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다테 여행 두번째 포스팅.


6. 리아네 집 (키쿠이즈미 카페)




"에미야리아야, 차한잔 다오"


정식 명칭은 키쿠이즈미. 메이지 시대에 개업했다고. 안 되어도 백년은 넘어 보인다.

내부를 둘러보면 유명한 연예인 등이 들러간 듯. 이름있는 전통 지역카페같다. 고풍스럽다.


들어가서 종업원에게 럽라 성지여행중이라 말씀드리면 안쪽 리아의 방을 안내해 준다.




종업원”이 안쪽 리아네 방에 안내해드릴게요”


....혼자 앉기에는 황송할 정도로군;;




Aqours가 먹은 것은 시로타마젠자이 셋트.

방금 데워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젠자이(팥앙금) 각종 색이 들어간 떡이 들어간 채로 녹차 한 잔 6-700엔.




차한잔 들고 소파에 앉아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넌 내 팔걸이야” 리아”解せぬ”


언덕위에 있어서인가 리아방 창가에서 보이는 경치가, 하코다테를 내려다보여서 일품이다.

문인들이 찾아와서 도를 닦으면 좋을 법하다.


혼자서 리아의 쇼파에 앉아 멍~하니 차와 디저트를 즐기며 노트에 슥삭슥삭 필기도 하며 필사한 성서를 읽기도 하며 한가롭게 쉬었다.




입구에서 하코다테 성지순례 지도를 배포하고 있어서 하나 얻었다.



종업원”여기 맵 하나 가져가세요”

어우 고맙습니다.

“이제 또 어디 가세요?”

하코다테산에 슬슬...

“와 일찍 가시네요”

걸어서.

“....”


...뭐야 그 이상한 거라도 보는 듯한 눈은?!



7. 한겨울의 눈덮인 하코다테산 등반


하코다테산을 오른다 하면 대부분은 로프웨이를 떠올릴 것이요, 여름이라면 버스라는 선택지도 있다.


관광객이 눈 덮인 한겨울에 하코다테선을 걸어서 올라간다는 신박한 발상(?)은 어지간하면 하지 않겠으나, 그저 내가 산을 오르는 것을 좋아한 탓이다.



리아네 집을 나와 등산입구를 향해 걸어갈 때 지나친 로프웨이.

당연한 소리지만 돈을 아끼느라 걸어서 올라간 건 절대 아니다. (...)




하코다테산 등산입구.


어? 샷타가 내려갔는데요? 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찻길이 막혀 있는 것이다. 이런 눈덮인 상태에서의 차량 통행은 위험할 테니까 특수한 업무차량 외에는 차량통행이 겨울내내 금지된다고. 당연히 버스운행도 겨울엔 하지 않는다.


걸어 올라가기 시작한 것은 오후 2시 즈음이었다.

홋카이도는 해도 일찍 지고 특히 겨울 눈덮인 산을 올라간다는 것의 위험성은 두말할 나위 없다. 산을 오르고 싶다면 3시 전으로 오르자.








사람이라곤 거의 없을 것 같지만 등산 도중 열명정도 보았다.

딱 보기에도 지역주민 혹은 산타기에 능숙한 사람들.

제대로 된 등산화 및 등산복과 지팡이를 철저히 챙겨들고 있었다.


나처럼 청바지에 트레킹화에 코트 걸친 허접한 (...) 등산객은 없다. 당연한가.








눈길에 미끄러지지 않게 천천히 걸어 올라가도 한 시간 남짓.

높이 400m도 안 되는 작은 산이니 오래 걸리진 않는다.


하코다테산 정상에 오르면 언제나의 감동이 나를 맞이한다.




해지기 전 눈덮인 하코다테산에서 바라본 정경을 아이폰 파노라마로 촬영했다. 아름답군..




그리고 뒤편.


눈앞에 보이는 바다가 쓰루가 해협.

오른편에 보이는 육지가 혼슈 아오모리.




이곳에 오는 것은 세 번째구나.

기지개를 편 후, 하코다테산 정상 전망대의 카페(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전망대 밑에 카페가 하나 있다. 오후 3시 반 즈음에 개장.

코코아를 한 잔 시켜놓고 앉아서 잉여잉여....480엔치고는 맛이 너무 없다.

명색이 유제품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이런 맛의 코코아로 만족하는거냐 (?)


4대리겜과 그랑블루를 돌리다 보면 시간 잘~ 간다.




카페 안에서 통유리 밖을 촬영한 사진.




....내가 알던 하코다테산이 아닌 것 같아


나중에 내려가며 보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로프웨이를 타고 5분 간격으로 수십명씩 몇 시간째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그러니 이렇게 사람들로 미어터지지. 금요일 밤인데도 불구하고 이 정도면 주말은 볼 것도 없다. 셀카봉에 온갖 무기(?)를 동원하여 야경을 향하는 사람들을 보며 혀를 찼다. 오붓하게 야경을 내려다보며 차분히 이런저런 감상에 젖던 하코다테산은 어디로 가고 엎치락뒤치락이 되어버렸다냐.




손놓고 멍때리기만 할 수는 없어서 뭐라도 하나 찍고 서둘러 퇴각.


오후 6시 넘어서 바로 퇴각했음에도 길고긴 줄을 기다려 내려갈 수 있었다.물론 반대쪽에서 올라오는 쪽은 끝없이 중국인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하코다테산에 오고 싶으면 서둘러 올라와 쓱 보고 서둘러 내려가는 것이 바람직할 듯.





눈덮인 하치만자카.

차라리 이쪽이 사람이 적어서 차분하게 있기엔 나은 듯.



8. 쌈마이한 온천





노면전철 야치가시라역 근처 야치가시라 온천 (谷地頭温泉)


한마디로 동네 목욕탕. (...) 

탈의실에서 근처 동네 주민들이 '여어~'하고 인사나누고 있다.


온천물이 황톳물에 짜다. (..) 피부에 좋은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음.

날이 추운 날에는 위험해서 노천탕은 운영하지 않는다고.


방금 전 하코다테산과는 대조적으로, 관광객이라고는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쌈마이한 현지 스타일의 온천욕(?)도 괜찮군.


느긋하게 있다가 나와서 부채를 팔랑이며 콜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Posted by 水海유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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