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학기를 수강하고 있습니다. 월~금 1-2교시는 일본 문화와 예술의 이해..

이 과목을 알게 된 것은 카류선배가 수강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부터. 무슨 내용이냐고 여쭤보니 대체적으로 예상한 것처럼 일본의 전통 문화와 고전극 같은 예술이라고 하시더군요. 뭐, 그렇다면 내용은


카부키라든가..

실사백합학에서 유명한,


타카라즈카라든가, 그런 쪽인 것 같네요. 음, 이것은 들을 가치가 있겠어.

말하자면 이번 기회에 일본의 전통적인 문화와 예술에 대하여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어차피 토호쿠대학도 모에계열에 존재감 없는(...) 지방에 있으니, 아무래도 건너가면 미소녀게임보다는 고전예술이라든가 일본의 일상 등을 많이 향유할 듯하고. 통닭대는 03학번까지는 계절학기가 평량평균에 포함되지 않으니 마음 편하게 들을 생각으로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첫 시간, 강사가 들어와서 인사합니다.

"여러분, 안녕하세요. 이 일본의 문화와 예술의 이해 과목을 맡은 강사입니다. 저는 여러분들께 1980년대 이후의 일본의 문화와 예술에 관하여 강의를 이끌어갈 계획입니다."

.......1980년대.. 이후의....?

"앞으로 수업시간에 다양한 장르와 미디어를 많이 다루고 접하게 될 것인데, 물론 여러분들에게 친숙한 일본 영화도 있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오탘후라는 단어의 개념에 대하여 잘 파악하는 것입니다."


....
.
.


유세현 : !!!!!!!!!!!!!!!!!!!?

강사 : 그래서! 수업시간에 제가 '애니메이션'도 자주 다룰 것이고! '만화'의 스틸 컷! 그리고 라이트노벨! 줄여서 '라노베'라고 하는 다소 독특한 미디어도 함께 다루면서! 일본의 문화와 예술에 대한 이해를 팍팍 높여!!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친숙한 단어가 마구마구 등장하고 있습니다만 (절레절레)

강사 : 그래서 제가 문화를 연구하는 입장에서, 일부러 한 번을 가 본 데가 어디가 있느냐면, 도쿄에 보면 '오다이바'란 곳이 있는데, 거기 '아리아케'에 1년에 두 번씩 자기들끼리 그린 동인지를 가지고 판매를 하는 대단히 큰 행사가 있어요!

유세현 : (으응, 그래, 그런 행사가 있었지.)

강사 : 거기에 정말 사람이 엄청 모이는데!

유세현 : (응 참 많았지~)

강사 : 제가 갔을 때는 날이 너무 더워서!

유세현 : (그래 무척 더웠었어~)


[싱크로 맞추면서 현실도피하지마!! --;;] (...먼바다)

강사 : 그런 연유로 이번 주에는 개념적인 부분에 대해서 이해를 하고, 다음주부터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라는 작품을 함께 감상하면서......



잠깐 기다려, 카류선배는 일본의 문화와 예술의 이해 과목은 분명 일본의 전통적인 문화와 연극과 같은 예술에 대한 강의라고 하지 않았던가!? 타카라즈카라든가, 일본의 목욕문화라든가, 역사라든가, 카부키라든가, 뭐 그런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더니 어째서 갑자기 '오탘후'에서부터 이상하게 친숙한 단어들이 이 강의에서 출현하는 거지!?

서둘러 실라버스와 강의노트를 다운로드받아 출력해 보니,









오타쿠학이다!
오타쿠학이 통닭대에 있었어!?!!

으워어, 보통 '일본의 문화와 예술'이라 하면 어감이 딱 그렇잖습니까. 보통 고전문화를 생각하지 않나요? 이거 정말 기대도 안하고 일본의 전통 문화를 연구하기 위해 들어왔는데 설마하니 이런 내용의 강의일 줄이야. 말을 전해들은 카류선배도 '뭐야 그게! 내가 들은 건 진짜로 통문화와 예술이 주제였다고! 그런 내용이 강의였단 말이야!?!?'하고 절규하시는군요.

이러다가 제 정체(?)가 발각되면 이제 강사가 진지한 표정으로 제게 다가와,


강사 : 부디, 그대를 실험연구재료로...


Posted by 水海유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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