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Summer Comic Market 72

kuro 2007. 8. 17. 05:17

・ 상위항목1 : 오가사와라 제도 백합의 하츠네섬 종합관광안내지도 - 이벤터 활동 - 코미켓

・ 상위항목2 : 오가사와라 제도 백합의 하츠네섬 종합관광안내지도 - 대여행기록 - 2007대여행


2007 한여름 페스타~안경회 일본원정단~ (2007/8/11~21)

・ 8/11 토 1일차 : 출국

・ 8/12 일 2일차 : TBS anime festa 2007

・ 8/13 월 3일차 : 애니송 가라오케 우타히로바 8시간

・ 8/14 화 4일차 : 이케부쿠로 오토메 로드와 플라네타리움 돔 만텐

・ 8/15 수 5일차 : 아키하바라 탐방과 메이드 카페

・ 8/16 목 6일차 : 신쥬쿠와 하라쥬쿠

・ 8/17 금 7일차 : 2007 Summer Comic Market 72

・ 8/18 토 8일차 : C3×HOBBY2007 & 불꽃축제(하나비)

・ 8/19 일 9일차 : 각자의 주말

・ 8/20 월 10일차 : 오다이바

・ 8/21 화 11일차 : 귀국









동원 인원 약 4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강의 만화 동인지 제전, 코믹마켓.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체험해 볼 행사의 가치가 있다.



* 04:10 이동




일본여행 7일째, 코미켓. 아직 곤히 잠들어 있는 단원들을 놔두고 천천히 옷을 입었다. 휴대전화, 코미켓 회장 공략 지도첩, 사이다 한 병, 그리고 전투식량 [...-_-?] (일본 마트에서 팔더군요. 칼로리 높은 아침 식사 대용품.) 실탄과 지갑, 수건과 선크림 등을 잘 챙겨서 집을 떠났다. 근처 코인란도리에서 2천엔 가량을 100엔짜리로 바꾼 뒤, 역으로.

4시 50분에 역 도착. 5시 5분 나머지 단원들이 플랫폼으로 뛰어들어왔고, 5시 8분에 첫 차가 출발했다. 이미 주위엔 비슷한 오오라(...)를 풍기는 사람들이 한가득.




JR선으로 갈아타고 신키바. 이미 신키바역에 구름같이 몰려든 사람들. 역무원이 '이쪽으로 가십시오! 뛰지 마십시오!'하고 목청을 높인다.




오전 6시 4분에 촬영한 오다이바. 린카이선 신키바에서 국제전시장 역으로 가는 중...


- 06:20, 린카이선 국제전시장 역


이미 사람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는 역을 겨우 통과하자, 그때부터는 길 안내를 받을 필요도 없이 사람들에 거의 떠밀리다시피하여 빅사이트를 향해 걸어갔다.



코미켓은 어쩔 수 없이 기본적으로...





아니, 그건 아닌데. 약한 부분이란 아예 존재하지 않을걸.(..)





- 06:25, 도쿄 국제전시장 빅 사이트, 코미켓 개최지







오전 9시 3분에 촬영한 사진. 人がゴミのようだ(...)

저희가 앉은 곳은 제16열이었습니다. 자리를 잡아 두고, 화장실에 다녀오면서 보니 판매점 영업하고 있지, 도코모 NTT에서는 차량을 끌고 와서 임시 전파탑을 세워 놓았지, 이곳저곳에서 안내방송 멘트가 흘러나오지, 사람은 수도 없이 많지.. 그야말로 전쟁통이라는 말이 실감나더군요. 규칙에 의거 빅사이트에서의 밤샘 혹은 철야 등은 전면 금지되어 있는데, 제1열은 대체 몇 시에 온 거야? 하고 슥 가보고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제1열, 03:24

.....대체 뭐하는 족속들이냐, 당신들은! 우리가 잠자리에 막 들어서 한 시간 지났을 때 도착했었다고? 전철도 안 다니는데 무슨 수로 온 거야!?!?!? [뭐어, 신키바에서 밤을 샜거나, 근처에 살아서 걸어왔거나...]


시간은 계속 흐르고 사람들도 계속 몰리고. 어지간한 여름 체질인 저로서도 한여름의 도쿄 인공 섬 오다이바에서 빅사이트의 드넓은 주차장의 아스팔트 위에 앉아 뜨겁고 습한 바닷바람과 따가운 햇살을 직격으로 받으니 몸 상태가 과히 좋지 않습니다.

갖고 온 사이다로 조금씩 목을 축여가며, 수건으로 팔과 얼굴의 땀을 닦고 한 시간 간격으로 선크림을 팔과 목, 얼굴 등에 새로 발랐습니다. 땀을 닦고 선크림을 떨어 얼굴에 대면 이미 땀으로 젖어 있고.




- 09:50 여전히 같은 장소

10시부터 일반인 입장이 개시됩니다. 1열부터 서서히 입구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하는 사람의 파도. 50분이 되자 코미켓 특유의 오픈 축하 박수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함께 박수...치고 있는데 어디서 나는 소리.. 소리??

"두두두두두두...."

.......처음에는 지진이 난 줄 알았습니다. 뭔 소리다냐, 이거?

 : 안에서 이것저것 자기들끼리 사고 있던 부스 판매자들이 원위치로 돌아가는 소리가 아닐까 하네요.
 : ...으음, 판매자들만 달려도 이 정도로 소리가 난단 말인가--;;;


그리고 마침내 10시! 안내와 더불어 입장 방송이 나옵니다. 다시 치는 박수.

"짝짝짝짝짝..."

하고 치고 있는데 어디서 다시 나는 소리.. 소리??

"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어째 방금 전보다 진도가 더 강해진 것 같은뎁쇼(...)

 : 그렇다는 건 이번엔 일반 참가자들이 판매부스로 달려가는 소리겠구려.
 : 그렇다고 봐야지.
 : 저기로 들어가야 되나?
 : 어차피 들어가야 되는 거.



- 10:00 일반 참가자 입장 개시

여기서는 괜스레 글로 묘사할 필요 없이...




동관 1을 향해 죽을 힘을 다해 뛰....지는 않고 반쯤 뛰었습니다. 마침내 도착한 카가부 부스! 줄을 따라 나와 보니 이미 외부 주차장을 삥 돌고 있는 사람들! 마지막 줄에 닿아서 '줄 끝부분'을 앞에 있던 일본인에게 인계받은 지 3초만에 다시 뒤에 따라 붙은 다른 일본인에게 인계. 으음, 설마 내가 사기 전에 매진되거나 하진 않겠지. 움직이는 속도로 보아하니 최소 30분에서 최대 한 시간 가량이 걸리겠군.




.....입장줄이 아니고 구매하려고 선 줄.

어디보자, 대략 40분만에 마침내 줄이 끝나고.

유세현 : 6권 주세요!
카가부 : 죄송합니다. 신권 구매는 1인당 4권까지입니다.
유세현 : ....그럼 4권만.
카가부 : 네, 5백엔씩, 2천 엔입니다.
유세현 : 여기 있습니다.
카가부 :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간단히 낙승을 올린 후 동관으로 돌아섰습니다. 뭐, 금요일 부스는 맡은 곳이 하나밖에 없는지라, 그때부터 저는 자유행동에 들어갔습니다. 공략 루트는 성우 동인지->마리미테와 나노하를 중심으로 한 여성향 부스.

마침 동관1이 성우시마였기 때문에 그곳으로 접근했습니다. 뭐랄까, 오전엔 주로 벽서클에 집중하니까, 이쪽은 아직 꽤나 한산하군. 그러나 거기에는 그런 보물이 있었을 줄이야!! [-_-!?]





무려 타무라 유카리, 호리에 유이의 에로백합성우동인지!



이것은!! 좋은 것이다!!!!


이어서 동관 4~6 코스로 들어가서 계속 돌기 시작했습니다. 이쪽은 아무래도 여성향인 듯. 백합과 BL이 사이좋게 장사를 하고 있는 걸 보니 나름대로 이것도...(..먼바다) 여하튼 코미켓의 장점은 책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할까요. 마리미테, 럭키스타 등 백합을 표방하거나 표지가 백합인 작품을 찾으면, 책을 슥 쥐어서 펄럭이며 중요 부분(?)을 찾아내어, 혹여나 3P나 후타나리가 아닌지 감정한 다음, 확실한 경우에만 대금을 지불하고 구입했습니다.

유세현 : 으음, 이 코스대로 나가면 오늘 갖고 온 돈의 반도 못 쓰겠군.

...아직 백합이 마이너하다 보니.


- 12:32 동관 4~6 홀 옆 공터

슬슬 피곤하기도 하고 배도 고프고. 동관을 이제 1부터 6까지 싹다 돌고 나서 몸을 뿌득이며 밖으로 나갔습니다. 여전히 절찬리에 줄을 서 있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가방 속에서 삼각김밥을 꺼내 씹기 시작했습니다. 으음, 역시 물이 없으니 좀 텁텁하군... 하고 생각하며 먹고 있는데, 오른쪽에 앉은 사람이 하는 말.

스태프1 : 몇 시에 오셨습니까?
유세현 : .....?


누구에게 말을 걸고 있나, 싶어서 주위를 둘러보니 저 말고는 없더군요.

유세현 : 저 말인가요? 네, 6시 25분쯤 왔습니다. 그때는 벌써 16열이더군요.
스태프1 : 아하, 일찍 오셨군요.
유세현 : 첫 차로 왔지요. 이곳의 스태프이십니까?
스태프1 : 네, 그렇습니다.
유세현 : 으음..


저는 목을 조금 돌려 풀고는 말을 이었습니다.

유세현 : 전 한국에서 왔습니다만, 이렇게 엄청난 만화 축제는 처음이로군요. 핫핫핫^^

뭐, 코미켓엔 한국인도 꽤 오니까 이 사람들도 알고 있겠지.... 하는데 이 사람들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스태프1 : 네!? 한국에서 오셨다고요!?
유세현 : 네, 그렇습니다만..
스태프2 : 어디라고요?
스태프1 : 한국이래!
스태프2 : 오오, 한국? 이 이벤트를 위해서 오신 건가요?
유세현 : 네에, 뭐.. 그렇죠^^


그러자 둘이서 얼굴 마주보더니

스태프1 : 대단하구먼.
스태프2 : 그렇네요.
유세현 : 저 말고도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코미켓에 오기 위해서 오는 한국인들이라든가...
스태프1 : 일본어는 어떻게 배우셨는지?
유세현 : 일본어, 로군요. 일본어는 독학했습니다.
스태프1&2 : 독!? 학!?
유세현 : 네에, 어릴 적부터 만화라든가 애니메이션, 노벨 등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태프1 : 그래도 대단하군요.
스태프2 : 머리가 좋은 거구나.
유세현 : 아니, 머리는 별로 좋지 않은데;;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스태프1 : 한국에서 인기 좋은 작품 뭐 있어요?
유세현 : 으음, AIR라든가?
스태프2 : 그거 뭔지 모르겠는데.
유세현 : 하아..;; 교토 애니메이션에서 key 비주얼 아트의 미소녀게임을 원작으로 하여 만든 애니메이션입니다. TBS에서 방영하고 있고, 제법 퀄리티 등이 좋아서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지요.
스태프2 : 우엇, 이 사람 우리보다 일본 애니를 더 잘 알고 있어.
스태프1 : 에반게리온이라든가 드래곤 볼은요?
유세현 : .......(으윽!?) 한 10년 전쯤에 아주 인기가 있었지요. 하지만 오래 전 일입니다.^^
스태프2 : 10년 전인가, 으음...


안 그래도 수분도 부족한데 삼각김밥까지 먹으니 목이 좀 메어서..

유세현 : 여기에 식수를 주는 곳은 없나요?
스태프1 : 아, 네. 저기서 사먹어야 됩니다.
유세현 : 그렇군요.
스태프1 : 물이 좋아요, 차가 좋아요?
유세현 : 저는 주로 물을 마십니다.
스태프1 : 물 만으로 괜찮겠어요?
유세현 : 네? 으음.. (뭔가 문맥이 좀 이상해졌다.) 저는 물을 주로 마시기 때문에.


그러자 스태프1이 지갑에서 천엔을 척 꺼내더니 2에게 주며,

스태프1 : 물 한병하고 차 하나!
스태프2 : 알겠습니다!
유세현 : 우왓, 잠깐잠깐! 괘, 괜찮습니다. 죄송하기도 하고;;
스태프1 : 에이, 사줄게요. 대단하니까!(すごいんだから!)
유세현 : 하아!?


그러나 물은 다 떨어지고 없다고 해서 오렌지주스로 변경.

유세현 : 정말로 고맙습니다. 진짜로 사 주실 줄은 몰랐어요.
스태프1 : 걱정 말고 마셔요.
유세현 : 저도 이제 나머지를 돌아봐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인사 드리겠습니다.
스태프1 : 열사병이라든가, 주의하세요!
스태프2 : 잘 가요~
유세현 : 음료수 정말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



너무 고마워서 기념 촬영도 함께 하고 헤어졌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코미켓 스태프 자원봉사자 일본인들께 다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꾸벅꾸벅...


- 13:30 동관 위 공간

모두 모여 정산을 하자는 전화를 받고 집합장소로 갔습니다. 모여 각자 주고 받을 물품을 주고 받기. 말을 들어보니 서관은 동관보다는 인원이 적었지만, 햇볕 아래에서 줄 서고 특히 타입문 부스가 너무 강해서 힘들었다고 들었습니다. 특전으로 나온 모 물건은 1인당 하나밖에 살 수 없었다는 이야기. 내가 속칭 달빠가 아닌게 다행이로군.

제가 지른 카가부를 무사히 인계. 그리고 서관에서 부탁했던 小유리히메를 접수받았습니다. 저는 특별히 지른 게 없었기에 이것으로 정산은 완료. 다들 다음을 기약하며 인사하고 가고, 저는 서관을 향해 발길을 돌렸습니다. 뭐랄까, 가면서 쭉 보니 말이지요.








- 15:05 빅사이트 서관


동관이 일반 및 개인 클럽 동인 참가자라면 서관은 기업부스와 코스프레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요. 이미 많은 인원이 빠져나갔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들어가 보니 이건 동관보다 더 복잡하면 복잡했지 덜하진 않았던 듯.(...)

타입문과 Navel에 가볼까.. 그러나..





이미 정리하고 끝낸 지 오래 됐더군요.

물량을 제법 갖춘 나노하 프로젝트는 숫제 접근 자체를 불허할 정도로 겹겹이 둘러싸인 인파 때문에 먼 발치에서 보고 지나갔습니다.


F&C

조금 빙빙 돌다가 결국, '사진 부탁해요!'하고 찍을 수 있었는데 그것이 뭐냐 하면 투하트2..

머리 모양으로 보아서는 위원장 마나카 코스프레.. 그리고 무엇보다도!! [....응?]




세라복이니까요!!<-결론




여름 세라복이 좋은 거예요!

<- 꺄! 와! 좋아라!!


......
.
..





격렬했던 전장의 날은 저물고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습니다. 저물어가는 일몰을 받으며 린카이선을 향해 가고 있는 사람들. 저도 다른 단원과 합류해서 왔던 루트를 타고 돌아갔습니다.



오후 4시 44분의 린카이선 국제전시장 역 상황


에스컬레이터 내려가던 도중에 보이던 아리아.


플랫폼 촬영.

이 정도로 코미켓 후기를 마칠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적는 감상 및 인상 몇 가지.


1. 사람은 많지만 질서정연하다.
운집인원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워들은 것으로는 대략 15만명에서 18만명 사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정도의 인원이 오로지 코미켓를 위해 아리아케의 빅사이트에 집결하는데 말이지요. 군사 훈련도 한번 받아본 적 없는 사람들의 질서 의식이 대단했습니다. 새치기, 끼여들기, 한 곳에 무질서하게 몰려들기, 스태프의 통제에 불응 등의 무개념은 찾아보기 힘들었고요. 이 무덥고 습해서 짜증이 배로 폭주하고 사람 몇 명이 쓰러질 정도의 괴로운 상황에서도 스태프의 지시와 통제에 일사불란하고 질서정연하게 따르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습니다.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요, 대단합니다. 코미켓 참가자들..

2. 양심적인 가격 책정
특히 한국의 코믹과 비교해서 가장 많은 부러움을 샀다고 할까요. 한국의 코믹, 저도 최근이라면 올해 초에 가본 적이 있습니다만. 단순 러프집만 내놓고 가격을 4천원 5천원씩 붙인 부스도 있었지요. 코미켓의 판매는 참 양심적이라고 할까요. 좀 극한 예를 들자면, 제가 구입한 이노우에 키쿠코씨와 관련한 조그만 러프집 같은 경우, 판매가격은 단돈 20엔! 어지간한 동인지는 대체로 500엔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고, 단체 앤솔러지 북 정도는 되어야 700~800엔 정도로 팔고 있었습니다.

3. 원하는 구역, 원하는 섹션
뭐랄까, BL이면 BL. 동방이면 동방. 성우면 성우. 백합이면 백합. 이런 식으로 부스가 구분이 되어 있었습니다. 덕택에 저도 카가부를 구입한 뒤 바로 성우섹션을 돌고, 백합 부스를 관전할 수 있었지요. 취향과 성향, 계열별로 구분이 명확히 되어 있으니 저도 시간도 벌었고 훨씬 편하게 동인지를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안 그러고 뒤죽박죽이 되어 있었으면 서관에는 가지도 못할 뻔했지요.

가타 동인지의 질이라든가 수준 등에 관해서는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리라 생각합니다.


역시 코미켓라고 할까. 72회라는 역사를 가지면서도 만화 동인지 제전이라는 타이틀을 확고하게 딛고 있는 것은, 이런 전반적인 의식 수준이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칭찬 일색만으로 끝내지 못할 몇 가지 문제점도 눈에 띄었습니다만.. 이 정도의 수준이야말로 진정한 '지구상 최대의 만화 동인지 축제'를 이룩하기 위한 기본적인 베이스가 되어주지 않았는가 합니다.




* 19:30 숙소


원정기간 동안 단원들은 빨래를 모아 두었다가 근처에 있는 코인란도리에서 단체로 돌렸다. 기계에서 세제도 자동으로 나왔기 때문에, 각기 300엔씩만 내면 완전히 떡을 쳤다.(?) 남자들끼리니 빨랫감 함께 돌린다고 꿀릴 것도 없고.

자아, 헌데 코미켓을 다녀온 날, 문제가 생겼다. 전날 에비스에서 하라쥬쿠까지 왔다갔다 하느라 세이가쿠 레귤러 티셔츠도 땀복이 되었고, 하악하악 티셔츠[..]는 더 심하게 젖었고. 그야말로 땀내가 철철 나는 오덕의 향기가 솔솔 풍긴다.


둘 다 빨아야 하는데, 티셔츠를 저거만 딱 두벌 갖고 왔었다. 바지도 청바지 한 벌밖에 없었는데 당근 빨아야 하고, 신발도 샌들류 없이 구두만 하나 신고 왔고.

코미켓 끝나고 소프맙 간다고 아키하바라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고. 단장은 집에 있던 두 메이드장과 고민에 빠졌다.

"옷을 빨긴 빨아야 하는데. 마침 물도 다 떨어졌고. 헌데 사밋토(근처 마트 이름. 물통 들고 주로 물뜨러 갔음)랑 코인란도리가 반대 방향이라서 한꺼번에 이동하면 아무래도 그렇지?"
"그럼 대충 껴입고, 세현냥이 물뜨러 가고, 이쪽 둘이서 빨래돌리고 올게."
"으음, 그러지."


그래서 뭐 입을 거 없나... 하고 뒤적이다가 발견한 것은 전날 시부야에서 산 간지나는 난방. 죽지 못해, 티셔츠도 없이 런닝 속옷 위에 시부야 간지난방을 덧입고, 실내에서 입으려 갖고 온 작은 바지가 있었는데.. 무릎 위로 꽤 올라오는 수준.


샌들이나 슬리퍼가 없었다. 별 수 없이 검은 양말을 신고(..) 구두를 신고(......) 물통을 들고 딱 나왔다. 뒤에서 보더니 고개를 갸웃~ 하며 하는 말.


"미즈우미씨. 당신, 뒤에서 보니.. 바지가 안보이는데."


속살이 비칠 정도로 가벼운 런닝 속옷 위에,

시부야에서 산 간지나는 무릎까지 오는 긴 난방.

긴 검은 양말 신고. 구두 신고. 오른손에 물통 하나.

거기다 적당히 허리벨트 같은 것도 붙어 있었다.


....완벽한 ADAM.


지금이야 웃으면서 적고 있지만, 그땐 진심으로 경찰에 걸릴까봐 사주경계를 하면서 다녀왔다. 얼마나 노심초사했으면 그래, 그 옷차림에 여권까지(!!) 갖고 나갔겠는가. 불심검문 당할지도 몰라서.


다행히도 경찰이랑 마주치지도 않고 무사히 보이형 댁에 도착해 보니, 열쇠가 없어서 문 앞에 앉아 있던 이벤트장이, 미즈우미의 모습을 보고 첫 마디가 가관이다.


"아, 나 소프맙에서 다 못샀어!"

.....-_-;;;;;;;;;;;;



- 안경회 일본원정단 여섯째 날, 끝.



Posted by 水海유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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