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코다테 성지여행 3번째 글





아침에 일어나 도요코인 조식을 먹고 복도 양 끝단에서 촬영한 하코다테.

고층에 방이 잡혀 있어서 여기서 바라보는 경치도 꽤 멋지다.


어제는 해돋이도 보였는데 오늘은 구름이 다소 껴 있군.




천천히 휴식 후 체크아웃하고 캐리어를 챙겨 노선열차를 탔다. 

행선지는 하코다테 아레나.



9. 하코다테 아레나






작년 4월 말에 Aqours와 Saint Snow의 행사가 개최된 요코하마 아레나.

열려 있어서 운동하러 온 사람들이 가끔 왔다갔다하고 있었다.


벌써 1년 전이 되어버렸군..그때는 사이타마 소닉시티홀에서 친구역 3명과 응원LV를 보았던가?

세리자와 유우가 마빡(..)을 드러냈던걸 떠올리며 잠시 건물을 쳐다보다가 이동.



10. 바다를 바라보는 온천욕





요코하마 아리나에서 더 이상 전철을 타지 않고 캐리어를 끈 채 살살 걸어 바닷가 쪽으로 나왔다.

날은 맑은데 눈은 쌓여 있고.


눈덮인 들판과 푸른 바다, 화창한 겨울하늘의 3박자.

그 경계면인 바닷가에 서서 바라보자 저 멀리 어제 올라간 하코다테산이 보인다.


미리 찾아둔 바닷가 쪽에 있는 료칸에서 당일치기 온천. 500엔.





아무도 없어서 스마폰을 갖고 들어가 사진을 찍어 보았다.
바깥의 노천온천 너머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너무 잘 보여서 일어서면 길가던 사람들이 나까지 볼 수 있을지도.

경치와 분위기는 무지막지하게 좋았지만 물이 너무 뜨거움.
거의 에도지역 센토 레벨.
몇 분간만 몸을 담그고 슥 나왔다.

료칸에서 나가기 전에 카운터에 있던 직원과 잡담했다.
도쿄 지역에서 회사를 다니다가 그만두고 하코다테의 료칸에 취직했다 하데.

"사람더미에 파묻힌 듯한 회사 생활 하다가 여기서 일하며 매일 바다를 바라보며 료칸 직원으로 지내시니 어떠십니까"
"그냥저냥 적적..해서 좋지요"

나보다 십년 정도 나이가 많아 보이는 그 직원은 실로 평화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 고생은 하겠지만, 마음에 드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

"언제 묵으러도 와 주시지요"하는 인사에 "언젠가는^^"하고 웃으며 대답하고는 하코다테 공항을 향했다.



11. 하코다테 공항


목욕한 료칸에서 하코다테공항까지는 약 2km 남짓 떨어져 있었다.

도중까지는 마을이라서 제설이 되어 있었지만 질러 갈때 캐리어를 끄느라 좀 고생했다.


탈 만한 전철이나 버스는 없었고, 보통은 택시를 타시는걸 추천.






하코다테 공항에서는 딱히 할 건 없었고.


단지 다이아가 서 있던 곳의 앵글을 맞춰 사진을 한 장 찍고는 라운지에서 커피를 마시며 수첩을 뒤적이며 여행을 돌이켜보다가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3번째로 다시 찾은 하코다테..


홋카이도 여행을 떠날 때 경유지에 불과했던 이곳을 2박 3일동안 천천히 감상하며 즐긴 나름의 치유적인 시간이었다.

아무런 목적도 의도도 없었다. 성지여행,이라고 하기에도 미묘.

그저 마음에 다소 치유가 필요했을 뿐.


그래서 더욱 마음편하게 다닐 수 있었는지도 모르지.



성설이도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아쿠아도 언니들에 비해 무엇하나 부족함 없는 노력과 도전을 했다.

그럼에도 목표로 한 꿈은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제로에 돌아간 것 같다,고 자기들 입으로도 말했다.


그럼에도 그녀들이 실패했다고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이 달랐는가? 그리고 나는?


최고의 목표는 이루지 못했어도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내가 필사적으로 노력한 것들은

그대 품었던 마음은, 시간은, 꿈은, 시선은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그야 뭐 그렇겠지.

그러니까 내가 여기서 밥을 먹고 있는 것 아니겠어.


그래서 중요한 물음이 두 가지.


Who are YOU?

What shall I do for YOU?


- 2019.1.25. 성설이네 집에서 수첩에 적었던 글



Posted by 水海유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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