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EEK(공학교육인증) 선택자들의 필수과정으로서 03학번 공대생들은 공학소양과목을 반드시 9학점(=3과목) 이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평소 경제학에 관심을 갖고 있던 차인지라, 이번 학기에 경제학으로만 내리 세 과목을 때려 넣었지요. 후회는 안하지만 장난이 아니게 빡세다는 데는 변함이 없군요.^^;;

한국경제신문 구독과 더불어 주요 기업의 CEO와 유명인사 등을 초청해 강연을 듣는 「공학시사경제와 기술경영」, 공학인들을 위한 회계학문인 「공학회계」, 재무의 원론적인 부분과 폭넓은 시사경제를 다루는 「경제성공학」 이 세 과목입니다. 이에 기업경제에 관한 이해를 좀 더 깊게 다루고, 또한 제 취미인 일본문화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일본 기업의 해석을 위해 학점과 무관하게, 저 스스로 카도카와 기업을 분석하기로 결정했으니... 다소 지루하겠지만 재미있게 봐 주시길. [언어도단!?]

이제사 대학에서 기초적인 회계학을 겨우 한 달 배운 과정에 있으므로 틀리거나 부진한 부분이 많을 텐데.. 고로 많은 충고와 지적을 바라며, 관련 자료는 주식회사 일본 카도카와 그룹 홀딩즈 반기(半期)보고서입니다. 2006년 12월 22일에 제출된 최신 자료를 이용할 예정. 그럴 분은 없겠지만, 쓸 내용의 수준도 상당히 빈약하기 짝이 없고(^^) 제가 일일이 번역하고 해석하여 올릴 글이기 때문에 무단 전재라든가 표절... 등은 사양해 주시길 당부합니다. 워낙 전례가 없고 희한한(?) 논조의 글이기 때문에, 알았죠? 조사하면 다 나와.(씨익)




회계는 관점, 즉 누가 보느냐에 따라서 정의가 달라지는 정보입니다. 내부에서 CEO 등의 사원이 보는 회계자료는 자기들끼리 볼 거니까 기준에 맞출 필요도 없고. 하지만 회계자료는 바깥사람들도 봅니다. 예를 들면 투자자라든가, 은행, 정부.. 등에서 보며 ‘이 기업은 상태가 좀 아리까리하군.’이라든가 ‘이 기업은 제대로 경영을 하는걸. 투자를 해보면 상한가를 칠지도 몰라.’등을 판별하죠. 공학도가 보는 회계의 관점은 후자, 즉 회계정보를 이용해 기업의 상태를 평가하는 쪽에 관심을 두게 됩니다. 바깥사람이니까. 전자의 회계를 관리회계, 후자를 재무회계라 부릅니다.

회계에 관련한 문서를 재무제표라 하는데, 이게 기업마다 멋대로 만들어 내면 읽기가 참 곤란하겠죠. 그래서 통일된 회계기준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정된 회계원칙(GAAP : General Accepted Accounting Principles)인 회계기준의 제약을 받죠. 국제적으로는 선진국의 회계사단체의 대표들이 설립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에서 국제회계기준(International Accounting standards)을 정했고, 한국에서도 한국회계기준위원회에서 국제회계기준에 따라 기준을 제정합니다. 아직까지는 국제기준과 약간 차이가 있는데, 2011년까지 완전 일치시키는 목표를 두고 있다네요.

한편 상장기업(증권거래소에서 주식과 회사채가 거래되는 기업)들은 주주와 채권자 등, 기업의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기업에 관련된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공시(disclosure)라고 하며, 이는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되어 있죠.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접속하면 재무제표라든가 감사보고서 등을 손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일본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에서 금융감독원이라 할 수 있는 곳은 금융청으로, 이곳에서 지시를 받은 대로 상장기업들은 재무상태를 공시하게 됩니다. 음.. 이거 PDF파일인데 락 걸려 있어서 붙여넣기가 안되네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금도 한국의 법조항이나 외래어 등엔 일본어가 많습니다. 회계도 마찬가지인지라, 일본의 재무제표를 보면 한국과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은 단어를 쓰는군요. 덕택에 번역이 좀 수월해질 듯. 일일이 다 쳐서 옮겨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분석 순서는 표지 다음부터 바로 재무제표로 넘어갑니다. 이유? 진도가 그렇게 되어 있으니까.


카도카와의 정식 명칭은 ‘주식회사 카도카와 홀딩즈 (Kadokawa Group Holdings, Inc.)’였군요. 2006년 12월 22일에 관동 재무국장에게 제출한 반기보고서, 라 제목이 달려 있습니다.


그럼 첫 번째로 재무제표의 대차대조표를 봅시다.

대차대조표라는 것은 일정 시점에서 기업의 재무상태를 나타내는 보고서로, 그 시점에서의 자산과 부채, 그리고 자본의 상태를 나타냅니다. 보고식(report form)과 계정식(account form)이 있는데, 보고식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자산, 부채, 자본 순으로 기록되고, 계정식에선 자산은 왼쪽편(차변)에, 부채와 자본은 오른쪽편(대변)에 기록됩니다. 경제신문에 보면 대차대조표 공고가 나오는데, 이 때는 계정식을 주로 쓰고. 카도카와 대차대조표는 보고식으로 쓰여 있군요. 아마 전년도와의 비교를 위해서 그런 모양.

여기서 자산이란 자기 돈+빌린 돈. 말하자면 자본과 부채를 합친 것이죠. 자산은 항상 부채와 자본의 합과 액수가 같아야 하는데(자산=부채+자본) 이를 대차평균의 원리라 합니다.


카도카와 중간비교대차대조표 자산부문 (2006.09.30 기준)


이런 식으로 작년과 비교해 놓은 대차대조표를 비교대차대조표라 합니다.

어디 봅쉐이. 자산이 제일 먼저 나온다는 건 위에서도 적었습니다. 1번에 유동자산. 유동자산이란 건 1년 이내로 갖다 팔건 은행에서 빼내건 현금화해서 바로 사용이 가능한 자산. 밑으로 현금과 예금, 유가증권 등이 나오죠. 고정자산은 당연히 1년 이내로 불가능한 것. 건물, 토지와 같은 부동산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동자산의 경우는 본래 공식적인 단어는 아니지만 이해하기에 아주 편리한 ‘현금박치기’를 위한 수단?

제가 필리핀에서 놀고먹던 2006년 9월 30일에 카도카와에선 2백억엔의 유동자산과 87억엔의 고정자산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고정자산에서 건물과 토지의 액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습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일본 땅값이 여전히 하락하고 있었던 걸 말해주나? 요즘엔 도로 오른다더만.

카도카와의 유동자산, 즉 현금박치기를 위해 쥐고 있는 지폐가 2005년에 비해 무려 1백억엔이 줄어들고, 대신에 고정자산의 투자유가증권이 1백억엔 증강했군요. 이를테면 자기네 돈으로 자기네 주식을 산겁니다. 2006년 초기에 카도카와의 이사진이나 경영상태에 무언가가 있었을까. 나중에 야후뉴스에서 검색해봐야지. 자사주식을 산 덕택에 유동성이 약간 떨어졌군요. 유동성이 높다는 건 기업에 현금이 많다는 소리.

이리하여 결론, 카도카와는 현금박치기용 지폐가 20%, 부동산이나 투자주식이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대차대조표의 대변이라 할 수 있는 부채와 자본 내역이 나옵니다.


카도카와 중간비교대차대조표 부채와 자본 부문 (2006.09.30 기준)


2006년 자본내역은 아직 결산이 아니어서 그런지 비어 있군요.

부채는 말 그대로 빌린 돈입니다. 유동과 고정의 차이는 마찬가지로 1년. 지불매수금이 223억엔에다 사채가 114억엔으로 가장 많군요. 2005년도 기준으로 볼 때 자본금이 778억엔. 즉, 카도카와의 자산은 빌린 돈이 43.9%, 자기 돈이 55.3%라 할 수 있습니다. 빌린 돈이 반이나 되냐, 라고 하실 수 있는데.. 자기 돈으로 장사하는 것보다 남의 돈을 땡겨다가 장사하는 게 기업이 더 이익을 낸다는게 경제학자들에 의해 증명이 되었다고 합니다. 전 거기까진 잘 모르니 생략하고..


두 번째 재무제표는 손익계산서입니다. 일정기간의 영업성과를 측정하는 보고서인데, 돈을 얼마 들여서 얼마 벌었는가 같은 게 나옵니다. 대차대조표가 시간을 정지시켜놓고 해석하는 거라면, 손익계산서는 기간으로 끊어서 해석한다고 볼 수 있죠.


카도카와 중간비교손익계산서 (2006.04.01~09.30 기준)


카도카와에서 2006년 4월 1일에서 9월 30일까지 반 년간의 매출액은 총 745억 9062만 4천 엔입니다. 그 밑에 매상원가라고 나오는데, 책 만드느라 들어간 종이값 같은 원자재비를 말하는 거죠. 원자재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74.3%이고, 매출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194억 엔.

여기서 판매비와 인건비를 빼야겠지요. 화물발송비 등을 스리슬슬 빼고 난 금액을 영업이익이라 합니다. 46억엔. 여기까지가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비용.

영업이 아닌 활동으로 벌거나 나가거나.. 하는 비용도 있죠. 예를 들면 은행 이자가 올랐다든가 내렸다든가. 그걸 더하고 빼고 나면 이걸 경상활동으로 얻은 이익이라 하여, 경상이익이라 합니다. 카도카와의 경상이익은 47억 엔 정도로군요.

이제 비경상활동비에 속하는 특별이익이나 특별손실을 더하고 빼고, 법인세와 주민세 비용까지 제하고 나면 드디어 당기순이익이 결정납니다. 카도카와의 당기순이익은 22억 엔. 단, 이게 카도카와 직원들이나 CEO, 사장의 돈이 아니에요. 그건 이미 경상지출에서 인건비로 나갔습니다. 이걸 어디다 써먹느냐 하는 걸 다루는 것이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입니다.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와 현금흐름표는 아직 완전히 배우지 못했으므로 우선은 패스.

이번 회계기간 동안의 일본경제는 국내수요의 핵심인 개인소비와 설비투자가 주도역을 맡아, 또한 수출도 강한 호조를 보여, 「숨결이 긴 회복이 계속되는」경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출판업계에 대한 이번 회계기간의 출판물 추정판매금액은 전 회계기간과 비교했을 때, 잡지 6.0% 감소, 서적 2.6% 증가, 전체적으로 2.6%의 감소와, 서적은 메가 히트 상품이 시장을 일으키는 구도가 되었지만, 잡지의 저조경향은 변함없고, 전체적으로는 힘든 경영환경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화산업에 대하여 이번 회계기간의 영화흥행수입액은 전 회계기간과 비교했을 때, 서양영화 7.0% 증가, 기타 9.4% 증가가 되어, 전체적으로는 108.1%가 되었습니다.

영상소프트업계에 대해서 이번 회계기간의 DVD소프트 출하액은, 대여점에의 출하는 증가하고 있지만, 판매시장에서의 서양영화의 부진이 원인으로, 전 회계기간의 97.3%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환경 덕택에 당사 그룹은, 출판사업, 영상사업에 브로드밴드시대에 대응하는 크로스미디어사업을 더한 총합미디어기업을 목표로, 그룹회사 각자가 수익성이 높은 온리원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중략) 종래에는 출판, 소프트, 디지털콘텐츠, 기타로 분류했던 것을, 새로이 출판, 영상, 크로스미디어, 기타로 분류하는 것으로 변경하였습니다.

출판산업segment는 전 회계기간 이래로 계속하여 서적부문의 호조가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영상산업은 기획, 제작, 배급, 흥행, DVD 등의 패키지 매상, TV 등에의 권리판매와 사업이 수직적으로 전개되는 중으로서, 통합에 의한 스케일메리트와 시너지효과의 극대화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 결과, 이번 회계기간의 운영업적은, 매상고 745억 90백만엔(전년도 동기간 대비 104.2%), 영업이익 46억 2백만엔(전년도 동기간 대비 222.5%), 경상이익 46억 81백만엔(전년도 동기간 대비 204.4%), 중개순이익 22억 2백만엔(전년도 동기간 대비 412.4%)으로서, 매상, 이익 모두가 전년도 동기간의 성적을 상회하는 결과가 되었습니다.

출판산업은 매상고 342억 32백만엔(전년도 동기간 대비 120.6%), 영업이익 40억 97백만엔(전년도 동기간 대비 210.1%)입니다.

<서적부문>
편집기획자 마케팅력의 강화책이 성공한 덕택에, 당사 그룹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미디어믹스 작품이 영상, 게임과 연동하는 형태가 되어, 다수의 문제작, 히트작을 만들어내어 호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단행본은 영화 「다빈치코드」에 연동한 「파즈루파레스」가 히트작품이 되었습니다. 이 외에는 「스핀」, 「책의 잡지」가 선택한 2006년 상반기 엔터테인먼트 작품 제1위가 된 (하략)

문 고는 업계의 반향, 화제를 불러 일으킨 책임판매제의 도입이 성공하여, 「다빈치 코드」가 당기간에 560만부, 누계 800만부를 넘어서는 기록적인 히트작품이 되었고, 「브레이브 스토리」도 당기간 150만부를 넘어선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천사와 악마」, 「댄 브라운」, 「살인의 문」 등, 인기작가작품을 중심으로 여름의 문고 페어가 타사의 범주를 넘어섰습니다. 거기에 라이트노벨즈에서는 사회현상이 된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시리즈를 시작으로 「작안의 샤나」 시리즈, 키노의 여행 시리즈, 채운국 시리즈 등이 미디어크로스 효과에 의해 히트를 기록했습니다.

코믹은 인기시리즈로서 많은 팬을 점유하고 있는 「파이브스타 이야기(12)」「요츠바랑!(5)」「기동전사 건담 The Origin(12, 13)」 등이 히트작이 되었습니다. 또한, 「케로로중사」「스즈미야 하루히」「진월담 월희」「BLOOD+」「교향시편에우레카세븐」「GUNSLINGER GIRL」 등, TV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중심으로 하여 미디어코믹스전개가 계속 호조입니다.

< 잡지, 광고부문>
최근 수년 이래, 잡지 비즈니스는 힘든 환경이 계속되고 있습니다만, 애니메이션 코믹스지 「뉴타입」, 게임정보지 「월간 패미통」, 「전격 플레이 스테이션」, 생활정보지「레타스클럽」, PC정보지 「월간 아스키」, 경마정보지 「사라브레」 등이 각자 분야 톱지가 확고한 프라이드력을 배경으로 계속해서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DVD 매상은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1~4)」이 폭발적인 히트를 기록한 이외, 드림웍스 작품 「뮨펜」 (하략)




이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카도카와라 하면 일본에서도 이름 날리는 기업인데, 심의와 의결을 받는 공적인 재무제표에서 ‘스즈미야 하루히 시리즈의 폭발적인 히트를 기록한’같은 문장이 나올 줄은, 카도카와 재무제표 받아보기 전까진 짐작조차 하지 못한 일입니다. 굳이 쿈의 말을 빌리자면, ‘또 하루히냐? 인기 많아서 좋겠다, 하루히!’

재무제표를 분석하며 여러 가지를 느낀 이틀이었습니다.

자료출처 : 일본 금융청 전자공시시스템
카도카와 재무제표 원본 : kadokawa.pdf


Posted by 水海유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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