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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색 선이 제2시즌 (2010년 9월 3일~6일), 빨간색 선이 제3시즌 (2010년 9월 7일~10일)
* 2010 한여름 페스타 10일차, 9월 3일 금요일 오전 5시 - 숙소
자신이 지내고 있는 곳의 벽에 기대어 도쿄타워를 바라본다... 고 하는 것은 일반적인 서민 여행객으로는 어렵다. 간 크게 야마노테 라인 중앙부에 최하 1박 15만원을 갖다 바쳐야 하는 호텔을 잡지 않는 이상. 그래서 작년 이곳에 묵을 때도 도쿄타워를 바라보며 깊~은 침묵 속의 명상에 곧잘 잠겼었다. 지금 이곳에 서 있는 기적의 축복을 가슴 속 깊이 만끽하며.
지금도 마찬가지. 메론소다로 목을 축이며 아침 해가 떠오르는 도쿄타워를 벽에 기댄 채로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 2010 한여름 페스타 제2시즌의 첫 날. JR패스는 이미 오늘 날짜로 개통되어 있다. 조만간 나가노로 출발해야 할 시간. 날씨는 심히 좋다. 알펜하임 산정에는 이미 전화로 예약확인을 끝내 놓았다. 가방도 다 챙겼다. 청소도 끝났다. 남은 것은 나가노를 향하여 진격하는 것 뿐.
어젯밤에 잠을 거의 못 잔 덕택에 피로함이 하늘을 찌른다. 대학원 면접과 애니송 라이브를 그렇게 진하게(?) 겪고서 거의 잠도 한 숨 못자다니, 신칸센에서 많이 자겠군.. 하고 중얼거리며 가방을 둘러맸다. 돈, 지갑, 수건, JR패스, 디카 에리스, MP3P 나나카, 노트북 홀리벨...
여러 차례 짐을 확인하고 신발을 신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엔젤비츠의 천사 반다나를 목에 둘러맸다. 이제 도쿄-나가노-카나자와-교토-나라-오사카-오노미치-시마나미 해도-마츠야마-타카마츠의 순으로 중부, 간사이, 히로시마, 시코쿠 지역을 빙 돌고 다시 도쿄로 돌아오는 것은 정확히 1주일 후인 9월 10일 금요일 아침이 된다.
조심해야 할 것은 몸의 건강
가져가야 할 것은 이벤터로서의 긍지
추구해야 할 것은 아름다운 추억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가지고 걸어나섰다.
"あさひさん、おはようございます。"
"どうも、おはようございます！"
사모님과 아침인사를 나누고 일정에 관하여 다시 간략히 설명드린 후 교회 밖으로 나서 보니, 왼쪽의 유치원 앞에 사람들이 장사진을 치고 줄을 서 있다. 뭐하는 거지?
"이 유치원의 입학설명회와 배부 등이 오늘 있거든요. 저번에는 밤새워서 줄을 서더라고요."
"철야로!?"
유치원부터 이 정도의 끈기를 갖고 달려드는 일본인 부모들의 노력도 참으로 가상하기 이를 데 없다. 오호라. 그러나 본받고 싶지는 않다.
* 2010 한여름 페스타 10일차, 9월 3일 금요일 오전 6시
도쿄 → 나가노 → 마츠모토
철도아가씨 케이스에 끼워진 스이카를 찍고 마루노우치선에서 내린 곳은 도쿄역. 이 거대한 역에 다시 들른 것도 참 오랜만이다. JR패스와 미리 예약한 지정석 티켓을 꺼내들고, 신칸센 개찰구를 한 방에 통과. 나가노로 향하는 신칸센 아사마에 올라탔다.
총알같은 속도로 나가노를 향하여 달려가는 신칸센아사마. 좌석도 쾌적하고, 조용한 차내에서 미리 싸가져온 규동을 해치우고 부른 배를 쓰다듬으며 있자니 졸음이 쏟아져서 자다깨다를 반복했다. 어젯밤에 그 난리를 치고서 밤을 새어가며 준비를 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가.
오전 8시 4분, 나가노역에 도착. 2009 한여름 페스타 이후 2번째 방문이다.
현재까지 JR패스를 사용한 여행에 특별한 문제점은 없는 듯하군.
마츠모토로 향하는 특급 와일드시나노 전철은 8시 11분에 출발한다. 경유시간은 약 1시간이며, 좌석은 왼쪽 창가 지정석. 어째서 왼쪽을 지정했는가 하면, 이 장면을 보기 위해서. 차창 속에서 볼 수 있는 일본의 3대 명경 중 한곳이다. 나가노역을 출발한 지 약 20분이 지난 시점에서 카무리키(冠着)산을 향하여 올라가며 왼편으로 펼쳐지는 나가노현 치쿠마(千曲)시의 모습은 참으로 일본의 차창밖 3대 명경이라 할만하다.
1년 전에... 2009 한여름 페스타 시절이 기억나는군. 그때 이 광경을 촬영하며, 알펜하임의 주인마님이 주신 주먹밥을 먹으며, 언젠가 다시 맑은 날에 찾아오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꿈을 오늘 이루게 되는구나.
혼자서 웃었다.
* 2010 한여름 페스타 10일차, 9월 3일 금요일 오전 9시 3분
나가노 마츠모토 아가타의 숲 공원, 오네가이 시리즈 키자키 고교의 성지
「오네가이 시리즈(おねがいシリーズ)」는 TV Animation「오네가이 티쳐(おねがい☆ティーチャー)」와 후속작 「오네가이 트윈즈(おねがい☆ツインズ)」를 통칭하여 이르는 말. '티쳐'는 2002년 1~3월, '트윈즈'는 2003년 7~10월에 걸쳐 방영되었다.
호화 스태프와 성우 및 '지구인 소년과 외계인 선생의 사랑'이라는 내용으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사실적으로 묘사된 목가적인 농촌 풍경과 아름다운 여름호수의 모습은 고퀄리티 TVA의 진가와 맞물렸고, '성지순례'라고 하는 로케방문여행의 본격적인 막을 올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9 한여름 페스타에서 첫 성지순례를 실시하였다.
작년 오네가이 성지순례를 실시하며 빠뜨린 부분이 이곳 마츠모토 아가타의 숲 공원. 소타이틀에도 적혀 있지만 작중 고교의 로케가 된 곳이다. 자전거를 빌려 타고 가는 방법도 있고,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지만, 길이 간단하고 거리 분위기도 익힐 겸, 걸어가기로 했다. 길이 워낙 단순해서, 역에서 그냥 오른쪽으로 쭈~욱 일직선으로 걷기만 하다 보면 로케지에 닿을 수 있거든.
걷기 시작한 지 약 20분 후, 태어나서 처음 보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인지 확 알아차렸다.
고3~대1때 수십 번을 넘게 보았던 바로 그 학교! 나, 나는 키자키 고교에 왔구나!!!
...
흥분을 가라앉히고 들어가 보자.
이곳은 옛날엔 실제로 고등학교였다. 제국일본시대, 경술국치가 벌어진 1910년에 마츠모토고등학교(松本高等学校)라는 이름으로 개교, 1950년에 폐교되었다. 현재는 아가타의 숲 문화회관(あがたの森文化会館)으로 사용되고 있다. 건물의 경우에는 중요문화재로 보존되고 있다. 덕택에 특별한 허가를 받지 않고도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
도서관, 문예실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 각 교실...의 복도를 쭉 걷는다. 그리고 옛날의 교실을 복원해 놓은 곳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오네티 오프닝으로 유명한,
....
교실 칠판에 가 보니, '분필로 낙서하지 마세요.'라고 적혀 있다.
실제로 예전에 촬영된 다이스키! 스키다! 등의 문구를 적어놓은 인증샷도 수차례 봤으니, 이해가 가는군. (...)
책상 형태가 조금 다르지만 이 정도면 참으로 훌륭한 재현도. 잠시 걸상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다가 밖으로 나가보았다.
2층으로 올라가서 복도를 한가롭게 거닐다 보면, 안쪽의 중앙 정원이 창밖으로 보인다.
저기로 가볼까..
중앙정원. 이곳도 중요한 배경이다. 특히 마이쿠와 2명의 유쾌한 여자애들이 벌이는 행각이란.. (...)
촬영을 마치고 의자 위에 앉아서 양말을 벗고 발을 말리며 휴식을 취했다.
매미소리가 귀를 찌르는중.
쉬다가 잠시 걸어서 연못 구경.
...
평화롭구만.
시계를 보니 벌써 10시 20분이다. 11시쯤엔 마츠모토에서 키자키호수를 향하는 기차가 출발하니, 슬슬 역으로 가 보자.
다시 천천~히 걸어서 역을 향하는 길. 저쪽 하늘로 뭉게구름이 피어오르고 있다. 북알프스...라고 하던가, 저산맥이? 저곳도 유명한 관광지의 하나.
걸어서 왔다갔다했지만, 시간이 촉박하다고 느끼거나 걷기 귀찮은 사람은 무료렌탈자전거를 이용하는게 좋을 듯하다. 아무래도 걷는 걸 즐기는 성격이라서...
천천히 걷다가 왼쪽에 있었던 어떤 가게.
2010 한여름 페스타「청춘18프로젝트~일본편」 (2010.08.25~09.20.)
오가사와라 제도 아침 해의 산 (2003-2010) ⓒ 正義の魔法使い 水海 唯Se-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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