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항목 : 오가사와라 제도 백합의 하츠네섬 종합관광안내지도 - 대여행기록 - 2010대여행
도고온천은 시코쿠 에히메현 마츠야마시에 위치한 일본 최고(古)의 온천이다. 즉, 가장 오래 된 온천. 그 역사는 무려 3천년에 달한다. 일본문학에 관심 좀 있는 분이라면 나츠메 소세키의 「도련님(봇쨩)」의 무대가 도고온천이라는 것을 알고 계실 듯. 실제 도고온천에서는 도련님이 살았던 방, 썼던 물품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도련님 삼색경단'도 공식적으로 팔고 있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도 이 온천이 무대가 되었지만, 워낙 급하게 들렀다 가느라 못 봤다.
* 2010 한여름 페스타 16일차, JR패스 개통 7일째, 9월 9일 목요일 오후 3시
특급 시오카제(しおかぜ) : 이마바리 14:44 → 15:20 마츠야마 (松山)
특급 시오카제(しおかぜ)의 차창 밖으로 풍경이 쭈욱 지나간다. 어제부터 방금 전까지 110km를 달리느라 완전히 초죽음으로 피곤한 다리를 쭉 뻗고. 양말마저 벗어제낀 채.
[행실이 안좋아!!]
아니에요, 원래 운동화를 신고 하루종일 오래 걷거나 운동하거나 할 때는 1분을 쉴 때라도 양말을 벗고 쉬어야 합니다. 그래야 무좀이나 물집을 예방할 수 있어요.
이마바리에서 마츠야마로 출발하는 시오카제의 발차시간이 2시 44분인데 단 10분 전에 아슬아슬하게 이마바리 역에 도착했다. 허이고야, 다리 땡겨서 죽겠다. 지정된 장소로 가자 앉아서 멍때리고 있던 아저씨가 자전거를 받으러 나왔다.
"어디가 제일 괜찮았나요?"
"역시 오미섬일까요. 중간에 거기서 1박 숙박했습니다, 오미섬에서."
"음, 그거 좋군요. 단지 하루만에 온다면 계~속 달리기만 할 뿐이라.. 하룻밤 자고 가면 경치를 충분히 즐길 수 있었을 거예요."
친절한 아저씨에게, 어제 아침에 자전거 빌릴 때 받았던 자전거 보증서 등을 돌려드린 다음, 인사를 드리고 허겁지겁 표를 끊으러 내달렸다. 시간이 부족해서 천천히 이야기 나누지도 못하고 휘리릭 달려나온 것이 미안하더라.
하여간 이마바리 역으로 튀어들어가, 가방 속에서 고이 잠자고 있던 마법의 철도권, JR패스를 번쩍 쳐들었다. 다시 신세를 질 때가 왔다, JR패스!! 하고 속으로 외치며 녹색창구에서 지정석권을 발급. 당연히 차창 밖으로 바다가 보이는 오른쪽 좌석. 이 모든 과정이 단 10분 내로 끝났다. 생각보단 아슬아슬한 느낌이다. 오미섬에서 이마바리까지 거리가 상상 이상으로 만만치 않았던 것이 원인.
시코쿠 위쪽을 왔다리 갔다리하는 특급 시오카제.
지금 향하고 있는 곳은 마츠야마라는 동네로, 이곳에는 온천으로 유명한 천하의 일본에서조차 가장 오래 된, 무려 3천년의 역사를 가진 일본 최고(最古)의 온천.. '도고온천(道後温泉)'이 있는 곳이다. 극장판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무대가 된 곳이기도.
....
하루종일 자전거 타느라 수고했으니 온천욕 한번 쌔끈하게 땡겨 줘야 안되겠나?
지금에서야 하는 말이지만, 도고온천행 노면전철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노면전철을 잘못 탔었다. 재빨리 기관사에게 물어본 것이 다행. 내릴 때 돈을 내려 하자 '괜찮습니다'하고 양해해 준 젊은 기관사에게 감사한다.
* 2010 한여름 페스타 16일차, JR패스 개통 7일째, 9월 9일 목요일 오후 4시 5분
시코쿠 마츠야마시 도고온천(道後温泉)
Welcome to 도고온천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이곳 도고온천은 일본에서도 3천년의 역사를 가진 가장 오래 된 온천이다. 나츠메 소세키의 소설 '도련님(봇쨩)'의 로케지이기도 하며, 지브리 스튜디오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무대.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천황을 비롯하여 일본의 수많은 유명인들이 자주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도고온천은 즐길 수 있는 온천의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선택한 것은 '신탕'. 목욕 후 유카타 대여 + 과자와 차 서비스가 곁들여져 있다. 가격은 어른 800엔. 시간이 늦어 저녁 해가 뉘엇뉘엇 저물어가다 보니 사진이 심하게 흔들렸다. (..)
신탕이 위치한 2층으로 올라가자 센...(?) 이 아니고, 온천장의 여종업원이 유카타와 과자, 차 등을 가져다 주었다. 간단히 설명을 듣는둥 마는둥, 유카타와 귀중품을 들고 1층의 탕이 있는 곳으로 내려갔다. 하루종일 자전거 타느라 땀에 쩔고도 쩔은 옷을 다 벗어던져넣고 어제 오미섬에서 빨아다 말린 새 속옷과 겉옷을 꺼내놓고 온천탕으로.
음, 겉보기엔 뭐.. 별 볼일 없는 대중탕 같은 느낌이군... 하고 생각하며 몸을 씻고 탕 속에 들어갔다. 어~허라, 따뜻~하다. 상상보단 유명세보단 별 볼일 없지만 그래도 온천은 온천이니까...
라고 생각했는데, 10분도 지나지 않아서 놀랐다. 일본에 입국하여 강행군을 지속한데다 시마나미 해도를 자전거로 주파하느라 심하게 상한 피부가 어느 틈에 뽀독뽀독 매끈매끈한 피부로 변신. 과연 일본 최고의 온천이라는 별칭은 그냥 폼으로 주어진게 아니었구나. 감탄하며 부지런히 온천물을 얼굴에 끼얹고 바르고를 반복하다가 냉수로 샤워하고 탕을 나섰다.
한여름에 뜨거운 탕에 들어갔을 때는 나올 때 냉수욕. 안하면 땀이 콸~콸~ 흘러서 도로아미타불이 되어버린다.
자, 그런고로 어디 시식을...
강렬하고도 뜨거운 햇살에서 뒷목을 지켜 준 AB! 천사의 스카프. 무표정하지만 그것이 매력 포인트.
오른쪽의 과자와 차가 신탕에서 주어지는 센베이와 녹차인 셈이다.
이런 식으로...
...헌데 이것만 낼름 먹고 치우려니 뭔가 심하게 아쉬워서 카운터에 가서 도련님경단과 커피우유를 주문했다.
경단은 뭐 그냥 경단이고.
커피우유는 온천욕 할 때 반드시 한 잔 마셔주는 품목이다. 캬하~! 이 한잔에 인생을 살아가는 의미가!!
[...더더욱 아저씨가 되어버렸군요;;] うるさ~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일본의 원작 제목은 카미카쿠시(神隠し)라고 한다. 2002년에 개봉되어 고향에서도 상영되었다. 고3때였지. 스트레스 해소할 겸으로 3천원 주고 보고 나왔다. 그 시대엔 참 드물게도(..) 정품으로 극장에서 제대로 감상한 몇 안 되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떠올리면 고3 시절이 떠오른다. 가장 박 터지게 공부한 시기. 그야 2010년 전반기에는 대학원 입시 공부로 꽤나 정신없었지만, 그 시절만 할라고.
여전히 유카타를 입은 채로 오른손에 녹차를 들고 왼손에 든 부채로 팔랑팔랑~ 얼굴에 바람을 부치며 넉넉한 표정을 짓는다. 무지막지한 운동 뒤에는 역시 온천욕이 제격이다. 가늘게 눈을 떴다가 감았다가, 실로 평안하도다. 지금은 그저 세상이 돌아가든 내 알바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멍~하니 있자니 전철 출발 시간이 다가온다. 새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도고온천을 나섰다. 떠나기 전에 '도고온천'이라는 글자가 적힌 오미야게를 샀다. 이 오미야게는 일본 도쿄의 교회에 가져다 드릴 것이다.
잘 있거라, 도고온천. 덕택에 즐거운 온천욕을 즐겼다. 다시 올 날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이것으로 일단 작별.
제3시즌의 마지막 일정인 타카마츠로 향했다. 사누키 우동맛을 보러.
Festa.11 청춘18프로젝트~일본편 (2010.08.25~09.20.)
오가사와라 제도 아침 해의 산 (2003-2010) ⓒ 正義の魔法使い, 水海 唯Se-h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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