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로 맥도날드 아르바이트가 끝났습니다.


2008년 11월부터 2009년 7월까지 대략 8개월 동안..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전혀 알바를 해본 적이 없으면서 일본에서 알바에 도전... 이라고 하여, 처음에 면접보며 긴장타고 있던 그날부터, 쓰레기 잘 밟아다 쌓은 쓰레기카트 끌고 처리장으로 끌고가며, 옆에 보이는 토라노아나 간판에 '으으으'하고 금단증상(...) 앓던 기억과, 처음 마유쨩에게 햄버거 만드는 법 배우며 생각보다 잘 되지 않는 햄버거 조립에 고민하던 시간들.




차분한 성격의 총합 매니저, 크루대표자, 마이코씨.

마이코 : 다시 센다이에 들를 일이 있으면, 꼭 사무실에 들러줘요. 기다릴 테니까.^^


성격 밝은 미남 매니저, 그러나 미즈우미의 엉덩이를 자꾸 쓰다듬고 만지는 장난(..-_-)은 지발 자제좀, 시미즈씨.

시미즈 : 아, 아사히군! 햄버거를 만들 때는 좀 더 사무라이 정신을 발휘해야지. 안 그러면 한국에 돌아갈 수 없게 될거야?^^
유세현 : 제발 졸업은 시켜주세욧!?


상냥한 성격의 노력파 마사미씨.

마사미 : 엣, 아사히씨.. 돌아가는 거야? 쓸쓸해지겠구나...
유세현 : 오랫동안 고마웠어요^^


미야기교육대학에서 교원공부를 하고 계신 미치코씨.

미치코 : 아 정말? 정말 가는 거에요? 아, 정말 아쉽다. 악수...
유세현 : 악수~
미치코 : 아사히씨, 손 부드럽네. (쓰다듬으며) 여자손같아
유세현 : ....^^;;


쾌활한 성격의 미인이자, 아키하바라에 가서 메이드카페를 즐겨 찾는다는 아사카와씨.

아사카와 : 아사히씨, 힘냈으니까 말이지. 정말 도움 많이 받았어. 건강해야돼?
유세현 : 신세 많이 졌습니다.
센다이 메이드카페 끝내주더군요^^

I can Fly! You can Fly! We can Fly! MOTTO!! MOTTO!! SKILL을 경쾌하게 부르며 텐션 올려서 신나게 햄버거를 샤샤샥 조립하던 잼 프로젝트 마니아, 토모야씨.

토모야 : 어때요, 즐거우셨나요?
유세현 : 토모야씨 덕택에 많이 즐거웠습니다. 고맙습니다. 근데 토모야씨하고는
언젠가 잼플젝 콘서트에서 같이 보는거 아닐까요?^^

니지겐!! 반자이!! 를 당당히 외치고, 미즈키 나나씨의 세이부돔 라이브를 보기 위해 버스를 타고 도쿄로 진격했던, 오거스트 & 미즈키 나나씨 팬, 스기모토씨.

스기모토 : 저는 중앙점에 언제까지나 있으니까, 다시 꼭 와주세요.
유세현 : 앞으로도 미즈키 나나씨를 잘 부탁합니다.
스기모토 : 그거야 당연한 것 아니겠습니카!
유세현 & 스기모토 : 하하하!!



왼쪽, 근육맨 만화를 즐겨 읽는 아즈마씨.
오른쪽은 타무라 유카리 만세 모드의 코야마씨. 저랑 가장 친했던 두 사람.

아즈마 & 코야마 : 부디 언제까지나 건강하시고, 인연이 있다면 다시 꼭 봐요!
유세현 : 언제까지나 타무라 유카리씨를 좋아하는 코야마씨로 있어 주시길...
코야마 : 아사히씨 아니서머 가는거 진짜 부럽습니다 ㅠ.ㅠ




왼쪽부터 매니저 코마츠씨, 미즈우미에게 햄버거 기술을 조교(?)했던 여고생으로 미즈키 나나씨의 노래를 즐겨 듣는다는 마유쨩.

코마츠 : 아사히씨랑 기념사진 찍어야지!
마유 : 센다이에 오시면, 꼭 중앙거리점에 와주세요?^^
유세현 :
미즈키 나나씨의 노래, 기회되면 가라오케에서 부르는 것도 좋겠군요^^

........

[....중간부터 작별 인사가 어째...-_-!?!?!?]

.....그것이 우리들의 삶의 방식 (처억!)



참.. 이 온갖 오타쿠들(...) [....]로 가득했던 이 센다이 중앙거리점.. 만감이 교차한다는 것이 이런 느낌일까. 도쿄에 비하면 시급 700엔의 싼 시급을 받으며, 하루에만 햄버거를 수백개 만들고.. 그러면서 '돈 버는 것이 얼마나 힘든가'를 조금 깨달은 느낌이 듭니다. 와, 내가 진짜 열심히 햄버거 만들고 일해서 번 돈으로, 이렇게 이 라이브에 와서 미즈키 나나씨를 보는 거구나! 라는 뿌듯함과 만족감이.....


오타쿠들이 이렇게 득시들거리는(..) 동네일줄은 전혀 모르고 들어갔지만, 솔직히 알바하면서 미소녀게임, 애니메이션 이야기로 노가리 까며 즐거운 추억 많았습니다. 알바생들과 미소녀게임, 애니 이야기 나누면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확률상으로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잖아요?


그래서 일본에 와서 토라노아나, 아니메이트 등에 알바자리 구해보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곳은 외국인을 거의 채용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저는 그냥 맥도날드 들어갔더니 이게 웬 오타쿠천지!?


그대들은 최고의 오타쿠 동료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복을 반납하고 나오는데, 점장이..


"한국에 가서도 열심히 하셔서, 부디 나중에 노벨상 받은 다음에, 센다이 중앙거리점에서 일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 주세요!"




한낱 외국인 유학생에 불과한 저를, 이렇게까지 다독여주고 아쉬워하며 작별인사를 나누고 보내주는 맥도날드 센다이 중앙거리점의 동료 일본인들께 감사합니다. 첫 알바를 이 사람들과 함께 했다는 것은 저에게 있어 평생의 기쁨이자 자랑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군대를 나오면서도 눈물 난 적이 없었는데... 모두에게 인사하고 그렇게 나오며, 눈가가 좀 젖더라고.


돌아오기 전에... 맥도날드 중앙거리점 앞에 서서, 그리고 고개를 꾸벅 숙였습니다.

"長い間、お世話になりました。 i'm lovin'it"



Posted by 水海유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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