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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SICAF는 영화제, <시간을 달리는 소녀> 스크리너에만 참석했기 때문에 본회의장에 가는 것은 얼마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군요. 고교생 때 가봤으니 근 7~8년만인가.



구 aT센터, 현 SETEC에 도착한 것은 오후 1시 55분 가량.. 
우리은행 카드를 내밀고 15% 할인 받은 입장권을 사서 들어갔습니다.



어차피 컨퍼런스야 4시부터니 SICAF나 좀 구경해볼까~ 하고 1관으로 슬슬 발걸음을 옮기다가 문에 붙은 사인회 광고를 보고 뒤집어질 듯이 놀랐습니다. 카가야 선생 사인회 이야기는 인터넷에서도 전혀 들은 바 없는데!? 단지 정보검색 능력이 부족한 탓이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시계를 급히 확인해 보니 2시가 되기 직전. 서둘러 1관 무대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1관 무대. 사인회를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에 끼여서 서성이다가 앞으로 슬슬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디지털 일러스트의 세계적인 거장, J.KAGAYA씨. 한국에는 처음 왔다는 카가야씨, 간단한 인삿말을 나눈 뒤 곧바로 사인회를 시작하더군요. 저도 서둘러 줄을 섰습니다. 앞 사람들 보니 한명씩 무대에 올라가서 사인을 받으며 간단히 인사하고 그렇게 가더군요. 오른쪽에 앉은 아가씨가 통역을 해주고 계신 듯. 저도 열 번째쯤 무대로 올라갔습니다. 오오, 존경하는 일러스터 카가야씨 앞에 제가 서니까 긴장타는데요!? 먼저 인사부터 했습니다.

[인사?] 그래요, 인사..



고! 키! 겐! 요!


..
.
.

응? 카가야씨, 그 '이런 인사 받아본 건 생전 처음이다!'같은 표정은 왜 짓고 계신 걸까나, 까나?

유세현 : 평안하십니까. 저는 미즈우미 아사히라고 합니다만.....
카가야 : 아, 예^^
유세현 : 제가 카가야씨의 팬이라서 이런 것도 했었는데, 어제 겨우 완성시켰습니다!


하고는 어제 완성시킨 카가야씨의 일러스트, 인피니티(INFINITY)를 액자에 넣고 찍은 사진이 마침 파워샷 에리스(디카)에 있길래 보여드렸습니다.


카가야씨가 보고 살짝 놀라며,

카가야 : 아! 직소퍼즐!!
유세현 : 네, 그렇습니다! 이야, 이거 천 피스 짜리라서 힘들었어요. 5개월 간 힘냈습니다.
카가야 : 그렇군요 ^^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자, 여기. (사인지를 건네주심)
유세현 : (받아들고) 앞으로도 좋은 작품 기대하겠습니다!
카가야 :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카가야씨와 영광스럽게도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오오오 ㅠ.ㅠ 오랜 세월을 동경하던 이 아름다운 조디악 12궁도 디지털 일러스트의 황금의 손과 내가 악수를 하다니~~~ 한껏 감격해서 무대를 내려오자, 이 꼬라지(?)를 본 스태프가 묻더군요.

스태프 : 원래 카가야씨의 팬이셨어요?
유세현 : 네, 그렇지요. (에리스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것도 천피스짜린데 어제 겨우 완성시켰거든요. 원래부터 저분 그림을 굉장히 좋아했었습니다.
스태프 : 아하, 그러시군요. 은하철도의 밤이란 작품도 아시나요?
유세현 : 미야자와 켄지씨의 원작도 책으로 읽어 봤고, 제작년에 일본 도쿄에 가서 직접 플라네타리움으로 감상도 했었습니다.



2006년 8월 21일, 일본 도쿄 이케부쿠로의 선샤인시티60에 설치되어 있는 플라네타리움, 스타라이트 돔 만텐에서 촬영한 <은하철도의 밤> 상영 안내문. 당시 미즈우미는 홍차 누님과 둘이서 감상하였음

스태프 : 와, 그러시구나! 이게요, 카가야씨의 한국어 홈페이지도 있거든요? 올해 여름에 한국에서도 플라네타리움에서 상영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유세현 : 앗, 그렇습니까. 그건 금시초문인데. 확정된 건가요?
스태프 : 네, 확정이에요.
유세현 : 아하,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이것이 바로 카가야씨에게 직접 받은 사인입니다. 할할(....)

자아, 사인도 잘 받았고 악수도 했고. 팬으로선 이미 과분할 정도. 이제 시카프를 한바퀴 돌기 전에, 카가야씨 컨퍼런스 장소에 미리 가서 대기순번을 확인해 봤습니다.

스태프 : 유세현님은 대기번호 28번이세요.
유세현 : 좌석이 총 70석이었지요. 에혀, 이거 들어가기 힘들겠네요.
스태프 : 글쎄요. 세션1에서는 반정도가 참석을 못하셔서, 아마 들어가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유세현 : 그래요? 음, 알겠습니다. 4시 시작이니 10분 전에 오도록 할게요.


하고선 이제 시카프를 진짜로 돌았습니다.




카가야씨의 대표작인 12궁도 조디악 전시장.. 가운데 화면에선 은하철도의 밤 상영중..


행사장을 돌다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서 가 보니, 저번 JMIC에 카토 에미리씨와 출연한 이후로 근 반년만에 뵙는 시영준씨가 기로로 역으로 행사장에 나와 계십니다. 그 옆으로 케로로 역의 양정화씨, 에도가와 코난 역의 김선혜씨와 한국성우계의 별 강수진씨... 어라, 강수진씨 실제로 뵙는 건 오늘 또 처음이네. [...] (...)

재미있게 토크쇼를 보다가 다시 돌다 보니..


<은하철도의 밤>을 상영하고 있군요. 내친 김이라 감상했습니다. 음.. 2년 전에 이케부쿠로의 선샤인시티 플라네타리움에서 봤을 때는 아무래도 돔형이라서 좋았는데, 평면으로 보니 느낌이 역시 덜하군요. 그래도 작품 자체의 퀄리티가 워낙 높기 때문에.. 2년 전의 첫 일본 여행의 추억을 상기하며 차분하게 보았습니다.

이제 시간이 되어 컨퍼런스장에 향했습니다. 스태프 왈,

스태프 : 본부쪽에서 지침이 내려와서, 그냥 여기 행사장에 계신 분들께 대기순번 새로 받고 있어요.
유세현 : 잉? 아가씨, 그러면 곤란한데. 예약하고 온 저는 낙동강오리알이 되는 건가요?
스태프 : 음.. 세현씨는 최우선 대기자로 등록해 드릴게요.


이리하여 저는 원래대로라면 대기순번이 28번째였음에도 불구하고, 본부측의 지침으로 2번째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골고루 오늘 횡재한 날인 듯. 앞자리로 조로로록 가서 가까운 곳에 앉았습니다.


헌데 이 컨퍼런스 회장에서는 사진촬영을 전면 금지했기 때문에, 저도 에리스를 가방 속에 집어넣고, 대신에 노트와 볼펜을 꺼냈습니다. 카가야씨가 4시가 되어 올라오셨고, 차분한 가운데 컨퍼런스가 진행되었습니다. 자신이 대자연을 배경으로 한 디지털 일러스트를 그리게 된 동기, 그리고 컴퓨터를 이용한 디지털 페인팅 기법의 간단한 설명과 제작 과정, 은하철도의 밤을 중심으로 한 애니메이션 디지털 일러스트 이야기, 남극에서 바라본 개기일식과 그 에피소드, 달에 가보고 싶은 장래의 꿈...


카가야씨의 컨퍼런스를 들으며 미즈우미가 노트에 필기한 내용... 급하게 적느라 좀 개발새발(..) 혹시나 내용이 궁금한 분이 있으면 개별 접촉을 바랍니다.

카가야씨에게 있어 작품이란 어린 시절부터 가져 왔던 꿈과 희망을 하나 둘씩 이루어 나가는 과정이었다. 꿈은 갖는 것이며, 꿈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어떤지는 몰라도, 한발 한발 나아갈 수는 있다. 여러 기회를 잡고,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자신의 힘을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 내용의 감동적인 컨퍼런스였습니다.

카가야씨가 일본어로 워낙 잘 설명해 주었기 때문에 저는 별달리 제공된 통역기가 필요 없어서 사용하지 않았고.. 그러다 보니, 일본어로 말하는 걸 바로 알아듣는 저는 웃긴 이야기에 막바로 웃고, 통역을 들은 다른 사람들은 한 3초쯤 있다가 와~ 웃는 시차가 이거 참... [.....] (.....)

하여간 오늘 SICAF를 통해, 평소 존경하던 디지털 일러스트의 거장, J.KAGAYA씨의 사인회와 컨퍼런스, 두 가지 모두를 성공적으로 참석한 것은 굉장한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깡촌 출신이라서 정신상태가 대략 '청산에 살어리랏다~'이고, 어렸을 적부터 달빛과 은하수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밤하늘 아래 빛나는 농촌의 둑길을 홀로 걸어다닌 추억이 있어서인지, 특히 카가야씨의 일러스트를 굉장히 좋아해서... 덕택에 조각퍼즐이란 희한한 취미(...)를 가지게 되었을 정도인데.. 이렇게 직접 뵙고 컨퍼런스를 들은 것뿐만 아니라, 직접 사인도 받고, 조립한 직소퍼즐을 직접 보여드리고, 또 악수까지 나눌 수 있었던 것은 팬으로서 가장 큰 영광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내리지 않으면 안 돼. 여기가 하늘나라로 가는 곳이니까."

그렇게 말하는 소녀의 표정은 너무나 쓸쓸해 보였습니다.

" 하늘나라에는 뭐 하러 가는 거야? 우리는 여기를 하늘나라보다 더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우리 선생님은 말씀하셨어."
"하지만 우리 엄마도 하늘나라에 계시고, 신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셨거든."
"그런 신은 가짜야.
"너희 신이 가짜야."
"그렇지 않아."
"너희 신이라니, 어떤 신을 말하는 거지?"


청년이 웃으면서 물었습니다.

"사실은 잘 몰라요. 하지만 진정한 유일신이지요."
"물론 진정한 신은 한 분밖에 없지."
"그게 아니라 진정한 단 하나의 신을 말하는 거예요."
"내 말이 그 말이야. 너희가 말하는 그 진정한 신에게, 우리와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마."


청년은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두 손을 모았습니다. 소녀도 청년과 똑같이 두 손을 모았습니다. 모두 진심으로 이별을 아쉬워하는지 안색이 조금 창백해졌습니다. 조반니는 하마터면 소리내어 울음을 터뜨릴 뻔했습니다.

"준비는 다 됐니? 이제 곧 남십자성이야."


아아, 그때였습니다. 투명한 은하수의 아득한 아래쪽에서 파란색과 오렌지색, 그리고 온갖 빛에 휘감긴 십자가가 한 그루의 나무처럼 빛을 내뿜으며 나타났고, 그 위에 창백한 구름이 둥근 원이 되어 후광처럼 걸려 있었습니다. 갑자기 기차 안이 소란스러워졌고, 사람들은 모두 북쪽에 있던 십자가를 향해 한 것처럼 똑바로 서서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맛있는 참외에 달려들 때처럼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튀어나왔고, 그 소리에 뒤섞여 말할 수 없이 깊고 조심스러운 한숨 소리도 들려왔습니다. 십자가는 점점 창문 정면으로 가까이 다가왔고, 사과의 과육 같은 파르스름한 둥근 구름도 천천히 돌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 할렐루야! 할렐루야!"

사람들의 목소리가 밝고 즐겁게 울려 퍼지는 가운데, 차가운 하늘 멀리서 표현할 길이 없이 투명하고 상쾌한 나팔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기차는 수많은 신호와 전등 불빛 속을 천천히 달려가더니 드디어 십자가 앞에 멈췄습니다.
(중략)
사람들은 모두 얌전하게 줄지어 걸어가더니, 십자가 앞에 있는 은하수 물가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잠시 후 새하얀 옷을 입은 신성한 사람이 투명한 은하수 물을 건너 다가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는 이미 유리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진 뒤여서 기차가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강물 아래쪽에서 은빛 안개가 한꺼번에 흘러나와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 미야자와 켄지 「은하철도의 밤」


어제 인피니티를 끝내고 지금 작업 중인 J.KAGAYA씨의 1000피스급 조각퍼즐,
<은하철도의 밤-남십자성(Fantasy Railroad in the Stars - Southern Cross)>


아직 한국의 조각퍼즐 제작사에서 수주를 안했기 때문에, 야노망에서 만든 제품을 직수입한 걸 5만원 주고 사서 맞추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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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水海유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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