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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양보할 수 없는 나의 미래를 위하여.
닥쳐오는 운명을 뛰어넘은 그 앞에,
이 마음은 빛날 테니까
이곳이 아닌 미래에 마음을 두어보고서는
강함의 참다운 의미를 계속 찾고 있었어.
있는 그대로의 고통을 받아들인다는 그 의미를,
내일을 향하여 달리는 그대를 통해 알게 되었어.
돌고 도는 풍경이 지금 흘러간다,
더듬어 찾은 세계의 끝에서
쏟아지는 신호를 몸으로 느끼며
지금 모든 것을 해방한다.
Just truth in my heart
어느 때든지 망설이지 않겠어.
사라지지 않는 의지가 있기에,
밝혀지는 진실에서 눈을 피하지 않고서
I'll reach the next stage to realize all
확실한 인연을 믿고서-
- TV Animation 「어떤 과학의 초전자포」 2nd 오프닝 테마
츠키시마 코코의 난죠 요시노양이 부르는 레일건 오프닝 2기는 도쿄대랑 정면 승부를 벌이는 내 심정을 대변해주는 듯. 실제로 레벨5의 초전자포(레일건) 능력자인 미사카 미코토만큼 뛰어나지는 못하지만. 오히려 나의 처지는 사텐 루이코가 아닌가?
여러 번 생각했다. 갖다대지도 못할 빌빌한 능력으로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날뛰는 모습에서 측은할 정도로 강한 연민이 느껴져서. 내 꼬라지가 딱 저 모습 같았거든. 무어 하나 자랑할 능력 하나도 없이 잘도 여기까지 왔군.
"그렇게 잘 될리가 없겠지. 그래도... 다시 힘내자!"
사텐의 대사를 중얼거리며, 햇살 어머니께서 다려주신 양복을 입고, 홍차 누님께서 준비해 주신 넥타이를 목에 매고, 생전 처음으로 돈 주고 닦은 반들반들한 구두를 신었다. 오늘은 면접이다.
* 2010 한여름 페스타 9일차, 9월 2일 목요일 오전 11시 20분
도쿄대학 혼고캠퍼스 면접시험장 입구
일본의 대학원 면접은 한 마디로 '형식'이다. 작년에 토호쿠대학 미우라 연구실 소속 4학년들에게도 그렇게 들었고, 도쿄대 시험을 치른 중국인 유학생에게도 그렇게 들었다. 딱히 준비를 하지 않았다. 교수 앞에서 일본어로 썰을 푸는 것이라면, 토호쿠대학에서 질리도록 해봤으니까.
물론 아무리 쉽다는 말을 들어도 긴장되기는 마찬가지. 정장과 넥타이를 두르고 구두를 신은 채로 기다리고 있자니 등으로 땀이 흐른다. 이 정장은 회사견학을 가기 위해서 작년 2월에 맥도날드 알바비 한달치를 쏟아부어 구입한 것. 1만 2천엔의 저퀄리티 정장이지만, 나에게는 이 정장에 많은 추억이 담겨져 있다. 회사견학에서 시작하여, 동대 연구실을 방문하고, 일본기독교단 학회에서 발표를 갖고...
기계공학과의 여직원이 다가왔다.
"시간이 거의 다 되었으므로, 순서대로 서 주시기 바랍니다."
1번인가. 차라리 잘 됐다. 괜스레 뒷번호로 걸려서 한 사람 한 사람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애태우는 것은 성격에도 맞지 않는 일이니. 각오를 다지고 있자, 곧 호출이 있었다.
"이쪽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문을 열고 들어섰다.
* 2010 한여름 페스타 9일차, 9월 2일 목요일 오전 11시 30분
도쿄대학 혼고캠퍼스 면접시험장
회의실이었다. 좌우로 길쭉한 탁자가 가운데 공간을 둘러싸듯 놓여 있고, 기계공학과 소속으로 추정되는 교수들 수십명(!)이 쭉 둘러앉아 있었다. 정면에는 칠판 앞에 마찬가지로 길쭉한 탁자가 놓여 있었고, 면접관으로 보이는 교수 3명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회의실 정가운데에 의자가 댕그러니 하나.
.....
실로 면접자가 심히 뻘쭘해지는 배치가 아닐 수 없다.
"가운데 앉게."
"예."
회의실에 들어서서 면접관에게 대표로 간단한 목례를 올리고 의자에 앉았다. 허리 펴고, 머리 들고, 눈 뜨고서, 아랫배에 힘을 주고, 양손을 무릎 위에 놓는다. 그리고 정신을 가다듬어서 면접관이 하는 질문에 귀를 기울여 보자. (이상은 출신고교 이사장의 아침방송을 흉내낸 것.)
"먼저 수험번호와 이름을 말해 보게."
"수험번호는 122211, 이름은 유 세현이라고 합니다."
첫 질문은 무난하군.
"음, 츠 교수님의 연구실을 지망하고 있는데... 우선 지원 동기와,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고 싶은지 말해 보게."
"예, 제가 이곳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저는 1년 간의 일본 토호쿠대학에서의 교환유학 경험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연구실 생활을 하며 일본의 훌륭한 교육 및 연구 시스템을 동경하게 되었고, 지도교수님의 소개로 츠 교수님의 연구실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들어와서는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는 연구를 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면접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음, 좋아. 다른 교수님들, 질문사항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없으면 이것으로 면접을 마치겠습니다. 수고했네."
"...감사합니다. (?)"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로 일어서서 면접관 교수에게 다시 한 번 목례를 올리고 회의실을 나왔다.
......
면접, 끝이냐!?
시계를 보니 채 3분도 지나지 않았다. 아니, 이게 뭐야? 이게 정말로 면접이란 말인가???
당황해서 여직원에게 물었다.
"저기, 끝났나요? 가도 돼요?"
"예,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뭐, 끝났다는데 여기서 더 개기고 있어 봤자 불합격이 합격으로 바뀔 일도 아니고. 여직원에게도 가볍게 인사를 하고 그대로 야스다 강당 밑 식당으로 내려가 하이라이스를 점심밥으로 먹었다. 보리차를 후식으로 쭈욱~ 캬하, 맛있다.
....
너무 칼같이 다짐에 맹세를 하고 단단히 각오를 했더니 3분만에 끝나버린 면접에 맥이 탁 풀렸다. 나쁘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 2~30분씩 오만 질문공세를 받아넘기는 것보단 차라리 낫겠지.
보리차를 한잔 더 마시고, 식사를 마쳤다.
* 2010 한여름 페스타 9일차, 9월 2일 목요일 오전 12시
도쿄대학 혼고캠퍼스 야스다 강당 앞
이것으로 도쿄대학 입시는 완전히 끝났다. 지난 월요일의 토플 및 필기시험, 오늘의 면접시험.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 이제는 9월 13일의 발표를 기다리는 것뿐. 일정에 의하면 13일은 일본의 최북단 홋카이도 소우야미사키에 가는 날이다. 그렇지만 홋카이도 지역에서 합격발표를 보기는 힘들 듯하다.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느라고 인터넷도 잘 안될 터이니. 그냥 전국여행을 마치고 17일에 내려와서 직접 봐야지.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 때 정신력이 성장해 있기를 바랄 수밖에.
지금와서 말이지만... 예년에는 외국인특별전형의 일정은 월요일에 필기, 수요일에 면접으로 진행되었다. 올해 갑자기 면접날이 목요일로 바뀌었다. 본래 수요일에 면접을 보고 목요일부터 JR패스를 개통하여 전국여행을 다니려던 2010 한여름 페스타의 일정은, 이로 인하여 전체적인 조정을 거치게 된다.
왜 신은 면접일을 하루 늦추어 수요일이 아닌 목요일에 보도록 하셨을까?
그 이유를 나는 7월 중순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수험을 끝내고 도쿄대학의 정문을 나서며,
면접날짜가 목요일로 바뀌었기 때문에 참석할 수 있게 된 라이브의 제목을 중얼거렸다.
Starring LiSA Tour 2010
Keep The Angel Beats!!"
2010 한여름 페스타「청춘18프로젝트~일본편」 (2010.08.25~09.20.)
오가사와라 제도 아침 해의 산 (2003-2010) ⓒ 正義の魔法使い 水海 唯Se-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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