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마치 어떤 사람이 타국에 갈 때 그 종들을 불러 자기 소유를 맡김과 같으니, 각각 그 재능대로 한 사람에게는 금 다섯 달란트를, 한 사람에게는 두 달란트를, 한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고 떠났더니.. 다섯 달란트 받은 자는 바로 가서 그것으로 장사하여, 또 다섯 달란트를 남기고, 두 달란트 받은 자도 그같이 하여 또 두 달란트를 남겼으되, 한 달란트 받은 자는 가서 땅을 파고 그 주인의 돈을 감추어 두었더니, 오랜 후에 그 종들의 주인이 돌아와 그들과 결산할새

다섯 달란트 받았던 자는 다섯 달란트를 더 가지고 와서 이르되, "주인이여 내게 다섯 달란트를 주셨는데 보소서. 내가 또 다섯 달란트를 남겼나이다." 그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하고. 두 달란트 받았던 자도 와서 이르되, "주인이여 내게 두 달란트를 주셨는데 보소서. 내가 또 두 달란트를 남겼나이다." 그 주인이 이르되, "잘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적은 일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하고,

한 달란트 받았던 자는 와서 이르되, "주인이여 당신은 굳은 사람이라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 내가 알았으므로 두려워하여 나가서 당신의 달란트를 땅에 감추어 두었나이다. 보소서, 당신의 것을 가지셨나이다." 그 주인이 대답하여 이르되, "악하고 게으른 종아. 나는 심지 않은 데서 거두고 헤치지 않은 데서 모으는 줄로 네가 알았느냐? 그러면 네가 마땅히 내 돈을 취리하는 자들에게 맡겼다가 내가 돌아와서 내 원금과 이자를 받게 하였을 것이니라." 하고, "그에게서 그 한 달란트를 빼앗아 열 달란트 가진 자에게 주라. 이 무익한 종을 바깥 어두운 데로 내쫓으라. 거기서 슬피 울며 이를 갈리라." 하니라.

- 신약성서 마태복음 25:14~30


한국개신교와 일본문화의 결투(?)는 생각보다 역사가 깊다. 가장 표면적인 예로 우리들에게 철전치 원수과도 같았던 YW*A. 1990년대 당시야 뭐, 폭력적이고 성적인 일본만화에 대한 비판이 봇물을 이루던 때였으니.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일본문화를 개방할 때에도 별 개ZR을 떨던 작자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이가 갈린다.


근대의 한국개신교는 세상문화에 대한 대처로, '무조건 보지 말 것'을 곧잘 주문했다. 근거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십계명의 제1, 2계명인 '너는 나 외에 다른 신을 내게 두지 말며, 우상을 만들지 말라.'이다. 자신의 마음을 하나님과 성서가 아닌 다른 것이 채우고 있으면 그 자체가 이미 ‘우상 숭배’라는 논리. 즉, 성서를 읽는 것보다 미소녀게임을 즐기는 것에 더욱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고 우선순위를 둔다면, 하나님 대신 미소녀를 숭배하고 있다는 말이다.

........


그러나 이런 미소녀라면 숭배해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



두 번째, 세상 문화=악, 이라는 주장. 이는 반역천사와 천지창조의 이야기에 기원을 두고 있다. 인간을 선악과로 타락시킨 사탄은 본디 하나님을 찬송하는 천사장 출신이고, 그가 가진 재능인 ‘찬송=노래’란 문화를 의미한다. 때문에 이놈(?)의 능력이 십분 발휘되는 세상문화는 사탄의 지배하에 놓여 있으므로 세상문화는 옳지 않은 것, 기독교인이 봐서는 안 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5대째 100여년에 걸친 개신기독교 집안에서 어린 시절부터 이런 교육을 깊게 받았다. '오락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사탄이 득실거리는 악의 소굴이라고 진짜 믿었으며 (지금은 웃기지만 초딩땐 진지했심.) 애니를 보며 양심의 가책도 많이 받았다. 어린 시절부터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것은 하나님보다 애니를 우선 순위에 두었다는 의미이며, 이는 십계명의 제1, 2계명을 대놓고 어기는 셈이 되니까.

신이시여, 저를 애니메이션으로 꼬드기는 사탄의 마수에서 구해주사... 응?


중학생 시절 오랫동안 고민했다. 미소녀를 좋아하는 마음을 억누르고 성서에 더 신경을 쏟기 위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그래봐야 성서는 좀 따분하고 지루하고, 미소녀는 눈이 번쩍 뜨이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현실. 이런 유전자를 주신 하나님을 속내 원망하기도 했다. 그런 와중 큰 깨달음을 주신 말씀이 이 포스팅의 서두, 마태복음의 달란트 비유.

달란트(talent)는 성서에서 무게와 화폐의 단위로 쓰인다. 여러 단위 중 가장 무거운 것이 달란트로, 약 30~60kg 정도를 나타낸다. 이 단어가 바로 현재 '재능'을 뜻하는 영어단어, talent의 어원이다. 위 성서 이야기는 주인이 종들에게 그 재능에 맞게 10, 5, 1달란트를 맡기고 어딘가 한참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여기서 주인은 물론 하나님이요, 종은 인간이며, 달란트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재능(talent)을 의미한다. 주인의 귀환은 세상 종말을 의미하며, 결산은 최후의 심판을 상징한다.

10달란트와 5달란트를 받은 종들은 열나게 달란트를 활용하여 좋은 결과를 남겼고, 1달란트를 받은 종은 실망하고 땅에 파묻어뒀다가 그대로 주인에게 돌려주고 혼난다. 하나님께서 주신 자신의 재능을 최선을 다하여 사용하지 않은 데 대한 하나님의 뼈있는 꾸지람인 셈.

아, 그렇구나! 이 성서구절을 읽고 깨달았다. 한국개신교가 세상문화에 빠지지 말라고 주장한 것은 보수적인 어른들이 젊은이들을 통제하고 간섭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었을 뿐이다.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을 두고 우상처럼 여겨 하나님과 동급으로 둔다거나, 사탄의 영향력에 있는 머저리 취급하는 것은 성서를 아전인수 해석한 것에 불과하다. 성서는 인간의 재능에 대해 분명한 답을 주고 있다.


미소녀를 신께서 주신 재능으로 생각하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더 이상 미소녀는 멀리 해야 할 우상이나 악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계발하고 발전시켜야 할, 하나님께서 내려 주신 특별한 권세와 능력이다. 오히려 미소녀를 멀리하고 손을 뗀다면, 그것이야말로 직무유기다. 하나님께서 주신 재능을 땅에 파묻는 격.

세상에는 다양한 재능이 존재한다. 어떤 사람은 운동을 잘하고, 어떤 사람은 말을 잘하고, 어떤 사람은 글 실력이 뛰어나다. 소녀시대처럼 몸매도 쭉빵에 얼굴은 참으로 아리땁고 거기에 노래와 춤 실력까지 겸비한 달란트는, 그야말로 10달란트짜리라고 불러주어도 무리가 없을 듯. 비하면 ‘미소녀’라는 1개짜리 달란트는 스스로 보기에도 초라하기 짝이 없다. '이것이 나의 달란트다!'하고 말하는 것이 부끄러워서, 땅에 파묻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남들이 볼 때는 초라한 1달란트라도 하나님께서 맡기신 소중한 달란트이다. 결심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이 '미소녀의 달란트(재능)'를 적극적으로 즐기고 활용하고 계발해야 한다. 모든 힘과 능력과 열정을 다하여 미소녀를 즐기자! 이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달란트! 재능! 그리고 의무이니라!!

이리하여 '미소녀'를 재능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3권분립의 한 축을 감당하는 삶의 일부로 인정했다. 그로부터 1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참 많이 노력을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녀를 손에서 놓지 않으려고 애썼다. 바르게 감상하는 마음을, 그리고 여벌로 일본어 공부도 하면서, 미소녀라는 취미를 적극적으로 계발시켰다. 그 결과는 지금 여러분들이 보는대로.. 미소녀를 통하여 하나님께 엄청난 축복을 받았다.


진심어린 표정으로 이런 질문을 했던 지인도 있었다. 믿거나 말거나.

미소녀는 우상이 아니다.
미소녀는 악도 아니다.
미소녀는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허락하신 달란트(talent)인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소녀 취미'를 적극적으로 계발하고 열심히 누려야 할 '권리'이자 '의무'가 있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에 하나님께서는, "이 악하고 게으른 녀석아. 내가 네게 미소녀의 달란트를 주었거늘 땅 속에 파묻냐!?" 하고 질책하실 것이고, 열심히 한다면 하나님께서는, "잘 하였도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네가 미소녀물이라는 작은 것에 충성하였으매 내가 많은 것을 네게 맡기리니 천국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 하고 칭찬하실 것이다.




.....라고 저번 귀국 모임때 설명을 했다.

: 알겠지?!


“어, 너 말 참 되게 잘한다.”
“사기꾼은 어떻게 말을 풀어가는지 알 것 같은데!?”
“지금 제일 무서운 사실이, 이게 농담으로 하는 말이 아니고 진심으로 하는 말이라는 거예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자기 관리 잘하시는 건 대단하다고 생각은 하는데... 어.... 아니, 그냥 말하지 않기로 하죠.”

: ......-_-!?


이 때 마지막까지 침통한 표정으로 말을 아끼시던 분이 지나가던 종업원에게,

 : (종업원에게) ...저기요, 여기 소주 한병 좀 갖다 주세요.

....


Posted by 水海유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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