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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한여름 페스타 8일차, 9월 1일 수요일 오전 11시 30분
도쿄 아키하바라 역 근처 요요기 애니메이션 학원
베이스캠프에서 아키하바라까지는 히비야선을 타면 한방에 올 수 있다. 190엔.
오우, 모에쌀...
이 아니고 니시마타 아오이 선생의 일러스트로군. 아키하바라 편의점에는 이런 포스터도 보통으로 붙는건가. (아키하바라 역 미니스탑 앞)
토호쿠의 연구원들이 놀려먹을 때 주종 소재로 등장하던 요요기 애니메이션 학원. 이 앞에서 이 군과 만나기로 약속을 했는데... 안 오네. 휴대전화도 없기에 약간 난감해졌다. 달리 다른 곳이 있었나? 하면서 한 바퀴 돌던 중에 마침 들어오던 이 군과 만났다.
1년 만의 해후이건만, 서로간에 생김새나 성격이나 취미(?)나, 별로 달라진 게 없어보인다.
"다른 곳에 입구가 있었는지 찾고 있었습니다!"
"있을리가 없죠!"
"식사 아직 안하셨죠? 규동이라도 먹으러 갈까요?"
"제가 잘 아는 라멘집이 하나 있습니다. 거기로 가죠."
아키하바라에서 꽤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모양.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빽빽하게 손님들을 종업원이 지정하여 앉힌다. 회전율이 굉장히 빠르며,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주문을 받아서 앉자마자 바로 라면이 제공되는 모양. 동행끼리 다른 자리에 앉을수도 있다고 하는데 다행히 우리는 줄도 없었고 동시에 같이 앉을 수 있었다. 추천된 돈코츠 라면을 열라 해치우고, 큐슈표 돈코츠 라면의 특징인 면발만 추가 신공을 2회 발휘하여 배가 터지게 먹고 나왔다.
"잘 먹었습니다. 맛있네요!"
"옛날 아키하바라가 아직 2차원의 성지가 아니던 시절에는, 흔히 점심을 먹는다고 하면 당연히 이쪽으로 왔었죠. 제 친구 한명은 이 라면집의 모든 좌석에 다 앉아봤다고 하더군요. 저는 아직 2~3군데 앉아보지 못한 자리가 있는 것 같지만요."
도쿄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이 군은 본토 오타쿠답게 좋은 설명을 계속 첨가해 주셨다.
그래서, 아키하바라.
* 2010 한여름 페스타 8일차, 9월 1일 수요일 오후 12시 30분
도쿄 아키하바라 중앙거리
2010년의 아키하바라 거리.
이것으로 2006 초대 한여름 페스타에 이어 2007, 2008, 2009, 2010년까지 5년 연속으로 아키하바라 방문. 처음 아키하바라에 홍차 누님과 들렀을 때는, 설마하니 이렇게 매년마다 아키하바라에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동대에 합격하면 내년에도 필히 오리라.
"아사히씨, 저거 찍는 게 어떻습니까?"
"..미쿠 이따샤..." (찰칵~)
부탁받은 우미네코 사러 메론에 갔다. 휘휘 둘러봐도 잘 보이지 않는 우미네코. 온 김에 AB!의 유리와 천사의 백합동인지를 한 권 질렀다.
"아사히씨, 그리고보니 제 메론 포인트 여전히 8천 포인트 남아 있어요. 이번 기회에 쓰지 않으시렵니까? 필요한 게 있다면 말해보세요.
.....좋은 기회였는데 안타깝게도 포인트로 지를 수 있는 품목에 특별히 땡기는... 다시말해, 백합이 없어서(...) 그냥 다음에 기회 되면...^^ 이라는 것으로.
눈앞에서 이 군도 단숨에 5천엔어치를 지르시는 걸 보니 머엉(....)
아니 근데 문제는 정작 사려던 우미네코가 메론과 토라에서 싹다 매진사태. 으아니 이게 무슨 소리요 메론토라양반, 우미네코7이 매진이라니!?
...하면서 이거 나중에 센다이에 가서라도 사와야 하나..? 하고 갸웃하는데 이 군이 까닥까닥.
따라가 보니 듣도보도 못한 가게(나중에 알고보니 멧세산오)로 슥 들어가서 우미네코를 건네준다.
이번 나츠코미의 우미네코 신간이다. EP.7이로군. 이미 허락을 받아 두었으니 집에 가서 홀리벨에 깔고 플레이해야겠다. 2세대 홀리벨은 넷북이라서 ODD가 없지만, 넷 연결해서 어떻게든 되겠지.
마침 손목시계줄이 너덜너덜하다가 끊어지길래, 요도바시 카메라에 가서 갈고... 근처 찻집에 들어가서 잡담스페셜.
갑자기 이 군이 물컵에 물을 담아와서 커피용 시럽과 레몬즙을 넣더니 슬슬 저어서 마신다.
"이게 생각보다 맛있어서 곤란해요. 고등학생땐 제일 작은거 싼거 시켜놓고 앉아서 이렇게 물만 리필해다가 몇 시간이고 죽치고 놀기도 했었죠."
뭐, 그거야 학생 때니까... 하고선 달리 할 얘기도 없어서, 일본여행 계획 이야기나 쭉 해드렸다.
이 군 : 아음.. 뭐랄까, 아사히씨.
유세현 : 네?
이 군 : 위에는 위가 있다는 것(上には上があること)을 몸소 가르쳐 주시는군요!
유세현 : ....혹시나 싶어서 묻지만, 아직도 제가 오탘후라고 잘못 알고 계신 건 아니겠지요?
느닷없이 3초 침묵.
이 군 : 자, 잘 못들었습니다!?
유세현 : 아니, 이번 기회에 다시 확실히 말씀드리지만, 전 오타쿠가 아니라고요!
이 군 : なあ~にをいまさら!
유세현 : ....
* 2010 한여름 페스타 8일차, 9월 1일 수요일 오후 4시
도쿄 아키하바라 중앙거리
이 군은 센다이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러 도쿄역으로 갔다. 다시 만나는 것은 9월 15일 저녁이 되겠군. 이 군은 'みんなが楽しみにして待ってますよ~'같은 부담스러운 말을 남기며 작별을 고했다. 으음, 도대체 뭘 기대하고 있다는 걸까. (긁적)
하여간, 이제 이 군을 보냈으니 본격적으로 쇼핑 타임에 들어가 볼까!
1년만에 온 아키하바라다. 결코 심상하게 지나갈 순 없지. (씨익) [?]
게이머즈로 들어가 여신님 신간을 질렀다. 지금까지 돈내고 구매하는 거의 유일한 만화 단행본. 토호쿠대학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여신님 단행본을 샀는데, 한국에 있는 1년새 겨우 2권 나왔나. 아니, 1년에 한 권이라도 좋습니다. 부디 죽을 때까지 내 주세요. 죽을 때까지 계속 살 테니까! [<-여신님 광팬]
그리고 나서 그 옆에 참을 수 없이 귀엽고 아리따우신 홋쨩에 홀려 어느 틈에 계산대에 서 있었다.
그 후 쭉 돌다가... 보니까, GDM이 보여서 이것도 내친김에 약 5천엔 때려박고 대차게 질러버렸다.
이번 제1~2시즌에서 꽤 영혼을 많이 함께 나눈 GDM.
이정도로 노래를 좋아하니까 돈을 퍼줘야 할 의무감도 느껴졌고.
카깃코는 아닌데 이렇게나 GDM을 좋아하는 걸로 봐선, 아무래도 Key빠라기보단 GDM빠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계산대에 다 들고 가서,
[게이머즈] 호리에 유이 에세이책 ¥2,000
[게이머즈] 여신님 단행본 2권 ¥1,020
[게이머즈] 걸데모 Keep the Angel Beats! ¥4,699
점원 : 이상으로 총 7,719엔이 되겠습니다!
유세현 : 여기, 만엔.
점원 : 샤샤샥 챡챡~ 이상으로 포인트 적립 및 포인트 카드와, 잔돈이 되겠습니다. 여기 받으시죠.
유세현 : 감사합니.........
다. 어라, 봉지가.....?
공주님이 9월 8일로 신앨범 하나 내신다고 해서, 한창 광고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게마즈에서 예약하면 특전으로 유카링의 B2사이즈 브로마이드를 비롯하여 PV DVD 증정! 하고 말해놓고 가격은 3,600엔. 곡내역 보아하니 이번 아니서머에서 거의 부른 곡들이라서 이것도 살까.... 생각만 했다. 그리고 나중에 진짜로 사게 된다.
아키하바라에서 공짜로 건진 찌라시, 제4회 Girls Love Festival. 즉, 일본 백합제로군. 날짜를 보니 9월 20일이다. 귀국날이구나. 비행기는 저녁이니까, 갈 수 있을 듯하다. 안 그래도 일본기독교단 청년들과의 온천행이 취소되어 월요일 일정이 비었는데 마침 잘 됐다.
이렇게 아키하바라 방문을 마쳤다. 양손에 묵직하게 느껴지는 각종 단행본과 홋쨩의 에세이와 GDM의 악보 등. 뿌듯하군. 이런 지름도 거의 1년만이구나. 작년에 토호쿠에서 귀국한 후 동대입시에 목숨을 거느라고 모든 면에서 제3영역권은 악착같이 절제를 해야만 했었으니까. 이걸로 내 마음도 조금 풀어질 수 있을는지..
2010 한여름 페스타「청춘18프로젝트~일본편」 (2010.08.25~09.20.)
오가사와라 제도 아침 해의 산 (2003-2010) ⓒ 正義の魔法使い 水海 唯Se-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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