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항목 : 오가사와라 제도 백합의 하츠네섬 종합관광안내지도 - 대여행기록 - 2009대여행


2009 한여름 페스타~칸나기 Summer Alive~
・ 8/1 토 : 제2회 일본기독교단청년학회

・ 8/2 일 : 탄게 사쿠라 라이브 LIVE・SAKURA

・ 8/5 수 : 제40회 센다이칠석제 전야 불꽃축제


・ 8/8-9 토-일 : Saki-동방풍신록-오네가이 시리즈 성지여행 (서문)

 사키-Saki- 성지여행 : ①스와호수 ②시오지리
 동방풍신록 성지여행 : 스와타니 신사
 오네가이 시리즈 성지여행 : ①알펜하임산정 ②놀이터 및 성호정 ③키자키 호수 일대
 영강강페스타2009 - 시나가와 스테라볼


・ 8/12 수 : ① 은하철도의 밤 성지여행토호쿠리아스해안 철도여행


・ 8/13 목 : 아키하바라전기야외제

・ 8/14 금 : 2009 Summer Comic Market 76 The 1st Day

・ 8/15 토 : 2009 Summer Comic Market 76 The 2nd Day + 알케미스트마츠리2009

・ 8/16 일 : 2009 Summer Comic Market 76 The 3rd Day + 와일드스트로베리 라이브 - 이노우에 키쿠코 출연

・ 8/17 일 : ちょっかな (ちょっと3日間歩き回ってはしゃぎ過ぎたけど、ちょっとまだまだ全然お祭り気分が冷めないから、ちょっとお台場に遊びに出てみたら、ちょっと面白そうなイベントやってるんじゃないかな?かな?ライブ)


・ 8/18-19 화-수 : 후지산 정상 등반 ① 1일차 ② 2일차


・ 8/20 목 : 극장판 공의경계 제7장 및 타카나시 에리 칸나기 전시회

・ 8/21 금 : ① 건담엑스포와 철도 박람회2009 한여름 페스타 종료 감사예배


・ 8/22-23 토-일 : Animelo Summer Live 2009-RE:BRIDGE-


・ 8/26 수 : 연구실 송별회

・ 8/27 목 : 마지막 칸나기 성지여행과 칸나기 여신과의 작별, KOTOKO 라이브투어 센다이공연

・ 8/28 금 : 대한민국 귀국

・ 8/29 토 : 이와오 준코 한국 팬미팅

・ 8/30 일 : 한국판 뉴타입 10주년 기념 한일 애니송 페스티벌


2009년 8월 27일 오후 2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세 명의 청년들이 ‘지옥언덕길’이라 불리는 산비탈길을 뛰어 올라갔다. 미즈우미, 야마자키, 이케우치의 3인. 귀국을 하루 앞두고 왜 달리기를 하고 있는고 하니, 오후에 행정 처리를 위하여 잠깐 들렀더니,

"아사히군! 달리자!"

"에, 저기.. 저 내일 귀국행 비행기 타는뎁쇼."

"그러니까 더더욱 달려야지! 마지막으로 런닝 한바탕 해야 하지 않겠어?"

"..아하하, 좋습니다. 한판 달립시다!"

"마지막이시라니 저도 어울려 드리죠."


귀국을 다음날로 딱 하루 앞두고, 연구원들과 달리기를 하는, 황당한(?) 교환유학생.




화학공학과 건물 앞으로 돌아와서 숨을 고르고 마무리 운동을 끝내고 악수를 나누었다.


"덕택에 후지산과, 또 여러 가지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덕택에 운동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아아, 정말! 에키덴(이어달리기 경주) 끝나고 나서 돌아가줘! 아사히군 돌아가는거 정말 아까워 죽겠어!"

"아하하, 과찬도 참. 에키덴에 어울려드리지 못한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웃으며 연구실로 돌아와, 물을 마시며 창밖을 쳐다보았다. 뭉게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는 한여름의 센다이 하늘이 청명하다. 도쿄에서 돌아와 지금까지 보낸 시간들이 저절로 회상되었다.



* 송별회


아니서머2009를 마지막으로 도쿄에서의 모든 행사를 치른 다음 날, 2009년 8월 24일 월요일 아침... 짐을 챙겨들고 청춘18로 센다이에 내려왔다.


그 뒤로부터는 다시 정신없는 시간이었다. 까만밤 하얗게 새어가며, 급하게 프리젠테이션 자료와 발표를 준비해야 했으니까.




26일 수요일 낮, 연구실 일원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 시간을 가졌다. 누군가의 앞에서 연구 발표를 처음으로 해 보았다. 그것도 일본어로. 보통 학부 4학년의 발표는, 프리젠테이션 7분에 질의응답 4분, 합계 11분이 기본이었다.


교수의 싸이코 행각은 여기서도 유감없이 드러나, 나중에 확인해 보니 발표 11분에 질의응답 30분. 교수 나름대로의 정 표현 방법인가^^



그 날 저녁은 잔치였다. 송별회. 아침부터 정성껏 만든 소바와 더불어 각종 음식들이 상다리가 휘어지게 쌓여 있는 가운데, 교수가 가운데로 걸어나왔다.

"대한민국 연세대학교 화학공학과 4학년 미즈우미 아사히 군."
"네."
"지난 1년 동안 그대는 본 연구실 소속 특별청강학생(교환유학생)으로, 연소(燃焼)의 실험과 수치해석 연구를 비롯한 화학공학 엔지니어로서의 기초능력을 배양하였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 열심과 언어의 벽을 뛰어넘은 면학, 그 정진은 미래 화학공학의 정량화와 제어화에 공언할 인재의 그것이었다.

또한 그대는 풍부한 진취적인 정신, 꿈의 현실화를 향하여 정진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실에 대한 이론적인 사고를 보유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확실하고도 엄밀한 통찰력 위에 노력을 아끼지 않는 연구태도는, 충분히, 고도의 전문연구자로서 장래가 크게 촉망된다고 본다.

지난 1년 동안 박사과정에서 학부학생에 이르기까지 누구와도 친밀한 관계를 가진 사교성, 협조성은 그대가 건강하고도 인간적인 인물이라는 보증이 되리. 장래, 환경보전을 고려한 에너지프로세스 능력의 엔지니어로서 리더적 존재가 될 인재가 확실하다고 판단한다." (이상은 교수가 훗날 써준 추천서)

이에, 미우라 연구실의 모든 연구원들의 마음을 담은 이 보드를 수여한다.

"감사합니다!"


영광스러운 과찬이 담겨진 위 일장 연설은, 훗날 동대 대학원 추천서 내용으로 기록된다.

감격하며 기념보드를 받아들고, 그리고...




何じゃ、こりゃあぁぁぁ!?



이케우치씨가 웃으며 뒤에서 이야기했다.

"제가 왜 며칠 전에, 아사히씨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누군지 여쭤봤겠습니까?"

"즉, 여기에 그리려고..."

"졸업생들에게 이 보드를 선사하는 것은 연구실의 전통입니다만, 여기다 미소녀 캐릭터를 그린 것도 연구실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로군요^^"


마지막 작별의 순간까지 2차원입니카! orz


"그럼 아사히씨, 작별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보드를 품에 안고 연구원들 앞에 섰다.


“친애하는 연구실의 여러분. 이 자리에 서서 여러분들 앞에 작별의 인사를 올리게 된 것을 다시없는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지난 1년 동안, 여러분들께서 보여 주신 따뜻함과 친절함에 어떻게 감사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10년 전에는 가나(かな)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던 제가, 독학으로 터득한 일본어로 전공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더군다나 아침부터 밤까지 쉬지 않고 자신의 연구에 묵묵히 매진하는 여러분들의 모습은 저에게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이곳에서 배운 것이 있다고 한다면, 스스로가 아직 바보라는 것. 그리고 깨달은 것이 있다고 한다면, 아직 한참 멀었다고 하는 것입니다. 여전히 모르는 것이 너무도 많고, 닦지 않으면 안 되는 실력도 너무도 많습니다. 자신의 길이 정말로 바른 길인지, 그것조차 아직 안개 속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비록 안개 속과 같은 길이라 할지라도, 한국에서 해야 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여러분들이 계신 그 장소에서, 그 나름의 최선을 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있는 곳은 다를지라도, 우리 한 마음으로 함께 노력합시다.


그리하여 언젠가 여러분들과 다시 이 자리에서 만날 때, 서로가 거둔 성공을 기쁨과 밝은 미소로 나눌 수 있는 시간이 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중간중간, 눈물이 터져 나올 것 같은 마음을 억지로 눌러가며, 끝까지 작별의 인사를 고하자, 연구원들의 따스하고도 인자한 눈길과 박수가 우레와 같이 쏟아졌다.


술에 얼큰하게 취하여 날뛰는(?) 교수, 즐거운 듯이 술과 웃음과 즐거움을 나누는 연구원들, 상 위에 놓여진 온갖 일본 본토의 산해진미... 마음껏 먹고 마시며 신나게 놀았다. 마지막 시간은 모두가 동그랗게 둘러서서 토호쿠대학의 교가를 제창했다. 


나는 분명 한국에서 이 시절을 다시 없이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



* 행정 처리

송별회도 무사히 끝나고, 다음 날 26일. 일본에서의 정진 정명으로 마지막 날이다. 달리기를 끝내고 돌아와, 그 동안 사용한 책상을 깨끗이 정리하고 PC를 청소했다. 도쿄 빅사이트에서 영원히 불귀의 객(?)이 될 뻔했던 지갑에서, 정문 출입시에 사용한 전자카드를 꺼냈다. 그리고 열쇠고리에서 통학할 때 썼던 바이크, 연구실의 열쇠를 분리시켰다.


"전자카드. 그리고 연구실의 열쇠와 바이크 열쇠입니다."
"아, 예예. 고맙습니다."
"바이크 열쇠는 K씨에게, 전자카드와 연구실 열쇠는 교수님께 전해주십시오."


가방을 등에 매었다.

"그럼, 여러분. 작별입니다."



*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



국립 토호쿠대학 공학부 화학공학과 건물.


새벽부터 출근해서, 저녁까지... 하루종일 연구실에서 보낸 지난 시간들이 떠올랐다.

몇십, 아니.. 몇 백번이나 저 문을 통과했을까.




가파른 이 언덕길을 오르며, 어떤 놈이 이런 산골짝에 공학부를 건립했어!? 하고 열받아 소리치던 적도 있었다.



산 아래에 있는 문과 및 교양계열의 토호쿠대학 카와우치 캠퍼스.




센다이의 중심부를 흐르는 히로세강.



그리고 기숙사 앞에 세워져 있는 토호쿠복지대학.

그 동안 바이크로 계속 통학한 탓에, 걸어서 기숙사까지 돌아오기는 참 오랜만이다.
이제 두번다시 이 사이를 왔다갔다할 일은 없겠지.



5,900엔이라는, 거저에 가까운 월세 덕택에 고환율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고맙다. 지난 1년 동안 신세를 많이 졌구나.




귀국 당시의 방 모양. 허둥대던 당시의 스스로가 생각나서 웃음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이곳에 들어온 첫 날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게양되어 있던 조국의 태극기를 거두었다.


그리고 이곳에 들어온 첫 날에 그랬던 것처럼, 침대 위에 무릎을 꿇고서 감사 기도를 올렸다.



“신이시여, 지금까지 지내 온 모든 것에 감사드리나이다.”



Posted by 水海유세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