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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 한여름 페스타 18일차, JR패스 개통 9일째, 9월 11일 토요일 오전 6시 30분
홋카이도 삿포로 (北海道 札幌)
"음, 이곳이 삿포로라고 하는 동네로군."
하마나스에서 내려 비척비척 삿포로 역전으로 나와 기념 사진을 때려박았다. 처음으로 밟아 보는 일본의 북단 홋카이도의 땅이다. "백합인을 환영하라 삿포로여-!!"라고 여느때처럼 기운 넘치게 외쳐주고 싶은 심정이지만 너무 피곤해서 맛갈 지경이다. 머리가 둔하고 띵해서 죽을 맛이군. 이 무거운 짐부터 맡기러 가자. 어디로? 숙박지로.
지금껏 숙박은 재주껏 해결했지만, 홋카이도에서는 풀타임 호텔 및 유스호스텔의 신세를 졌다. 이곳에도 아는 목사님이 시무하고 계셨지만, 마침 홋카이도에 올라올 때는 히로시마에 출장중이셨다. 마음은 착하고 좋은 목사님이지만 겨우 인사를 몇 번 나누었을 뿐이지, 숙박까지 의뢰할 정도의 막역한 사이도 아니라서... 같은 속으로 변명을 대어 가며 유스호스텔을 예약했다. 예약은 인터넷으로 아주 쉽게 할 수 있다. 1박에 3,200엔. 인터넷은 무선으로 로비에서만 지원된다.
새로 지어진 건물이라 시설이 깨끗하다고 칭찬이 자자한 삿포로 국제 유스호스텔. 무거운 짐을 맡기고, 체크인 시간까지는 여느 때처럼 밖에서 놀자. 마침 직원이 운을 띄워준다.
"필요하시다면 지금 목욕도 하실 수 있어요."
"감사^^"
아침 7시에 목욕하는 사람은 나뿐인지라, 목욕탕 사진도 찍어보았다. 이틀 전 도고온천에 들어갔다 나온 뒤로 밤기차를 2박 연속으로 타느라 제대로 씻지도 못했던 터라 제법 도움이 되었다.
어허~라, 역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어 줘야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 든다니까.
....
이런, 깜박 잠들었네. 몸을 닦고 밖으로 나와 홋카이도 첫 번째 목적지로 향했다. 홋카이도 대학.
* 2010 한여름 페스타 18일차, JR패스 개통 9일째, 9월 11일 토요일 오전 10시
홋카이도 대학 (北海道大学)
구 7대 제국출신 명문대의 하나, 홋카이도의 명문대학. 클라크 박사와 포플러 나무와 농학부로 유명한 이 곳. 도쿄대를 '동대(東大)'라고 표현하듯, 홋카이도대학을 '북대(北大)'라고 표현한다나. 홋카이도라는 한자에는 '북'이란 한자는 들어 있지 않으니 약칭이라긴 좀 기묘하다. 7대 국립대 중 가장 북쪽에 있어서 그런가벼?
홋카이도 대학은 미우라 아야코 선생의 「빙점」의 주인공들의 주요 출신교이기도 하다. 케이조, 무라이, 토오루는 모두 홋카이도 의대 출신이고, 오다기리는 화학과였으며, 요코는 여기서 문학을 전공했다. 고로 이곳에 온 이유는 빙점의 성지여행이랄 수 있겠다.
정문으로 들어서자 왼편에 작은 찻집이 하나 있기에 허브티를 한 잔 시키고 야외에 앉아 마셨다. 아무리 갈고 닦은 체력이라 하더라도 한계는 있는 법이구나. 오늘은 좀 일찍 들어가서 푹 자야겠다... 하고 생각하며 향기로운 차를 조금씩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녹림이 우거진 홋카이도 대학 안. 숲 속에서 차를 마시는 기분이군. 삼림의 고을(杜の都)이라는 별칭을 가진 센다이의 토호쿠대학 캠퍼스는 덜 아름답다. 홋카이도 대학의 반만 좀 닮아봐라!
차를 다 마시고 캠퍼스 탐방을 나서자 아름다운 캠퍼스 전경이 드러난다. 녹림과 한가운데 개울 사이로 삼림 우거진 캠퍼스... 멋지다.
요코는 이곳에서 흔히 독서를 즐겼다고 한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이군.
홋카이도대학의 상징이랄 수 있는 후루카와 강당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어, 외부 사진만 찍었다.
홋카이도 대학의 초대 총장, 저 유명한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라는 폭풍간지의 대사로 유명한 클라크 박사 상.
...사실 이 동상은 좀 볼품이 없고, 클라크 박사상이라면 역시 양치는 언덕의 것이 유명하다.
요코가 다녔던 홋카이도 대학 문학부. 고교 졸업시점에서 나츠에의 심술궂은 졸업사 바꿔치기를 즉석 애드립으로 발라버린 요코답다. 홋카이도의 최고명문대에 들어온 요코는 문학전공, 뒤이어 사생 클럽에도 가입한다. 그 클럽의 이름하여 흑백합회. (...)
포플러 나무길. 포플러는 라틴어 populus에서 유래한 것이며, 일본어로는 ポプラ라고 적는다. 2차원 문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WORKING!!의 단신 히로인 '포푸라쨩'을 상상하는 것이 편하다. 물론 그 포푸라가 이 포플러 맞다. 애시당초 포푸라의 이름 자체가 '포플러 나무처럼 잘 자라다오'라는 의미를 가지고 부모님이 붙인 이름이라고 하니...
중간에 들른 홋카이도 대학의 구내식당. 카레와 더불어 우유. 홋카이도에 오면 무조건 먹어봐야 하는 3대 식품이 있다. 라면, 유제품, 그리고 맥주. 술은 못 마시므로 라면과 유제품이라도 너끈하게 먹어보도록 하지. 확실히 맛은 좋다.
이렇게 홋카이도 대학을 한 바퀴 돌았다. 저어 멀리 보이는 홋카이도 의과대학을 마지막으로. 애니나 미소녀게임이 아닌 소설의 무대를 성지여행한 것은 상당히 효과가 있다. 소설 속에서 글로만 묘사된 부분을 직접 바라보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배경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므로...
시계를 보자 12시가 다 되어 간다. 기일~게 기지개를 쭉 펴고, 삿포로역으로 가서 이번엔 JR 학원도시선을 탔다. 목표는 백합의 언덕, 유리가오카.
Festa.11 청춘18프로젝트~일본편 (2010.08.25~09.20.)
오가사와라 제도 아침 해의 산 (2003-2010) ⓒ 正義の魔法使い, 水海 唯Se-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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