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앗, 여신니이이임!! 소원을 이루었나이다!!


원래 목적은 일본 취업이었다. 학사를 졸업하고 일본에서 망하기 직전이 아닌(..) 대기업일 필요도 없고, 그냥 오래가는 플랜트 회사 들어가서 화공엔지니어로 일하며 도쿄에서 평범하게(!) 사는 것이 꿈이었다. (근데 화공플랜트면 기본 대기업인가?)

온갖 사정이 골고루 겹쳐서 취업이 아닌 대학원 진학으로 귀착이 났고, 그것이 해피엔딩인지 아닌지는... 건너가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흔히 생각하는 대학합격 = 해피엔딩, 은 어디까지나 한국에서까지의 얘기. 조만간 헬 게이트가 열리면 격렬한 생존경쟁이 처절하게 벌어질 테니... 자신감? 가망성?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소리. 그런건 처음부터 없었다.

교수랑 웬만큼 원수가 지지 않는 다음에야(..) 석사는 2년 과정이다. 이제는 대학원 이후. 석사까지 하는 것은 결정이 났으니까, 앞으로 더 어떻게 하겠느냐. 2갈래의 길이 나뉘어져 있다. '취업'이 아니면 '박사과정 진학'이라는.




1. 취업

일본에서 화공엔지니어로 일하기 위해서는 석사가 기본이다, 라는 말을 전에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공대학사생들이 석사과정까지 마치는 것을 기본으로 여기고 있고. 실제로 회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OB들도 학사출신은 찾아볼 수 없었고. 쓸만한 데이터라면, 학사생의 8~90%가 석사로 진학한다는 통계결과를 직접 본 바 있다. 같이 실험하던 녀석들도 석사진학을 보통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애시당초 왜 일본에서 취업을? 이란 질문에는 백합과 애니송라이브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한국의 열악한 노동환경. 여기서 열악하다는 것은 3D 얘기가 아니란 건 아실테고. 고질적인 대기업 중심의 갑과 을 관계. 하청돌리기. 야근수당이 본봉에 포함되어 있는 묻지마야근. (일본어로는 '서비스잔업') 상하관계 등.. 선진적인 노동환경과는 거리가 있다. 사회생활도 안해본 주제에 담을 말로는 어폐가 있지만, 아마 틀리지는 않을 듯. 남의 돈 벌어먹고 사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은 학생때 자주 듣는 말이다.



그러나 학생의 입장에서는 업무의 강도, 상하관계 등의 '사내 문제'에 관해서 알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이 경우 인턴과 같은 과정을 거치지 않고 파악할 수 있는 깊이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인데.. 그나마 가장 쓸만한 방법이라면 직접 사회생활중인 사람과 만나서 업무와 생활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경험을 갖기 힘들지만, 갖고 있다. 2009년 3월의 회사견학과목의 단위를 땄기 때문에.




당시 6개사를 돌면서 인사담당자, 실무엔지니어 등과 이야기를 쭉 나눠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중 몇 가지.

"외국인 학생을 채용한 적이 있습니까?"

대답이 조금 갈린다. 저팬에너지의 경우는 아직 없었고, 지원을 해주지 않아서 안타깝다(?)는 반응. 그외 있는 동네에서는 많은 숫자가 아닌 대체로 10명 안팎의 상당히 소규모. 아직 활발하다고 말할 정도는 아닌 듯.

"채용시에 외국인들은 어떤 전형을 거칩니까?"

대부분의 회사들은 외국인 특별전형 같은 별도의 과정은 준비하고 있지 않았고, 인사담당자의 표현대로라면 普通に 지원해서 다른 일본인과 똑같은 과정을 거쳐 입사를 결정짓는다.

"영어능력은 얼마나 필요합니까?"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별 상관은 없다는 회사가 대부분. 치요다화공건설의 경우 해외출장이 잦기 때문에 영어성적을 고려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국처럼 '토익 몇 점 필수'같은 경우는 찾아볼 수 없었고. 필요시에 회사에서 직접 연수를 보내거나 교육을 진행한다.

IT의 경우는 진입장벽이 '그나마' 낮은 축에 속해서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진출을 해 있지만, 상대적으로 화공플랜트와 같은 국가 기간산업 관련은 역시 숫자가 적은 모양. IHI라면 설명회를 돌면서 몇 명 한국에서 채용하기도 했지만, 그 외에는 적극적으로 회사에서 나서지 않는 이상...




여기까지는 공적인 장에서 나눈 이야기였다. 술자리 (2차?) 에 가서 조금 더 세세하게 들었다. 질문한 것도 있고, 굳이 질문하지 않아도 옆에서 알아서 질문을 던지거나. 자아실현, 사회기여같은 웃기는 소리(...) 하지 말고 가장 중요한 질문은 역시 '돈'이다. 사회생활은 역시 돈벌려고 하는 거니까.

"봉급은 역시, 연 천만엔씩 받거나 하나요?"

라는 질문은 옆의 학생이 했지만, '연 천만엔이라니, 간도 크지..'하고 생각했다.



여기까지가 취업에 관련된 이야기. 물론 여기서의 '취업'이란 당연히 일본취업에 보편화된 'IT계열'이 아니며 '인력파견'도 아닌 말 그대로 '화공 플랜트 기업 정규직 엔지니어'의 이야기. 지금 흔히 들을 수 없는 얘기를 적은 셈인데, 보다시피 아주 내용이 좋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취업하는게 좋겠다. 물론 얘기가 이렇게 잘 나가는 이유는, 아직까지 단점을 말하지 않아서. 이건 어디까지나 혼자 생각해봤지만.. 일본의 화공플랜트에 취직하면 치명적인 문제점이 몇 가지 존재한다.

1번, 나이. 일본은 병역의 의무가 없다. 고로 대학-원에 연계되는 6년 과정을 밟고 바로 취직한다면 26세에 석사학위를 따고 취직한다. 위 이야기는 일본인 기준이니, 완전히 똑같은 과정을 밟는다 해도 최소 5년은 늦는다.

2번, 외국인 신분. IT와 달리 에너지, 플랜트, 철강 같은 업종은 아직까지 대 외국인 진입장벽이 어떤지도 모를뿐더러, 국가 기간산업으로 분류되는 직종이라서 핵심 엔지니어링 쪽으로 들어가면 보이지 않는 유리벽이 작용할 듯. 아무리 전형과정에서 외국인차별이 없다고 '말이야' 잘 하지. 실제 회사생활하며 노력한다고 극복이 되기 어려운 자국인과 외국인의 격차는, 없다고 볼 수 없을 테니까 그런 점도 분명 불리하게 작용할 거고.

3번은 도쿄. 10년 동안 호리에 유이님 한 분을 바라보고 아둥바둥 노력해서 러브히나까지 진출했지만, 정작 대부분의 플랜트는 지방에 있지, 도쿄에 그렇게 많지 않거든. 분명 도쿄근무는 경쟁률도 치열할 테고. 한국도 똑같다. 공장은 지방에 거의 다 있을테니. 그럼 겨우 2년 도쿄에서 있자고 지금껏 이 난리를 쳤나.. 분명 그럴 것 같진 않은데...

마지막으로는 다시 돈 문제. 돈많이 벌면 좋은거야 누구나 다 그렇지. 하지만 돈을 버는게 삶의 목적인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돈을 주제와 목적으로 두고 회사를 노리면, 만족을 할 수 있을까? 같은 약간 삶의 철학적인(?) 문제가 마지막으로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런 장단점들을 놓고, 다시 대학원 박사과정에 관해서 생각한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대학원은 MIT가 아닙니다. NIT입니다!! [..?


2. 대학원

처음 연구실에 견학을 갔을 때부터 '기왕 온김에 박사까지 해주길 바란다'는 얘길 들었다. 박사과정까지 하겠다고 하면 연구실에서도 참 좋아하겠지. 대우도 더 좋아지고..

박사과정 진학시 최고의 장점은 안정성(?)이다. 일본이 아무리 비자받기 까다로운 나라중 하나라고 해도, '저는 박사과정까지 연구를 할 터이니 비자를 내주세요.'하는데 '싫어'하고 답할 또라이(..)는 없을 테니. 따라서 최소 5~7년에 달하는 긴 시간의 도쿄거주가 완전히 보장된다. 삼권분립의 3개 영역권의 목표 모두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조건이 도쿄에 몰려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도쿄에 살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인 조건.



대학원생 권한도 꽤 강하다. 일반 사회인이 아닌 학생의 신분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갖은 특권. 특히 가장 살기 좋아하는 기숙사. 지금도 살고 있지만, 일반 집이나 전세가 혼자살기엔 불편하다. 도쿄에서 1~2만엔의 방값을 내고 거주가 가능하다는 것은, 사회인에겐 꿈 같은 소리. 외에도 학부보단 못하더라도 사회인에 비해서는 꽤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거라든지.



연구의 즐거움도 한몫할 수 있다. 회사의 부품처럼 돌아가는 하루하루가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와 프로젝트를 발주하여 자신의 관리와 능력 하에 진행시킬 수 있다는 것은, 엔지니어로서는 굉장한 자부심이자 즐거움이고 보람. 이건 개인차가 있으니 그냥 넘어간다.




박사진학의 최대단점은 '돈'이다. 대학원은 연구가 목적이지, 돈을 벌려고 가는 곳이 아니다. 아무리 연구비를 많이 타내고 수주하더라도 사회인만큼 돈을 벌지는 못하고. 박사진학하면 서른인데, 나이 30이나 먹어서도 이것저것 아껴가며 연구에 매진하기는, 뭐.. 그야 혼자서 그럭저럭 먹고살만큼은 벌지만, 넉넉하게 모으거나 하기 힘들듯. 그 자체가 굉장히 스트레스로 작용을 한다.





결혼문제도, 심각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남자는 결혼하려면 열쇠가 3개 있어야 돼! 집키, 금고키, 자동차키! 라는 고모부님의 말씀에 완전히 동의는 못해도 준 동의는 하고 있는고로 (...)


그전에 러브히나에 함께 들어가기로한 '약속의 여자애'가 없구나orz [....어이???]




그 외에 박사과정 후의 미래를 아직 잘 모른다. 석사 이후의 미래도 지금 이렇게 고민중인데 박사 후 미래를 알 리 있겠습니까! 어떡하다가 연구소에 들어가서 일할지, 한국기업에 R&D센터에 들어갈지, 그렇잖음 박사 후 과정.. 즉, 포스트닥터 줄여서 포닥 끝내고 통닭집 차릴지. [!!!?!?] (학사-석사-박사-포닥-통닭)





여기까지 일본 대학원과 취업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적어 보았다. 영역침범제한으로 적지 않은 것도 꽤 되지만 방향성 정도는 이렇다~는 걸 알 수 있을듯. 이 두 선택을 두고 주위 어른들이나 선배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절대적인 비율로 박사 진학을 권장한다. 게다가 가문행사 때 만나면 친족들 사이에 이야기가 나온다. 듣는사람 참 부담스러운 이야기 말이다. (먼바다)



다른건 필요없고... 박사과정 진학하면 말이죠.




도쿄에서 6~7년 애니송 라이브 및 미소녀게임 이벤트 참석 보장거주 보장!

하아, 이거 정말 상상만 해도~~!! *.*

.....


[....결론!?]


Posted by 水海유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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