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다이에서 뭐 하는 이벤트 없나.. 하고 뒤적이던 중에, 하루 전인 어제에 막 발견했습니다. 국립 센다이전파전문고교(仙台電波高専祭)의 학교축제에 카게야마 히로노부(影山ヒロノブ), 엔도 마사아키(遠藤正明), 키타다니 히로시(きただにひろし)가 온다고 하더군요. 미소녀취향이지 열혈취향은 아니라서 한국에서 콘서트를 열어도 신청하지 않았을 정도지만, 그래도 고교축제 경험삼아 가보려고 아침 일찍 길을 나섰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그 유명한 잼플을 무료입장(!)으로 이 구석진 센다이의 학교축제에 초청하다니..
센다이전파고교 총학생회... 제법 능력이 있는걸??




전파고의 위치는 아이코역에서 걸어 20분 가량. 기숙사랑 가까운 복지대학 근처에서 아이코역까지 JR선이 놓여 있지만, 경사가 가파르거나 길이 복잡한 것도 아니라서 자전거 고고싱. 아이코역에 도착해서 자전거주차장에 자전거 주차하는 비용 40엔. 아이코역에서 학교까지는 셔틀버스가 다닙니다.



토호쿠에서 8개밖에 없다는 국립고, 전파전문고.


흐음, 갸루게에서나 가끔 보던 고교축제를 직접 와보는 것도 처음이로군...
좋은 체험이 되겠는걸.(끄덕끄덕


잼프로젝트 라이브는 공짜인 대신에 스탬프랠리, 라고 하여 이곳저곳에서 스탬프를 받아 정리권과 교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차근차근 하기도 귀찮으니 스탬프부터 연속으로 때려박기 끝내버리고. 아래 두 개는 11시와 12시에 체육관에서 힌트를 주면, 그 힌트를 듣고 스탬프가 숨겨진 곳으로 가서 받아오면 되는 방식이지만, 워낙 사람이 많아서 우르르~ 몰려가다 보니 그냥 따라가기만 해도 스탬프 받기는 껌.

스탬프를 모두 받고, 느긋하게 학원제 구경을 해봅시다.



S.O.F단 (....) [.....]
뭔가 싶었지만 곧 나옵니다. 상당히 멋진 단이었다는 결론 우선.



아래에 적힌 글귀.
이 부스는 동방프로젝트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먼산)



.....あると思った。
絶対にあると思ったよ



부스를 내놓고 이것저것 맛있는 걸 팔고 있지만,
돈없는 유학생은 집에서 싸온 야키오니기리나 슬슬 소금쳐서 먹고.

* 다도회


다시 이곳저곳 돌다가 다도회에 들어갔습니다. 무언가 정통 다도를 체험하는 곳인 듯. 순서를 기다려 들어가 보니 다다미가 깔린 정갈한 방이 드러납니다. 남들 따라 무릎을 꿇고 앉고 있자니..

세라복을 입은 여고생이, 화과자가 놓인 작은 목제 쟁반을 들고 들어와서, 제 앞에 무릎을 꿇더니, 화과자를 제 앞에 놓고는,

여고생 : 受け取ってください。

하고선 손을 무릎 앞에 가지런히 모으고는, 저한테 꾸벅 절을 합니다. (....)
급 당황한 저도 서둘러 고개랑 몸을 숙여 맞절하고.


뭐, 뭔가 본격적인 화과자인데!?



그 옆에서는 검은 양장차림의 여고생이 마찬가지로 무릎을 꿇고 녹차를 달이고 있음. 먼저 화과자를 드시라는 말에 먹어 봤는데, 오오.. 이거 이거 겉모양뿐만 아니라 단팥이 든 이 맛이 그야말로 죽음으로 환상적이구나!!

하는데 다시 저에게 화과자를 주었던 세라복 여고생이 들어와서, 옆에 양장차림 여고생이 달인 녹차를 가지고 오더니, 방금 전처럼 제 앞에서 무릎을 꿇고, 공손하게 차를 내려주고는, 다시 절... 저도 맞절.


벽에 차려진 대로 왼손으로 찻잔을 받치고는 오른손으로 살짝 돌려가며 마셨습니다.


저한테 화과자랑 차를 서빙(?)해 준 저 여고생, 상냥해서 꽤나 인기 좋겠는걸. 얼굴도 예쁘던데.


차를 싹 비우자, 이번엔 양장 여고생이 와서, 공손히 절하고 찻잔을 가져갔습니다.

.....

하다보니 의도치않게 여고생과 무릎꿇고 맞절하는 게,
생각보다 괜찮은데!? [....뭣!?-_-;;]


저한테 서빙해 준 세라복 차림의 여고생에게, 이 다도에 관해 물어 보니, 뭔가 기모노 입은 할머니와 둘이서 합세하여 역사적인 어려운 말을 잔뜩 해줍니다. 토호쿠지방에 유파가 세개가 있는데 뭐이가 어이고 저이가 저렇고 선생 이름도 나오고. 대부분은 다 까먹었지만, 좋은 체험이었다고 감사를 드리자, 매년 하고 있으니 내년에도 꼭 와달라고 밝게 웃으며 인사.


.......


내년에?(......)


* 라이브 준비 라스트



최종 힌트의 스탬프를 찍고 정리권과 교체. 이제 1시 30분부터 입장 개시입니다.


줄을 쭉 늘어서 있는 사람들. 그리고 이 뒤로는 사진이 없습니다.

......

촬영 불가 원칙으로 인하여 파워샷 에리스는 맡겼습니다. 그런고로 사진 없음. 지금부턴 말 설명으로 들어갑니다.


* S.O.F단 LIVE!

1시 반 입장, 2시 반 시작인데.. 2시부터 S.O.F단(...)의 라이브가 시작되었습니다. 전파고교의 학생들과, 그리고 단장은 선생.(..) 근데 전부 코스프레를 하고 왔습니다. 건담도 있지만, 어 뭐랄까. 단장 선생은 하루히처럼 노랑리본으로 머리를 챡 묶었고, 그리고 그 중에 홍일점 여고생 한 명은 아사히나 미쿠루 메이드복 코스프레.

.......

근데 그 여고생이 이 학교에선 아이돌격인가 봅니다. 뒤에서 남자애들이 정신을 못차리고 '여길 돌아봐! 보아줘!!'하고 비명을 지르는 걸로 봐선. 머리도 살짝 밝은 갈색풍인 걸 트윈테일로 묶고 메이드복까지 입은데다 기본 몸매와 얼굴이 받쳐주니, 주위에 여자들도 '귀엽다!!'감탄사가 연발.



처음의, "みんな!抱きしめて!!"가 하도 파괴력이 엄청나서 멍청하게 있다가,
두번째 곡부터는 전주 듣고 뿜었습니다.

설마설마하니 이 센다이 구석탱이에서 미쿠루 코스프레 일본 여고생이 직접 시전하는 이걸 듣게 될 줄이야 orz


* JAM PROJECT LIVE!
2시 반부터 JAM의 라이브가 90분 실시되었습니다. 한국에선 내한공연한다고 해도 신청도 안했건만, 이렇게 센다이에 와서 생각지도 못하게, 공짜로 그것도 앞에서 너댓번째 줄 가운데에서 이렇게 볼 줄이야. 체육관 한가득 사람들이 차 있습니다. 한국에선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관객 연령층도 초딩에서 여고생, 여대생, 아줌마까지 다양. 성별도 여자가 상당히 많습니다. 제 옆에 있던 아가씨, 참 열광적이더군요.


한국에서 제 환송회 전날이 잼플공연이었지요 아마? 다들 목이 이상해져 돌아온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저도 목이 좀 이상한듯. 쿨럭;;



SYSTEM..
세라복 여고생에게 무릎꿇고 절받아봤습니다.
JAM PROJECT의 라이브에 참가했습니다.

.....오늘 쓴 돈...
다도체험 0엔, 라이브 0엔. 자전거 주차비 40엔. 끝.

Posted by 水海유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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