니, 십자가 앞에 있는 은하수 물가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잠시 후 새하얀 옷을 입은 신성한 사람이 투명한 은하수 물을 건너 다가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유리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진 뒤여서 기차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강물 아래쪽에서 은빛 안개가 한꺼번에 흘러나와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 미야자와 켄지, 「은하철도의 밤」


쓴 걸 보면 꼭 기독교 신도처럼 보이지만, 사실 미야자와 켄지는 불교인입니다. 그러면서 타종교인 기독교에 대한 폭넓은 교양과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인용을 한 덕택에 이처럼 신도들이 보아도 가슴 속에 깊이 남는 불후의 명문장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이 작품에서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개신교가 배워야 할 점은 없는가,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근데 여러분, 그거 아십니까. 어디의 어느 플라네타리움이고 상영하는 배경은 무조건 한여름의 밤하늘이라는 것을. 천궁의 한가운데를 우리은하가 은하수로 가로지르는 한여름의 밤이야말로 춘하추동 사계절 중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밤하늘의 진수를 보여주기 때문이지요. 제 생일이 7월 26일, 말하자면 미즈우미가 탄생한 시기가 바로 1년 중 가장 밤하늘의 별자리가 아름다운 때랍니다. 어린 시절부터 제가 여름밤의 하늘과 별 보는 거랑 조각퍼즐 맞추기를 좋아한 데는 다 이유가 있어요.^^

곧 한국에서도 플라네타리움 상영을 한다고 카가야씨가 말씀하셨으니, 혹여 관심 있는 분들은 애인 데리고, 없으면 저처럼 자매님을 데리고서라도 꼭 가서 보시길.


Posted by 水海유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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