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ボクたちの・・・昔話をしようか」
우리들의...옛날 이야기를 해볼까





2003년부터~2012년까지의 십년을 이십대로 보낸 우리 1984년 출생자들은 다섯 살 때 88서울올림픽을 TV로 본 것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다. 일제의 잔재였던 국민학교라는 명칭이 초등학교로 바뀌고 처음 졸업한 「초등학교 제1기 졸업생」. 중학생 때 국가부도사태 IMF를 직접 목격했고, 「야, 우리나라 없어지는거 아냐?」같은 흉흉한 소문이 친구들 사이에 돌았다.






Y2K로 유명한 1999→2000년의 지구촌 잔치를 즐겼고, 2000년대 IT의 성장과 몰락을 지켜보았고, 초중학생때 활발히 썼던 PC통신이 저물고 고교생때부터 초고속통신망과 인터넷을 사용해 온 세대. 1년 위 선배들의 갑자기 어려워진 불수능에 쫄아서 덜덜떤것도 잠시, 월드컵의 열풍에 공부따윈 제쳐놓고 대~한민국 외치다가 수능시험을 치렀고, 03학번으로 대학에 들어가며 이십대의 타이틀을 달 때만 하더라도 대학생때는 노는거라는 허황된 뜬소문이 아직 넘치던 때.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국군통수권자로 받들어 군복무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자 된장녀여자애들이 굉장히 예뻐지고 옷차림이 화려해졌다는걸 느꼈다. (..)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세계경제위기가 취업에 악영향을 미쳐 고통 속에 빠졌다. 그런 우리들에게 88만원 세대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이십대의 위기, 가엽고도 불쌍한 대학생으로 전락. 그리고 참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취업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한 동기들도 많이 있다. 촛불집회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의견 표출도 해보았지만, 이십대 마지막 정치대결에서 대패를 당한 것이 우리들의 마지막.

그런, 1984년생의 이십대가 2012년으로 끝났다. 이제 새로 시작되는 2013년부터는 30대...


우리들의 이십대는... 위에서 시키는대로 꼬박꼬박 공부하고 군대갔다와서 이제 취업할라니까 사회가 받아주지 않은, 그래도 무언가를 해보려 노력했지만 결국 마지막에 패배를 떠안은 가슴아프고 눈물겨운 이십대였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비단 84년생뿐만 아니라 위아래 4~5년 출생자들도 비슷하리라. 분노할 줄 모른다고(?) 투표율 낮다고, 기타 각종 이유로 「이십대가 죽일놈입니다 이십대를 깝시다 이십대는 대한민국의 쓰레기」 들을 수 있는 온갖 욕은 국가 단위로 다 먹었고, 무언가를 이룬 것조차 극히 적은 우리들. 그래서 삼십대로 올라서는 지금의 기분이 그리 좋진 않다.




삼십대를 며칠 앞으로 둔 지금... 문득, 십년전 시골소년에 불과했던 어린 시절이 무척 그리워질 때가 있다. 비록 아무것도 없던 시절이었지만, 지금보다 훨씬 깨끗한 마음과 정직한 신념, 올곧은 눈빛으로 논둑과 강가 둔치를, 스모그 없는 맑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걷던 그 시절. 귓가에는 물줄기 소리, 학교 마치고 돌아오는 길목의 풀벌레 소리.. 겨우 1GB에 불과한 MP3 플레이어로 용돈과 장학금을 모아 구입한 홋쨩의 1~2집 노래를 들으며 평화롭게 걷던 그 시절. 아무것도 없어도 행복했던 그 때가, 이제는 두번다시 돌아올 수 없음을 잘 알기 때문일지도. 사회적으로는 성공했을진 몰라도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렸기에 그걸 회상할 때마다 씁쓸하다.



학생시절이란 어떤 것이었는가. 한여름 시골에 한 남자아이가 강둑을 걷다가, 거기서 노는 애들이 너무 재미있어 보여서.. 몸에 걸치고 있던 옷과 신발을 다 벗어제끼고 발바닥에 아픈 자갈과 뜨거운 모래를 아랑곳없이 있는힘껏 강으로 달려가, 물속에 뛰어들어 친구들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신나게 물장구랑 헤엄을 치고 노는 철없는 남자아이의 모습. 그것이 바로 학창 시절의 모든 것이었다. 남들과 다른게 있었다면, 약간 색다른 물장구를 치고 놀았다는 것 뿐..



이제 내년 3월로 23년(!)에 걸친 배움의 시간을 마치고 사회로 나가면, 지금보다 더 빡시고 치열하고 힘들면 힘들지, 더 편해질 일은 없을 것. 조직사회에서 적응하며 남의 돈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고난의 사회생활이 시작되니까. 동기들은 슬슬 입사한 지 짬이 차올라서 후배 사원을 한두명 두고 일에 익숙해져 있을 시점. 대학동기나 주변을 보아도 회사 신입생활을 서서히 끝내고 업무파악이 어느 정도 끝나서 생활패턴이 안정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사회생활하며 모아 놓은 자금도 조금 있으니, 신붓감을 두리번거리며 찾아보기도 하고.. 유학까지 가느라고 학생이 다소 길었지만, 이내 동기들을 뒤따라가겠지.

단단한 각오와 결심을 하고, 언젠가 십 년후 사십대가 되었을 때. 오늘처럼 과거 십년을 돌이켜보며, 그때는 우리 세대가 무언가 마지막에 좋은 것을 이루고 미소짓는 날이 올 수 있기를... 그런 미래를 위해서 삼십대동안 한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겠다.


그리고, 올해로 이십대를 마감하고 삼십대로 올라서는 1984년 출생 동기들의 건투를 빕니다.





20대의 세월이여, 영원히 안녕히...


Posted by 水海유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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