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월 1일 오전 7시 1분,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성터에서 촬영.
태평양 위로 솟아오르는 2009년의 첫 아침 해.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시에서

미즈우미 유세현 26세가
대한민국에서 새해를 맞이하신 지인 여러분께 신년하례를 올립니다.

"明けまして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



일본에는 年越しそば, 라는 풍습이 있습죠.
2008년 12월 31일, 아침에 연구원들과 손수 만든 소바.
[소, 소바를 직접 만들어!?] (그런 동네입니다, 이 연구실은..;;)



센다이 개신교&천주교 연합 신년감사예배의 주보.








오늘 아침에 방문한 신사 풍경.

[자아, 그걸 올려야지?^^]

뭘 말입죠?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여기까지 와서. 신사에 갔으면 목적은 당연하잖?]

설마...

[그렇다! 정월 신사라면 미코가 당연히 나와야 하는거 아냐!! 물론 도촬해 왔겠지?]

저기 말이죠, 전 별로 미코모에도 아니고 도촬취미도 없고 무녀들 찍는 사람도 없었는데 왜 제가 미코사진을 찍어 올려야 하는 거죠? 진짜 무녀님한테 저도 지나가면서 아케오메 인사는 받아봤지만, 혹시나...



이런 무녀님이라도 있을 줄로 상상하셨다면... 유감이지만 확실하게 없었습니다!?

[닭치고 무녀! 무녀! 무녀어엇!! 무녀사진 올려!!
그것도 네가 가장 추천하는 걸로! 기대 잔뜩 하고 있단 말이다!!]




......각설하고. 이야기를 돌려서, 어제 12월 31일 2008년의 마지막 날.




스승의 댁에 한 해 마지막 날에 찾아뵙는다, 는 것도 일본에서는 거의 없어진 풍습이지만, 이곳은 꿋꿋이 그 전통이 존재합니다. 창밖에 눈 내리는 것을 감상하며 술 한잔씩 돌리고. 미즈우미는 포카리스웨트.





사모님께서 차려주시는 온갖 맛난 진수성찬을 맛보며, 플스3로 교수님과 골프게임. 교수님도 참 의외의 취미를 갖고 계셨군.

대략 오후 6시 반 가량에 다함께 신년 인사를 올리고 기숙사로 돌아왔습니다.
자, 이제 2008년 마지막 이벤트를 누릴 때가 되었군.




센다이 명물 즌다만쥬, 과자, 음료수, 귤, 고타츠 대신 이불과 작은 전기장판.
텔레비전을 NHK총합 채널로 맞추어 놓고...


....이것으로 모든 조건은 클리어 되었다. (씨익)



오라! 제59회 NHK 홍백가합전!!



하앍! 노조미 최고! 만세! 으햐햐햐햐햐햐!!!


한국에서는 주로 송구영신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홍백가합전을 풀버전으로 감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하지만 일본에선 시청률이 20%만 넘어도 초대박 이야기를 듣는 것이 보통인데, 무려 시청률 50%를 넘나드는 '국민프로그램'의 면모를 이번에 알았다고 할까.


말이 50%지, 일본 1억 2천만명에 달하는 전국민의 2명중 한명이 본다는 소리 아녀. 홍백에 출전한다는 것 자체가 일본 가수로서 영예로운 광영이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상황.


오오하시 노조미가 포뇨 노래를 한 곡 부르기 위해, 역사와 전통 깊은 NHK 메인 홀에서, 무려 바람에 태워서를 intro로 보내고, 키무라 타쿠야가 나서서 해설과 설명을 하고, 총천연 오케스트라 관현악단과, 몇 개의 학교의 드러머와 합창단을 동원하고, 중간에 복장까지 통일시킨 소년소녀 합창단까지 인형을 쥐어주고 단체로 내보내다니. 이 이것이 바로 홍백가합전의 위력인가!


11시 45분, 홍백가합전은 백팀의 승리로 막을 내리고... 저는 기숙사 옥상에 올라가서 밤하늘을 쳐다보며 송구영신 감사 기도를 올리고, 이 글 처음에 나온 다카포 아케오메에 타이밍 맞추어서 센다이를 향하여 아케오메~!!


....해도 넘겼고, 바로 잤습니다.(^^) 새벽 5시 20분에 도로 기상.





아침밥으로 아키타현의 저 유명한 '모에쌀'과 같은 품종의 쌀,
아키타코마치로 지은 새 밥과 미소시루... 그리고 손수 만든 소바.

그 뒤 샤워하고 겨울옷으로 완전 무장한 뒤 자전거를 타고 간 곳은
센다이 성터 근처에 있는 호국신사란 곳.



물론 해맞이를 위해서입니다. 벌써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더군요.
시간이 조금씩 흘러 마침내 오전 7시...



2009년 1월 1일, 태평양 위로 떠오르는 2009년의 첫 아침 해.





舞い散る桜の下で 今、願いは叶うよ
춤추며 내려오는 벚꽃의 밑에서 지금, 소원이 이루어져요.
青空にキセキを描いて
저 푸른 하늘에 기적을 그려요.
キラメク プリズムの様に 恋する素直なほほ笑みで
반짝이는 프리즘처럼, 사랑하는 듯한 솔직한 미소를 가지고,
サクラアマネクセカイヘ
무한한 벚꽃의 세계를 향하여
カガヤク アシタヘ
빛나는 내일을 향하여




아침 해를 바라보며 마음 속으로 새로운 소원을 그렸습니다.

제대할 때 했던 말이지만, 무언가를 간절히 소망하는 것은, 자기 자신과 약속을 하는 것입니다.'나는 그 목표를 위하여 나의 모든 노력과 최선의 힘을 다 쏟아붓겠다!'는 자기 자신과의 약속. 아직은 그 목표를 여러분들께 밝힐 수는 없지만, 그러나..


지난 2006년의 여름.. 제대하고 처음 해외여행을 일본에 왔을 때. 학고수준의 비참한 학점, 포맷된 머리, 영어도 일어도 무엇 하나 제대로 말도 못하고, 자신감이 결여된 채로 탈력감에 젖어있던 당시.. 오다이바에서 일본 유학을 꿈꾸고 마침내 2년 뒤 지금, 수많은 기적을 거쳐 그 꿈을 현실로 이루었듯이..


언젠가 오늘 2009년의 아침 해를 바라보며 가슴에 새긴 이 꿈이 이루어질 날이 오리란 것을 믿고 약속합니다.


그 목표를 향하여 최선의 노력을 쏟아 붓겠습니다.



'올해도 평화롭고 행복한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그리고, 보잘것 없는 제 블로그에 계속 들러 주시는 지인 여러분께, 다시 한 번...





Posted by 水海유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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