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게 사쿠라님의 단독 라이브 참여 기록.



・ 상위항목1 : 오가사와라 제도 백합의 하츠네섬 종합관광안내지도 - 이벤터 활동

・ 상위항목2 : 오가사와라 제도 백합의 하츠네섬 종합관광안내지도 - 대여행기록 - 2009대여행


2009 한여름 페스타~칸나기 Summer Alive~ (2009/7/31-8/30)

・ 7/31 금 : 도쿄 이동

・ 8/1 토 : 제2회 일본기독교단청년학회

・ 8/2 일 : 탄게 사쿠라 라이브 LIVE・SAKURA

・ 8/5 수 : 제40회 센다이칠석제 전야 불꽃축제


・ 8/8-9 토-일 : Saki-동방풍신록-오네가이 시리즈 성지여행 (서문)

 사키-Saki- 성지여행 : ①스와호수 ②시오지리
 동방풍신록 성지여행 : 스와타니 신사
 오네가이 시리즈 성지여행 : ①알펜하임산정 ②놀이터 및 성호정 ③키자키 호수 일대
 영강강페스타2009 - 시나가와 스테라볼


・ 8/12 수 : ① 은하철도의 밤 성지여행토호쿠리아스해안 철도여행


・ 8/13 목 : 아키하바라전기야외제

・ 8/14 금 : 2009 Summer Comic Market 76 The 1st Day

・ 8/15 토 : 2009 Summer Comic Market 76 The 2nd Day + 알케미스트마츠리2009

・ 8/16 일 : 2009 Summer Comic Market 76 The 3rd Day + 와일드스트로베리 라이브 - 이노우에 키쿠코 출연
・ 8/17 일 : ちょっかな (ちょっと3日間歩き回ってはしゃぎ過ぎたけど、ちょっとまだまだ全然お祭り気分が冷めないから、ちょっとお台場に遊びに出てみたら、ちょっと面白そうなイベントやってるんじゃないかな?かな?ライブ)


・ 8/18-19 화-수 : 후지산 정상 등반 ① 1일차 ② 2일차


・ 8/20 목 : 극장판 공의경계 제7장 및 타카나시 에리 칸나기 전시회

・ 8/21 금 : ① 건담엑스포와 철도 박람회2009 한여름 페스타 종료 감사예배


・ 8/22-23 토-일 : Animelo Summer Live 2009-RE:BRIDGE-


・ 8/26 수 : 연구실 송별회
・ 8/27 목 : 마지막 칸나기 성지여행과 칸나기 여신과의 작별, KOTOKO 라이브투어 센다이공연
・ 8/28 금 : 대한민국 귀국
・ 8/29 토 : 이와오 준코 한국 팬미팅
・ 8/30 일 : 한국판 뉴타입 10주년 기념 한일 애니송 페스티벌




「LIVE・SAKURA」

・ 개최일시 : 2009.08.02.
・ 개최지 : LAPIN ET HALOT(ラパン・エ・アロ) B1F
・ 티켓 : 4,500엔
・ 좌석 : I 87

탄게 사쿠라 (丹下 桜) : TV Animation 「카드캡터 사쿠라」 키노모토 사쿠라 역

세트리스트 :
OPポエム
M1 それがあなたのいいところ
MC
M2 Bright shine on Time
M3 Make A Wish
MC
M4 MAICOは踊る
M5 デフォルトの笑顔
M6 美ら唄
絵本朗読『なつのいちにち』
M7 C.H.O.C.O 
M8 あなたといれば
MC
M9  Catch You Catch Me
M10  プラチナ
~Encore~
M11  tune my love
MC
M12 rising dream
EDポエム


애니를 취미삼는 20대 중에 「카드캡터 사쿠라」를 모르는 사람은 그다지 없을지도.. 11년 전 1998년에 NHK에서 방영된 CLAMP의 작품. 당시의 ‘호에~’라든가 ‘하냐앙~’같은 미사어구(?)의 파괴력이란..


그뒤로 긴 세월을 침묵 속에서 보내셔서.. 사쿠라 이후 탄게 사쿠라님 연기를 들을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은 아쉬웠다. 그래도 실질적으로 ‘일본어 독학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카드캡터 사쿠라에 대한 진한 추억은.. 수많은 사람들의 잠재의식 속에 재워져 있지 않을까.

그 탄게 사쿠라님이 8월 2일, 도쿄의 한 카페에서 미니 라이브를 개최하였다. 티켓팅은 오후 9시. 이메일 선착순 신청으로 이루어졌다. 10년의 세월을 넘어선 감동을 맞이할 준비를 충분하게..


교회 건물 밖으로 나오자, 목사님이 불렀다.

"아사히씨, 어디 가십니까?"
"5시부터 오모테산도에 볼일이 있습니다. 7시엔 끝나리라 봅니다."
"그럼 끝나고 연락을 주시지요. 자매들과 저쪽 교회에서 함께 저녁을 듭시다."
"용무가 끝나고 바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휴대전화 번호를 나누고 헤어졌다. 저 ‘우연한 초청’이 다음 날의 신칸센 티켓으로 이어졌다.




탄게 사쿠라님의 라이브가 열리는 곳은 오모테산도의 LAPIN ET HALOT. 롯본기에서 지하철로 오모테산도까지는 꽤나 귀찮아 보인다. 걸어서 이동. 거리는 약 3km. 걸음걸이가 빠른 편이라 약 25분 가량이 걸렸다.



위치를 표시한 도쿄지도첩을 확인하며 걷기를 한참. 아오야마 학원을 곁에 두고 큰 길을 건넜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걸어가자 오늘의 장소가 모습을 드러낸다. 다소 오타쿠삘(?)이 나는 아저씨들이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있는 것을 보니, 맞기는 한 모양.(?) 입장 시각까지는 약 30분이 남았다. 지정좌석제라서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잠시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PSP로 클라나드를 한 편 감상.


시간이 되어 라이브장으로 내려갔다. 입구에서는 스태프들이 탄게 사쿠라님의 상품을 팔고 있었다. 친필 싸인이 들어간 음반, 책자 등. 카드캡터 사쿠라는 보이지 않는군. 






무엇을 살까, 고민하다가 동화책을 구입했다. 제목은 うたのすきなことり. 탄게 사쿠라씨가 직접 지은 동화였다. ‘大好き’라는 감정을 느끼며 노래하는 작은 새의 단순하지만 온화한 이야기. 책 뒤에는 부록CD가 붙여져 있었다. 탄게 사쿠라씨가 녹음하신 CD. 가까이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스태프에게 말을 걸었다.

"사합니다^^"
"탄게 사쿠라씨에게, 한국에서 팬이 참석했었다고 전해주세요."
"아, 그렇다면!?"
"네. "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부디 힘내달라고, 말씀 좀..."
"네, 꼭 전해드리겠습니다."


라이브 회장은 소규모였다. 본디 올스탠딩이었을 법한 평평한 바닥에, 앉을 수 있는 접이식 의자. 좌석인 I는 앞에서부터 A-B-C... 순이었지만 워낙 작은 곳이라서 그다지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의자에 앉았다. 라이브에서 개막을 기다리며 생각에 잠겼다. 라이브장에서 아티스트와의 인연을 회고하는 버릇이다. 10년 전, 카드캡터 사쿠라를 보며 황홀해 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다이도우지 토모요의 ‘밤의 노래’를 들으며. “絶対大丈夫だよ!”는 비단 작중에서만이 아니라 시청자에게도 ‘무적의 주문’이었다. <카드캡터 사쿠라 논문 제전>은 현재 2대 프로젝트로 등재되어 있다.

가나조차 읽지 못하던 그 때. 카드캡터 사쿠라의 노래를 들으며, 밤의 노래를 들으며 한 글자 한 글자 정성껏 써가며 연습하던 중학교 3학년 16세 시절. 농촌에서 논밭을 바라보고 살던 존재감 없는 소년 10년 후, 이렇게 교환학생의 자격으로, 귀국하기 직전에, 도쿄에서, ‘키노모토 사쿠라’의 목소리를 生로 듣게 될 줄이야,

17시 30분, 라이브는 막을 올렸다. 녹색 원피스를 차려입은 탄게 사쿠라님이 무대로 걸어 나왔다.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노래를 시작했다. 도깨비라도 본 듯이 입을 딱 벌리고 멍한 표정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세련되고도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었거든. 10년 전에 모처의 카캡사 팬페이지에서 얼핏 본 사진과는 차원이 달랐다.

라이브 시간은 전체 1시간 13분.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간단한 토크, 중간에 동화낭독, 앵콜의 순서. 감상은 표현하기조차 힘들다. 소년시절의 나를 일본어의 세계로 이끌어 주신 목소리를 눈앞에서 生로 듣자니, 10년의 세월이 생각나서.

라이브가 중반에 들어섰다. 간절히 원하던 노래가 시작되었다. ‘카드캡터 사쿠라’의 곡. 우선 사쿠라-토모요의 이미지송 ‘あなたといれば’로 시작. 1기 오프닝 Catch you Catch me를 이어 부르시더니, 3기 오프닝 플라티나가 이어졌다.

플라티나의 간주에 돌입했을 때, 탄게 사쿠라님이 주먹을 꼭 쥐고 외쳤다.



별의 힘을 숨긴 열쇠여,
그 진정한 힘을 내 앞에 드러내라!
계약자, 사쿠라가 명한다!
레리-즈!!!


....


...전미가 울었다.




라이브가 끝난 후. 밖으로 나오니 비가 그쳤다. 마음 속 깊은 감동을 만끽하며... 다른 교회로 향했다.


2년 전 2007 한여름 페스타 안경회 일본원정단 시절 코미켓 3일차 대신 교회에 왔을때, 일본인 청년들을 모아놓고 학회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때 통역에 도움주신 다른 목사님의 교회. 여기서 자매들 3명과 다시 만났다.


잠시 대기하다가, 어느 분과 함께 합류하여 초밥집으로 갔다. 차 속에서 간단히 인사. 성이 어디서 들어본 이름이라 갸웃했더니, 학회에서 기조강연을 하셨던 총장님의 아드님으로, 이바라키(茨城)현의 한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시무 중이시라. 그렇게 담임목사 3분+청년 4명... 이라는 조합으로 초밥집. 안내를 받아 2층으로 올라갔다.

오후 9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침형 인간이라 밤 9시면 잠자리에 들 시간. 물론 사람들과 어울리는 중에는 피곤해도 가급적 내색을 않고 참는 편이지만. 다소 졸린 내 앞으로 살아생전 처음 보는 온갖 고급 초밥요리가 계속해서 상 위로 올라왔다.

"아사히씨, 어서 드시지요. 이 초밥이 ***이고 이것이 &&&인데, 이 기회에 반드시 먹어보셔야지요!"
"아하하, 이거 참...;;"


내륙출신인지라 별달리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았지. ...만, 딱히 알레르기가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익숙하지 않을 뿐. 간장에 와사비를 치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며 쉴 새 없이 먹었다. (나중에 자매님 왈, 하도 잘 먹어서 배가 엄청 고팠는 줄 알았다던가?)


전문 초밥집에서 초밥 먹어본 것이 이때가 처음이었다. 편의점이나 뷔페 초밥과는 역시 맛의 깊이가 다르다.


그렇게 온갖 초밥을 집어먹고, 계산은 목사님이 해버렸다. 잘 몰랐는데 그때 먹은 초밥이 한 4만 엔(!)쯤 된다고. 한밤중에 비싼 고급 초밥을 공짜로 대접을 받다니, 미안해서 어쩌지?


2차로 디저트를 먹자고 찻집으로. 드링크바를 시켜놓고 리필을 해 가며, 젊은 목사님이랑 잡담을 하자.. 항상 그렇듯이 별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한 것도 아닌데, 앞에 앉은 목사님과 아가씨들이 재미있게 웃었다. 말투와 억양이 재미있다나? 본인으로선 잘 모르겠다. 의외로 죽이 잘 맞았지만.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파장이 겹친다고 할까? 자연스럽게 내일 일정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여기 누나하고 다른 자매들은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관광을 하고 가지만요. 저는 내일 최대한 빨리 센다이로 내려가야 해요. 화, 수요일에 연속으로 전공 시험이 있거든요. 다만 청춘18이라서 7~8시간은 전철을 타야 하죠.”


이야기를 들은 목사님이 자기 집에서 자고 가라고. 댁 이바라키에 있으니, 거기서 출발하면 한두 시간을 벌 수 있다. 처음 만난 사이인데 이렇게까지 사정을 봐 주신 목사님께 감사하며, 식사를 마치고 이바라키로. 가는 철도 속에서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신앙, 장래, 기타 등.


막차를 타고 도착하여 씻고 자리에 눕자, 이미 새벽 2시가 가까웠다. 피곤하겠군~ 잠은 보통전철 안에서 해결해야지. 의식은 금방 옅어져 갔다.


“아사히씨, 아사히씨!?”

목사님이 부르는 목소리에 일어나 보니, 이미 동이 터 오고 있었다.

"생각해 봤는데, 역시 청춘18로 센다이까지는 힘드실 것 같아요. 자, 신칸센을 타러 갑시다!"
"신칸센까지 탈 여유는...."

"제가 티켓을 사 드릴게요."


귀를 의심했다. 도쿄에서 센다이까지의 신칸센 가격은 1만 엔이 넘는다.


"그, 그럴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제가 아사히씨에게 폐를 끼치는 건 아니죠?"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 결정입니다. 자, 어서 가시죠!"




자가용에 태워서 역에 데리고 간 다음, 우에노까지 가는 슈퍼히타치 특급열차 자유석 티켓을 두 개 사서 내게 건네주었다. 물론 슈퍼히타치를 타는 것도 처음이다.



히타치에서 내려 미도리창구에 달려가, 목사님이 끊어 주신 티켓은 7시 42분발 하야테 지정석이었다.



시간이 급해서 서둘러 내려가자, 목사님은 봉투를 하나 내미셨다.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 등이 적혀 있었다.


"아사히씨, 적당히 적을 데가 없어서 이 위에 제 연락처를 적었습니다. 일본에서 어려운 일이 있거나 할 때는 주저없이 제게 연락을 주시지요."

"이렇게 도와주셔서 어떻게 감사의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 때문에 이렇게 돈을 많이 쓰셔서...."
"저는 아직 홀몸입니다. 이럴 때 아사히씨를 돕기 위해 쓰는 것은 아주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저야말로 아사히씨가 전공시험으로 바쁜 가운데에도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학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명 받았습니다. 아사히씨는 분명 하나님께서 귀하게 쓰실 분입니다. 앞으로도 일본기독교단과 한국개신교의 교류와 발전을 위해 힘내주십시오."

"물론입니다!"


굳게 악수를 나누었다. 우리들의 짧은 만남은 그렇게 마지막을 장식했다.


신칸센에 올라 자리에 앉아 봉투 속을 들여다보자, 거기에는 ‘시험 끝나고 맛있는 거 사드세요!’하는 메시지와 함께 1만 엔짜리 지폐가 한 장 들어 있었다.


"....."


학회, 숙박, 식사, 그리고 탄게 사쿠라님의 라이브와, 좋은 인연... '2009 한여름 페스타'의 첫 번째 일정은 좋은 일의 연속이었다. 그간 입은 수많은 은혜에 감사 기도를 올리며, 생전 처음으로 타 보는 신칸센 하야테는 엄청난 속도로 센다이를 향해 내려갔다.


보통열차 7~8시간을 단 1시간 20분만에 주파하고 센다이에 도달하며, 구름진 하늘을 올려보았다.

“이제 교환유학의 제2영역권 마지막 전투를 치를 시간이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두 개의 시험은 결코 만만치 않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면 비싼 돈을 들여 신칸센 티켓을 사 주고 용돈까지 얹어 주신 목사님께 죄를 짓는 것이다.

"탄게 사쿠라님도 뵈었으니까 말이지!"


월요일 아침에 신칸센을 타고 내려와, 기숙사에서 한숨 돌린 후 막바로 연구실에서 기말고사 공부를 시작했다. 다음날인 화요일 아침에 분리공학(Separation Engineering), 수요일 아침에 에너지공학(エネルギー工学)의 시험이 예정대로 실시. 결과, 두 과목 모두 A학점을 잘 받았다. 특히 에너지공학은 100점 만점에 99점으로 더블 A학점(AA)을 수여받을 수 있었다.


도와주신 목사님과 모든 분들께 감사를.

아직 2009 한여름 페스타는 시작했을 뿐이다.



탄게 사쿠라님의 블로그 후기



Posted by 水海유세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